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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8 11:39
  • 마이너리그에도 커피 향은 흐른다
  • 김영배
  • 수필집
  • 2014년 02월 15일
  • 신국판
  • 979-11-5634-011-9
  • 12,000원

본문

prologue

내 삶의 울타리

지천명을 지나는 내 인생을 반추해 본다.
어려서는 내성적인 성격에 남 앞에 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했다. 타의에 의해 내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에도 어서 역할이 끝나면 다시금 뒷자리로 돌아오려고 애썼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어려서도 새 옷을 사거나 새 구두를 사면 즉시 입거나 신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몇 번 입거나 신어서 낡았다 싶으면 그때서야 꺼내어 착용을 하였다. 검정색 양복과 하늘색 와이셔츠, 그리고 군청색 셔츠만을 좋아할 정도로 남에게 띄지 않는 색상을 선호했다.
사춘기를 지나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에도 나는 항시 주연보다는 조연을 원했고 가능하다면 관객으로만 살고 싶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남과의 경쟁에서 승리자가 되기보다는 심판이 되기를 바랐다. 이렇듯 가능하면 철저히 내 모습을 드러냄이 없이 조용히 살고 싶었다. 그렇다고 아웃사이더로 살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슈의 언저리에서 마이너리거로 살아왔을 뿐이다. 내 자신 스스로 겸손을 내세워 마이너리거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 능력과 성격 그리고 가족과의 라이프스타일이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앞으로 내 삶의 목적은 트렌드의 정점에서 언제나 빛나는 보석이 되기보다는 잊히고 지나간 가치들이라도 다시금 껴안아 보려는 빈티지(Vintage)적인 삶을 추구하고 싶다. 그리고 예술적 감성을 키워가고 싶다.
오케스트라에서 어느 음이 무한정 올라가면 트럼펫이 그 음을 자연스럽게 당겨주고, 반대로 첼로는 어느 음 이하가 되지 않도록 음을 지켜 준다고 한다. 인적 네트워크이라든가 지인관계가 그리 폭넓지 않았던 내 삶의 울타리를 지켜준 트럼펫과 첼로는 문학이었다.
지천명에 이르는 동안 흔히 말하는 보릿고개도 안 넘었고 전쟁이나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산전수전도 겪지 않았지만 나또한 희로애락의 삶과 질곡 된 내 청춘의 시절을 거치면서 문학이라는 멘토를 얻었다.
등단 후 10년 정도 좀 더 문학적 내공을 갖추고서 첫 수필집을 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개인 회사를 창업하고부터 문학 수업은 자동 중지되었다. 그러나 문학의 열정은 시들지 않았고 마음속으로나마 미완의 열정으로 남아 있었다. 이제 미완의 열정을 다시금 열어보고
싶다.
내가 쓰는 수필은 생활 속의 이야기를 일기 쓰듯이 전하는 산문이라는 범위로 문학의 거대한 존엄을 조금이라도 털어내면서 첫 수필집 출간에 용기를 내었다. 수필집 출간에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prologue _ 내 삶의 울타리·5

축하 글 _ 아름다운 백작 / 이기순·7

작가를 말하다 _ 새 봄이 오면 / 김진시·9


제1부 마이너리그에도 커피 향은 흐른다

낙엽처럼 쌓이는 그리움·18
마이너리그에도 커피향은 흐른다·25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30
버티고·36
왜 사느냐고 묻거든·40
나이팅게일의 향기·44
클레식 선율에 흐르는 아그네스의 추억·49
사자의 귀환·54
아, 한창기·58
내가 정말로 나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61


제2부 한 잔의 술을 음미하며

킁킁이와 킁동이·68
한 잔의 술을 음미하며·73
커피 향에 어리는 갈색 추억·77
돌고돌고돌고·82
바람과 구름 그리고 비가 되어·87
세월이 머무는 소쇄원을 거닐며·91
山의 침묵·95
자유 속의 권태·99
지후아타네호·103
춤추는 인생·107


제3부 빛바랜 추억 속으로

흐린 날에는 간다에 가고 싶다·113
유리코와의 인연·117
세라비·123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배려·128
영원한 보헤미안을 꿈꾸며·133
무소유와 노숙자·137
작사가를 꿈꾸며·141
봄날은 간다·147
찻집의 고독·151
페드라·155


제4부 따스한 가족의 그리움

아제베와 광주백작·161
달빛 속의 그 밀어·166
아내를 기다리며·170
남편을 팝니다·174
그대 목소리·180
내 가슴엔 비가 내리고·184
아버지의 반면교사·189
내 고향 남쪽 바다·194
사연이 있는 노래 三題·198
꿈 이야기·205


제5부 뒤 돌아보는 여유

SNS시대의 글쓰기·211
나의 장난기는 아무도 못 말려·215
명절증후군·220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223
섬진강 휴게소에 어리는 얼굴들·227
문학과 비즈니스 사이에서·232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이에게·235
넥타이와 정장·239
나의 수필 등단기·243
못 지킨 약속·247
epilogue·252

.

이제는 마이너리거의 삶도 진정으로 사랑할 때

저자가 수필집 이름을 뽑아주었을 때 눈물이 징 솟으려 하였다. 평생 마이너리거로 살아왔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마이너리거로 살아갈지 모를 나에게, 이 제목이 주는 깊고 은근한 위안 때문이었다.
한때 신분상승의 메이저리거를 꿈꾸며 십년 넘게 ‘고시 낭인’으로 방황하였던 나는, 빈자소인(貧者小人)의 삶이 지금껏 을씨년스러웠지만 ‘마이너리그에도 커피향이 흐른다’는 친구의 말에 참회 하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음악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고, 맥주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이번 수필집을 통해 또 한 수 배운다. 마이너리거 삶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 메이저리그로 뛰어오를 구름판이 주어진다는 것을.
_해드림출판사 대표 이승훈



*분분한 커피 향이 고된 영혼을 어루만진다.
가끔이지만, 나는 고급풍의 커피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리곤 한다. 진부한 일상을 뒤로 한 채 커피 향 깊숙이 머무르는 시간, 그 짧은 시간일지라도 이드거니한 여유가 아닐 수 없다. 누구나 누릴 커피 한 잔의 여유조차 이처럼 새뜻한 행복으로 받아들이게 된 까닭은 지향하게 된 삶의 목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종종 다니던 이발관에는 꼭 눈에 띄는 액자 하나가 있었다. 그 가로형 유리 액자 속에는 롱펠로우의 '인생찬가'라는 시(詩) 일부가 적혀 있었는데, 그 시구(詩句)는 유년의 꿈을 인도하는 디딤돌 같은 존재였다. 참으로 지루한 이발 시간이었다. 예쁘게 깎아 줄 테니 움직이지 말라는 이발사 아저씨의 주문은 엄한 경고와 같아서 호흡조차도 조심스러운 부동자세로 내내 고역을 치렀다.
특히 추운 겨울 날, ‘바리캉’ 날의 차끈한 기운이 뒷덜미로 전해질 때면 주삿바늘이 살갗에 꽂히려는 순간만큼 진저리 치도록 싫었다. 거기다가 툭하면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집혔으니, 그래도 눈물만 찔끔거릴 뿐 부동자세는 흩트릴 수가 없었다. 이런 고통이 느껴지는 와중에서도 언제나‘ 인생예찬’의 액자는 내 시야로 들어왔다. 잠이 안 오는 밤이면 애써 숫자 세기를 반복하였듯이, 어서 이발이 끝나기만 기다리며 나는 액자의 시구를 재차, 삼차 묵독(默讀)을 하였다.
_‘마이너리그에도 커피 향은 흐른다’ 중에서






*아름다운 백작
이기순

사람을 가리키는 호칭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해 높여 부를 때 흔히‘ 사장’이니‘ 선생’이니 하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본래의 의미야 실제 사장이란 직함을 가지고 있는 이나, 일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나 쓸 수
있는 말이겠으나, 인간관계가 다원화하고 사회가 발달하면서 특정 언어가 일상적 용어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전이(轉移)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존칭의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만한 학식이나 덕망을 지니고 있고, 또 그에 걸맞은 인품의 소유자라로 인정될 때 우리가 불러주는 것이다.
김영배 수필가에 대한 호칭은‘김 사장’도‘김 선생’도 아니다. 일상 호칭으로는 낯설고 드문 용어로 그를 오랜 동안‘광주백작’이라 불렀다. 문인회 모임을 통해 만난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처음 만날 때부터 이 호칭을 사용해왔다. 누가 맨 먼저 불렀는지 뚜렷하지는 않지만 초기부터 모두가 그렇게 불러왔다. ‘광주백작’, 이 얼마나 신선하고 고고한 기품의 호칭인가. 참으로 김영배 수필가에게 어울리는 적절한 말이다.
‘백작(伯爵)’은 고려 시대에 상류 지배 계층을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 부르던 작위의 하나다. 상위로부터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으로 구분한 것 중 중간 등급을 가리켰으나, 고려 말 공민왕 대에 이르러 없어졌다.
내게‘ 백작’이라는 용어가 귀에 익숙해진 것은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 Monte-Cristo 伯爵』 덕분이다. 19세기 중엽 프랑스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pere)가 발표한 소설로 우리에겐 신소설『해왕성』이나 김내성의『진주탑』으로 번안되어 유명해진 작품이다. 중학교 시절『진주탑』에 빠져 밤을 꼬박 새우고 다음날 그냥 등교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주인공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우상과 같은 존재로 내게 각인되어 있던 이름이다.
백작이란 이미지가 주는 귀족풍의 위엄과 권위는 그대로 김영배 수필가에게로 이입되었다. 단아하고 깔끔한 외모와 언제나 온화한 미소로써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모습이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오버랩으로 일치되었다. ‘광주백작’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언제나 문우들 간에 남도(南道)의 신사(紳士)로 통한다.
첫 수필집 출간을 축하 하며, 수필계의 메이저리거로 도약하는 구름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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