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바다로 가는 길목에서(아리수 강가에서 8) > 전체신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객센터
상담시간 : 오전 09:00 ~ 오후: 05:3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02.2612-5552
FAX:02.2688.5568

b3fd9ab59d168c7d4b7f2025f8741ecc_1583542148_9783.jpg 


작성일 : 2020-02-18 11:01
  • 바다로 가는 길목에서(아리수 강가에서 8)
  • 수필사랑양평
  • 수필사랑양평 동인집
  • 2013년 11월 25일
  • 신국판
  • 2
  • 12,000원

본문

더 넓은 바다로 가는 길목

바람이 제법 서늘해졌습니다.
가을을 밀어내는 바람의 소리에 옷깃을 여밉니다.
아득히 먼 능선 위로 구름을 희롱하듯 흰 꼬리를 매달고 비행기 한대가 날아갑니다. 어디를 향해 날아가는 것일까요, 그 끝에 무엇이 있을까요. 그저 바라볼 뿐 아무것도 알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걷는 문학의 길 또한 아득하고 멀어도 멈출 수는 없는 것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철새들처럼 그렇게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나는 문인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이 자리를 함께하는 회원 한 분, 한 분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 소중한 분들과 더불어 또다시 한 해를 마무리 하며 우리의 역사를 엮었습니다. 우리가 엮은 이 한 권의 책이 ‘수필사랑양평’이라는 강줄기를 거슬러 더 크고 더 넓은 바다로 나가는 초석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더 단단해져야 하고 더 쓰다듬어야 하겠지만 부족하고 미진한 것은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이 있다고 믿기에 부끄럼 없이 세상을 향해 펼칩니다. 이 한 권의 책이 우리를 따르는 후대 양평 수필가들에게 미진하나마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계속 서로 격려하며 이끌고 밀어주면서 더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날아봅시다. 지난 일 년간 수고한 모든 분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또 한 늘 관심과 격려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조용자 선생님, 김종숙 선생님 감사합니다.
나눔 중에 제일 큰 나눔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수필사랑양평’을 위해 헌신 봉사해준 박말숙 총무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수필사랑양평 회장 김언홍

목차

펴내는 글 _ 더 넓은 바다로 가는 길목 - 김언홍•04
김종숙 - 윈터 블루스 외 2편•10
윤난순 - 더덕 꽃 향기 외 1편•21
조용자 - 저승사자 외 1편•32
김언홍 - 거짓말 외 1편•42
김융기 - 뉴욕 에피소드 외 1편•54
윤상근 - 이 가을에 외 1편•69
윤만영 - 함박눈 내리는 날 외 1편•80
정유순 - 어머니의 능력 외 1편•91
김극준 - 태평성대를 사는 나외 1편•102
박말숙 - 쪽빛 사랑 외 1편•118
박영희 - 장군과 장닭 외 1편•128
방인자 - 남편을 경찰에 신고함 외 1편•138
안광원 - 로 또 외 1편•147
염혜순 - 햇빛 속에서 외 1편•158
이석용 - 봄이 가는 풍경 외 1편•168
이순자 - 대니 보이(Danny boy) 외 1편•179

수필사랑양평]

2005년 탄생한‘수필사랑양평’은, 아름다운 ‘두물머리 아리수 강변’ 양평에 거주하는 수필가들의 수필 동인 단체이다. 현재 2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장은 김언홍 수필가이다.
이들 작품집 ‘아리수 강가에서’는 이번까지 여덟 권째 발간으로써, 해를 거듭할수록 탄탄한 문학 도량으로 발돋움 하는 중이다.
동인‘수필사랑양평’은 그 이름에서도 읽히듯이 ‘수필’과 ‘양평’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하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치열한 작품 합평을 거치면서, 맑고 고요하고 깊은 아리수의 성정 같은 수필 역량을 키워 간다. 또한 양평문인협회와 문학적인 공조를 통해 양평에서 문학을 지향하는 후진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리수 강가에서 부제들

1집; <수필사랑동인지 창간에 부쳐>
2집; <바람의 방향을 묻다>
3집; <그대와 함께 혹은 나 홀로>
4집;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5집; <더불어 걷는 기쁨으로>

그래도 이리저리 살펴가며 친절하게 전화 문의도 하고 조회를 해보더니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그 수표에 대한 설명을 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려는 생각은 뒤로 미루고 그럼 이건 휴지 조각이나 같으냐고 반문하니 뒷자리에 앉아있던 상사 직원이 나와 덧붙여 하는 말인즉, 그 수표는 이미 소멸 시효가 지나 현금화하는 일에 확신을 할 수 없단다. 그래도 해당 금액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몇 가지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하고는 내 통장에 입금이 될지도 모르니 일주일 후에 찍어보란다.
그 수표가 긴 잠에서 깨어나 살아나기를 바라며 일주일을 기다리는 동안 슬그머니 남편의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중요한 돈이었을까?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얼마나 애타게 찾았을까, 아니면 숨겨놓은 사실조차 잊고 있었을까. 하필 그 봉투를 목민심서에 넣어 둔 걸 보면 어디에 두었는지 쉽게 기억하려는 의도가 있었으리라. 한편으로는 뒤늦게나마 그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반면 이실직고했다가는 만원 한 장 얻기도 힘들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며칠간 내 가방 속에 옮겨둔 그 봉투를 그가 발견할까봐 불안하기도 하였다.
_김종숙 ‘긴 잠에서 깨어나’ 중에서


*놋숟가락이 닳고 닳아 반달 같은 모양을 한 우리 집 숟가락. 얼마나 많은 세월 감자를 긁어 깠으면 저리 되었을까. 우리 집 뿐만 아니라 친구네 집에도 있었다. 어릴 적에는 몰랐다. 그것이 가난의 상처이고 상징이었다는 것을.
나도 그 숟가락으로 감자를 긁어 깠으니까 잊을 수가 없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모님은 들에 나가시고 안계셨지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잘 훈련된 아이가 되어 감자를 바가지에 담아 자배기에 담고 물을 부어놓고 다른 그릇엔 물만 담아 나란히 놓고 반달 숟가락으로 감자를 긁어 까기 시작했다. 껍질을 벗긴 감자는 물만 담긴 그릇에 넣었다. 하얗게 벗긴 감자를 물속에 넣는 것은 산화작용을 막아 색이 변하지 않게 한다는 것을 체험으로 깨달았다. 껍질을 벗은 감자가 하나, 둘 모아지고 일이 끝나면 대충 치우고 줄행랑을 쳤다. 어머니가 돌아오시면 어떤 임무가 주어지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동생들 넷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막내는 업고 나머지 셋을 데리고 놀다 배고파 우는 막내 젖 먹이러 들에 가야하는 고된 일이었다.
그래서 철없는 형이고 오빠인 나는 호된 꾸지람을 각오하고 줄행랑을 치는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어쩔 수없는 아이에 불과했으니 어쩌랴.
_윤만영 ‘반달 숟가락’ 중에서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