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이상범 디카시 전집 / 이상범 > 출간 작업 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객센터
상담시간 : 오전 09:00 ~ 오후: 05:3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02.2612-5552
FAX:02.2688.5568

b3fd9ab59d168c7d4b7f2025f8741ecc_1583541392_2228.jpg
 



[편집중] 이상범 디카시 전집 / 이상범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466회 작성일 21-06-18 13:38

진행상태

진행상태

본문

영원한 첫사랑의 무늬 후일담도 듣고 싶다.

 

이상범 선생님의 주옥같은, 많은 시조 가운데 특별히 정감이 가는 시조는 <맨 처음 꽃>이다. 선생님께서 특별히 나를 위해 골라주신 이유도 있지만, 이 시화를 보고 있으면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는 것 같아 참 좋다. 그리고 맑고 깨끗한 느낌이 머리를 상쾌하게 해 준다.

<맨 처음 꽃>은 두 수로 이루어진 연시조이다. 첫째 수에서는 첫 만남의 감격을 노래하고 있다. 이 연시조에서 시적 주체는 꽃이다. 선생님의 시조에는 꽃이 많이 등장한다. 이상범 선생님의 시조를 꽃과 더불어 숨쉬는 언어의 심미적 풍경”(유성호)이라 할 정도로 꽃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맨 처음 꽃> 역시 다른 시조와 마찬가지로 꽃 속에 우주의 섭리가 숨 쉬고”(이상범 시인의 말)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꽃은 사람으로 대체되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친구가 되면 그다음 우주의 섭리대로 우정이 싹트게 된다.

둘째 수 초ㆍ중장에서는 맨 처음 꽃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맨 처음 꽃의 모습은 둘째 수 초장 전구에서 갓 태어난 아기 손짓처럼 순수하다고 묘사한 다음 후구에서는 솜털 보송한 빛이라고 하여 전구에서 인간의 모습이던 것이 후구에서는 다시 꽃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전구나 후구나 맨 처음 꽃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갓 태어난 아기와 갓 피어난 꽃이 가지는 이미지인 여리고 순수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둘째 수 종장에서는 시적 화자의 관점이 바뀐다. 지금까지 1인칭 주인공시점이던 것이 둘째 수 종장에서는 시적 화자와 시적 대상 간의 관계에서 슬쩍 빠져 3인칭 관찰자시점이 된다. 이러한 시점 변화로 인해 주관적인 관계에서 객관적인 관계로 변화한다.

시조 <맨 처음 꽃>의 내용은 만남의 감격으로 시작하여 영원한 첫사랑의 무늬 후일담도 듣고 싶다.’라는 바람으로 끝이 난다. 끝부분에서 드러난 바람에서는 만남의 끝이 헤어짐이 아니라 영원히 만남으로 이어지고 싶다는 시인의 바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인연이란 참으로 소중하다.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선연(善緣)이 될 수도 있고 악연(惡緣)이 될 수도 있다. 선연을 맺기 위해서는 참으로 늘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깨어있음은 인연을 향한 마음의 안테나를 계속 작동시키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세상에서 오래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마종기, <우화의 강>)라고 했듯이 선연을 맺는 것은 죽고 사는 일보다 더 무거운(중요한) 일임을 알 수 있다. 이상범의 <맨 처음 꽃>의 말미에서 영원한 첫사랑의 무늬 후일담도 듣고 싶다.’라고 한 것도 선연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선생님께서 나에게 <맨 처음 꽃>을 주실 때도 선연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