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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8 13:42
  • 동동바우에 뜬 말라이카
  • 문형
  • 젊은 감각의 유쾌한 한국소설
  • 2014 년 05 월 15 일
  • 150*220
  • 979-11-5634-027-0
  • 13,000원

본문

해드림출판사 신간소설 『동동바우에 뜬 말라이카』

5월 중순, 해드림출판사가 독특한 제목의 소설 『동동바우에 뜬 말라이카』를 펴냈다. 주인공 동재에게 배달된 한통의 편지에서 출발하는 소설은 중학생 시절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 선생님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먼 이국땅의 시골에 와서 헌신적으로 소년 소녀들을 가르친 금발머리의 여선생님 엘레나.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20대 청년기의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 대사를 비롯한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무부 차관보 등 미국 평화봉사단이 한국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1970년대 중후반. 엘레나라는 이름의 아일랜드계 미국인이 평화봉사단 소속 영어선생으로 한국의 가난한 농촌 남자 중학교에 부임하였다. 남자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교습 방법에 혁신을 일으켰음은 물론, 인류애적 교육관에 따라 소속 학교 학생이 아닌 열두 살 여자아이에게 연민을 느껴 인간애를 실현하려다가 희생되었다. 타살증거가 없어 수사당국에서는 자살변사로 처리하였으나, 대학생이 된 그녀의 제자는 죽음의 진실을 찾아 나선다.」


영어와 경상도 사투리의 유쾌한 조화

의문사. 희생, 진실. 소설은 다소 무거운 주제와 소재를 다뤘다. 그럼에도 제목(동동바우에 뜬 말라이카)의 독특하고 유쾌한 운율이 주는 느낌처럼, 소설의 내용도 심각하기 보단 재미있다. 저자 특유의 문장력 덕분이다. 저자는 1963년생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은 감각의 문장을 구사한다. 특히 영어와 경상도 사투리가 소설 속에서 주거니 받거니 호흡을 맞춰가는 장면은 다른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왙, 왙츠 마이 닉네임(What, What's my nickname / 뭐라 그랬니, 내 별명이 뭐라고)?”
엘레나가 눈을 크게 뜨며 ‘별일이야!’는 표정으로 물었다.
“레이디 말라이카.”
“와우 서프라이징, 말라이카(Wow surprising, Malaika / 놀라워라, 말라이카라고)?”
엘레나가 놀란 듯, 한편으론 만족한 듯, 양 손을 크게 벌리며 되물었다.
“예, 말라이카.”
“두 유 콜 라잌 댙(Do you call like that / 네가 그렇게 부르기로 한 거니)?”
“올 프렌즈 콜 라잌 댙(All friends call like that / 친구들 모두 그렇게 부릅니더)”
“유어 후렌즈, 오 마이 갓(Your friends, Oh my got / 네 친구들이, 세상에)!”

(본문 중에서)


그의 별명 ‘마이 글라스’

‘말라이카’는 금발머리 여선생 엘레나의 별명이며, 검은 교복에 두꺼운 안경을 쓴 남자 중학생 동재(주인공)는 ‘마이 글라스’로 불린다.
두꺼운 안경, 경상도 사투리, 안경(마이 글라스)이라는 별명까지. 주인공 동재와 저자 문병근이 공유하는 것들이다. 많은 소설들이 그렇듯이 『동동바우에 뜬 말라이카』의 출발도 작가 자신의 이야기에서부터가 아닐지 추측해볼 수 있다.

‘안경’, ‘문공자’, ‘문키호테’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진 저자는 별명을 자산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지적재산에 속하는 모든 이야기는 ‘관계성’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단어 별명을 짓는 데도 번쩍이는 영감이 아니라면 그 사람에 대한 숱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영감, 혹은 고민이 억겁으로 쌓여 한 편의 소설이 됐다.
혹자에게는 재미난 문장의 오락소설이, 혹자에겐 진실을 찾아가는 추리소설이, 또 다른 이에겐 시골에서 보낸 학창시절을 담은 서정소설로 읽힐 수 있다. 어느 경우이든 『동동바우에 뜬 말라이카』를 읽는 독자는 빠른 속도감으로 다음 장에 대한 궁금증을 쫓아가게 될 것이다.


언어의 가시밭길을 걷는 형벌, 문형

저자 문병근은 자신의 필명을 ‘문형’으로 지었다. 언어(文)의 가시밭길(荊)을 걷고자는 작가의 각오다. 그는 ‘이야기 만드는 재주는 평화를 가꾸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파한 미국의 심리학자 제롬 브루너의 말에 영감을 받아,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이야기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첫 번째 책으로 『퀘스트 허스토리, 그날이 오면』(원제: 「박 당선자님, 정은이레 양자로 삼으시라요」)을 2011년 봄에 출간하였으며, 지금(2014년 5월)은 장편소설 『‘토지’에서 뛰쳐나온 박경리』를 출간예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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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본명 문병근)

1963년 경남 함안에서 출생하여 마산중앙고와 부산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받았다. 과거 20년 동안은 부산지역에서 광고기획자, 광고회사 대표 및 선거전략가로 활동하였다. 88년 ‘인디안’ 대리점 구축 마케팅과 대선주조 ‘선’ 광고제작에 참여하였고, 88년 노무현 국회의원 선거와 98년 박빙의 부산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이끈 경력이 있다.
‘문형’이라는 필명은 언어(文)의 가시밭길(荊)을 걷고자는 각오다. 그는 ‘이야기 만드는 재주는 평화를 가꾸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파한 미국의 심리학자 제롬 브루너의 말에 영감을 받아,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이야기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다. 첫 번째 책으로 『퀘스트 허스토리, 그날이 오면』(원제: 「박 당선자님, 정은이레 양자로 삼으시라요」)을 2011년 봄에 출간하였으며, 지금(2014년 5월)은 장편소설 『‘토지’에서 뛰쳐나온 박경리』를 출간예정 중이다.

“베리 굿! 섬씽 엘스(Very good, Something else / 잘했어, 다른 거 불 줄 아는 게 뭐니)?”
동재는, 엘레나 선생이 듣고 있는데 <학교 종>과 <아름다운 것들>만 불어서는 좀 창피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여름방학 내내 연습했던 <아 목동아>를 연주해 보기로 했다. “다른 것 없냐?”는 엘레나 선생의 질문에 말없이 머리를 긁고 있던 그가, ‘음음’ 준비소리를 내며 하모니카를 다시 입에 갖다 대는 걸로 연주 시작을알렸다.
< 아 목동아> 연주를 끝냈을 때, 엘레나가 반대쪽 둑에까지 울릴 정도로 큰 소리를 쳤다.
“와우, 환타스틱(Wow, Fantastic / 너, 굉장한데)!”
그리곤 동재 옆으로 다가와 몇 번이고 어깨를 두드려댔다.
“와우! 유, 데니 보이(Wow, You, ‘Danny boy’ / 세상에, 너 지금, ‘데니보이’를 연주했단 말 아냐)!”
엘레나는 연신 “와우”라고 했지만, 동재는 심히 부끄러워하며 내심 걱정도 했다. 연주했던 노래들의 기술적인 부분은 아직 제대로 익히지 못했고, 겨우 음계 정도만 알고 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름다운 것들>이나 <아 목동아>는 다장조(C코드)여서 가장 기본적으로 배우는 코드였던 데다, 그게 레퍼토리의 전부였던 즉.
‘혹시 하나만 더불어 봐 하고 엘레나 선생님이 또 주문하면 어쩌나? 밑천이 다 떨어졌는데?’
엘레나는 동재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아니면 그것으로도 만족해서 그랬는지 천만다행으로
“베리 굿. 화인 플레이어(Fine player / 연주 잘했어).”
하며 손을 잡아 그를 일으켰다. 그리곤 그의 뺨을 두어 번 어루만져 주며 격려의 말을 했다.
“츠라이 하드, 오케이(Try hard, OK / 열심히 해, 알았지)?”
말을 끝낸 그녀는 동재의 손을 끌며 둑 위로 올라가자고 눈짓을 했다. 엘레나와 동재가 서 있는 둑비탈은 동쪽이었기에, 가을 오후의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 둑 그늘이 이미 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둑 맨 위로 올라왔다. 둑에 올라선 엘레나가 동재의 손을 놓곤 사위를 한 바퀴 쓱 둘러보았다. 멀리 떨어진 가을 산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그녀가 석양을 등지고, 반대편 강 너머 어느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마이 글래스. 네임, 오버 데어(What name, Over there / 저곳, 이름이 뭐야)?”
엘레나가 가리킨 손가락 지점이 어딘지를 확인한 동재가 한음 한 음 끊어가며 일러주었다.
“동. 동. 바. 우. 동동바우.”
“동. 동. 바. 우. 동동바우. 와러 펀 네임(What a fun name / 참 재밌는 이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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