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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중] 로토루아연가-이운순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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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0-03-10 09:15

진행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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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

 

출장이나 업무반경이 크지 않은 남편은 아무 때고 들어와 을 찾는 사람이다. 진수성찬도 아니건만 늘 집밥을 고집한다. 맵고 짠 음식을 싫어하니 자극적인 매식 문화를 기피하는 것이리라. 며칠 전 남편은 을 찾는 대신 불편한 기색을 띠고 들어왔다. 뭔가 마뜩은 표정이 역력한데 말을 붙이려다가 행여 불똥이 튈까 묻기를 미룬다. 기색이 편안할 때 물어보리라 싶었는데 남편이 먼저 입이 뗀다.

 

남편이 맥 빠져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딱히 출장일도 없었는지 집 주변 정리를 하고 자재 주문도 하고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는데, 중학생 남자아이가 쭈뼛쭈뼛 다가와 집에 갈 차비가 없다며 손을 내밀더란다. 근 학교 복이 분명하고 자식 키워본 사람이니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어 꼭 집에 가야 한.’ 두 번 세 번 이르고 천 원짜리 몇 장을 쥐어 주었다는 얘기다. 아무리 일밖에 모르는 남편이지만 어찌 세상 돌아가는 일을 모를까. 분명 아침에 학교 간다고 나온 기색 같지 않았지만 집에 갈 차비라는 말에 다른 생각 할 겨를이 없더란다. 몇 번 당부하고도 꺼림해 하는 남편은 깜찍한 아이 연기에 자신이 넘어간 것 같다는 불쾌감을 내비친다. 딱히 아닐 거라는 위로도 하지 못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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