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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중] 산너머 강촌 /김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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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695회 작성일 21-06-18 14:01

진행상태

진행상태

본문

저 멀리 강물이 흘러오는 동남쪽 진보에서 갑자기 시커먼 망토를 두른 거대한 먹구름 한 무리가 나타났다. 그 무시무시한 무리는 무슨 슬픈 사연이 있는지, 눈물의 장대비를 좍좍 뿌리며 어둠을 싣고 마을 앞 강 쪽으로 밀려오고 있었다. 먹구름은 시커먼 아가리를 열어 하늘을 삼키고 사납게 휘몰아치는 바람을 앞세우고 다가오고 있었다.

먹구름의 무리는 서로 겹겹이 엉켜 두터운 층을 형성하고, 꿈틀거리고 뒤척이면서 자신의 모습을 수시로 변화시키는 흉악스러운 괴물처럼 음산하기 그지없다. 허기진 들짐승의 무리가 피 냄새를 맡고 먹잇감 쪽으로 서서히 다가오듯이 그렇게 마을 쪽으로 가까이 오고 있었다.

 

이윽고 번개가 이리저리 기괴한 불줄기를 뻗치며 격렬한 기세로 지상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그 순간 하늘이 여러 방향으로 자란 나뭇가지처럼 무질서하게 쪼개지며 그 갈라진 틈새로 은빛 푸른 불꽃이 튀었다. 잇따라 천둥이 치면서 우렛소리가 땅을 울렸다. 마치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가파른 계곡의 암벽을 때리며 굴러내리는 웅장한 소리 같기도 하다.

우르르 꽝. 우르릉 쾅쾅. 우르르릉 콰강쾅.”

 

와장창하면서 천장이 뚫리고 유리가 깨지듯 하늘이 금방 무너질 것 같다. 천둥소리에 놀란 솔개는 날개를 떨며 검은 구름 밑에서 한 번 원을 그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놀란 뜸부기는 울어대며 달아나고 있었다. 동남쪽 하늘은 무섭게 어두워지고 그 아래 대지는 숨을 죽인 채, 조용해졌다.

천둥에 얻어맞고 번개에 놀란 검은 구름은 땅 아래를 굽어보며 물먹은 하마가 물을 토해내듯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장대비를 계속 토해냈다.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물이 쏟아진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먹구름에서 튀어나온 맹렬한 장대비는 대지를 후려치며 신호를 보냈다.

모두 다 삼켜버릴 거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뭉게뭉게 핀 흰 구름 몇 송이가 하늘 들판을 유유히 산책하고 있었다. 구름은 마치 하늘 바다에서 항해하는 하얀 돛단배처럼 가벼운 바람에 기대어 북쪽으로 여행이나 하는 듯했다. 대기는 덥고 습한 한여름 날씨지만 하늘은 더없이 맑고 푸르렀다. 머리 위에 가까운 하늘은 쪽빛 지중해보다 파란 사파이어처럼 맑고 투명해 눈이 시리도록 파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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