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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1 11:33
이미지 없음
  • 가을빛 무늬
  • 심성희
  • 해드림출판사
  • 2008-08-18
  • 264쪽 / 154*224
  • 978-89-959971-9-2
  • 10,000원

본문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바람이었으면


퇴고를 막 끝낸 후, 무작정 떠났습니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외나로도(外羅老島)’

이 글에 매달렸던 제 안 곳곳의 생각과 잡념을 떨쳐버리고자 육지 끝에서 다시 배를 타고 외로이 떠 있는 섬, 그 섬을 품고 있는 바다를 만나러 갔습니다.

작 은 울타리를 둘러싼 하룻밤 여정에서 밤바다와 권커니 잣거니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요. 다음날, 바다는 아름다운 일출과 맑게 씻긴 섬마을의 조경(朝景)을 제 눈에 담아주었습니다. 한낱 작은 점이 되어 살아가는 삶으로, 이리 많은 욕심에 얽혀 여태 펴보지 못하는 제 모습을 책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바다를 병풍처럼 두른 봉래산 봉우리를 오르며 연방 흘러내렸던 땀도 어머니의 손길처럼 정성스레 닦아주더군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

아 무런 이유를 달지 않고 오로지 제 느낌 하나만을 쫓아간 못난 손이 어느새 책 한 권을 제 삶의 흔적이라며 내놓고야 말았습니다. 머리보다 눈이 먼저 앞서간 이야기들입니다. 제 안의 욕구를 풀어놓았더니 이렇게 스스로 무늬를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더 할 것도 없고 덜어놓을 것도 없는 진실뿐으로, 제 마음 구석구석의 자양분을 머금었다 떨어진 낙엽처럼, 한 장의 갈피마다 차곡차곡 옮겨놓은 것들입니다. 무슨 말을 하든 편안한 시간에서 어떤 촉수도 세우지 않고 한갓 지나가는 가을빛 무늬처럼, 그렇게 봐주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이 완성되기까지 긴 시간 동안 고뇌하였다는 것에는 한번쯤 뒤돌아봐주는 너그러운 시선을 부탁드립니다.

덧붙여 지금 제 앞으로 거대한 실체를 흔들어대고 있는 바다와 수많은 생명체를 품은 산, 그 바다와 산의 정상을 향해 이제 막 출발하려는 시작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저 멀리 작은 점 같이 떠 있는 어선처럼, 산 길가로 피어있는 작은 풀꽃처럼, 때로는 만선이 되었다가 때로는 텅 빈 어망을 싣고 돌아와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아님 사람들의 발아래서 조용히 접어야 하는 풀꽃 신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 자신을 향한 바람은 이미 불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서정주님께서 ‘나를 키우는 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 말씀하셨다지요.

어 디든지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잠깐 머물렀다가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바람이었으면 합니다. 생각도 머물지 않고 이상도, 만남도 어느 한 곳에서 머물지 않는 바람이었으면 합니다. 이 한 권의 책을 엮으면서 여기까지 저를 이끌어 주기 위해 지도와 편달을 아끼지 않았던 좋은 바람처럼 말입니다.

……

-저자의 ‘펴내는 글 중에서’

펴내는 글-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바람이었으면

1부- 커피를 타면서

1. 커피를 타면서
2. 위치에 따라서
3. 꺼진 자리
4. 사십오 년이 걸린 메시지
5. 높아지는 것에 대하여
6. 성장의 뒤안길


2부- 함께하는 독백

1. 물은 생명이다
2. 생의 마지막 순간에
3. 유학유감
4.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5. 만남에 대하여
6. 사계
7. 잘못된 것 인정합시다
8. 수필


3부- 뒤돌아보며

1. 태국여행기① - 여행의 시작, 구름위에서
2. 태국여행기② - 티파니쇼
3. 태국여행기③ 서울을 향하면서 - 사와디카 타일랜드
4.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5. 나비 따라갔다 눈꽃이 되어
6. 대게를 먹으며
7. 노을의 체육행사
8. 자전거
9. 아내의 반란은 무죄(?)


4부- 삶의 향기

1. 울고 싶어라
2. 포장마차
3. 두 여인
4. 붕어빵 하나
5. 수첩
6. 여인들
7. 야릇한 이끌림
8. 맥주예찬
9. 결혼이란
10. 작은 어항
11. 20년 만의 해후


5부- 그리운 것들

1. 다슬기와 꺽지
2. 코스모스길
3. 달고나의 추억
4. 메리와 함께 한 어린 시절
5. 우송(雨頌)
6. 아버지와 도넛
7. 젓갈 할머니
8. 마라톤



6부- 살아가는 진행형

1. 조왕의 위신
2. 세금치
3. 암전 오브 데이
4. 나의 18번
5. 삶 향기의 메타포 - 오일장
6. 지금은 내부수리 중
8. ‘조강지처클럽’을 보면서
9. 변신


7부- 가을빛 보봐리즘

1. 나무의 옹이처럼
2. 가을빛 보바리즘
3. 강가의 겨울나기
4. 가을, 인물기행
5. 사색의 뜰에서
6. 낮아진 눈높이
7. 퇴고작업
8. 스승의 날에 대한 소고
9. 돌아서 간다는 것

심성희 수필가는…


․ 수필가(수필문학 등단)

․ 60년대 강원도에서 태어남

․ 고등학교까지 울산에서 생활

․ 80년대 대구교대 졸업 후 초등학교에서 5년 재직

․ 90년대 교직을 그만두고 그래픽 공부

․ 10년 동안 다른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경험을 넓힘

․ 2000년대에 다시 복직하여 재직 중이며 문학의 길 병행

․ 현, 경기도 양평초등학교에서 근무

․ 양평문인협회 회원이며, 양평 <수필사랑>회원으로 활동 중

․ 저서로, 산문집 「오늘 그리고 내일을 위하여(2006년)」

교단일기 「뒤죽박죽 찰떡궁합(2007)」

수필사랑 공동 저 「아리수 강가에서1, 2」 등이 있음

수필은 저자의 삶의 무늬가 선명해서 읽을수록 저자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심성희씨의 수필집도 그렇다. 해당 출판사의 편집자는 ‘원고를 읽는 동안 저자와 마치 십년지기가 된 기분이었다. 술 이야기가 나오면 밤새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고, 여행 이야기가 나오면 저자의 로맨틱한 정서를 아주 가까이서 느끼는 듯했다.’라고 한다. 바로 이것이 수필집의 매력이다. 깊은 삶의 연륜에서 또는 사물의 치열한 관조에서 우려내 문학성이니 예술성이니 하며 묵직하게 접근하지 않더라도, 소소한 일상에서 터 잡아 아기자기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저자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친구가 되어가는 맛이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매일 아이들과 함께하는 탓인지 저자의 ‘가을빛 무늬’에서는 동심처럼 해맑은 사유가 비끼거나, 불혹의 연륜이 겪어온 기쁨과 슬픔 그리고 성찰이 풍부한 감성을 통해 드러나며, 음악과 책과 영화 등의 소제에서 나타나는 저자의 지적 욕구 또한 갈수록 비문화적 일상이 확대되는 현실에서 읽는 이의 일상과 대비해서 눈여겨볼 만하다.
커피를 타면서/함께하는 독백/뒤돌아보며/삶의 향기/그리운 것들/살아가는 진행형/가을빛 보봐리즘 등 전체 7부로 구성된 ‘가을빛 무늬’는 수필집에 들어간 이미지 대부분이, 기존의 제작된 이미지나 일러스트레이터 사용을 배제하고 편집자가 직접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그 안에서 하나하나 형상화된 이미지를 만들어 꾸민 것이라 또 다른 막간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심성희 씨는 수필집을 내면서 ‘아무런 이유를 달지 않고 오로지 제 느낌 하나만을 쫓아간 못난 손이 어느새 책 한 권을 제 삶의 흔적이라며 내놓고야 말았습니다. 머리보다 눈이 먼저 앞서간 이야기들입니다. 제 안의 욕구를 풀어놓았더니 이렇게 스스로 무늬를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더 할 것도 없고 덜어놓을 것도 없는 진실뿐으로, 제 마음 구석구석의 자양분을 머금었다 떨어진 낙엽처럼, 한 장의 갈피마다 차곡차곡 옮겨놓은 것들입니다. 무슨 말을 하든 편안한 시간에서 어떤 촉수도 세우지 않고 한갓 지나가는 가을빛 무늬처럼, 그렇게 봐주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이 완성되기까지 긴 시간 동안 고뇌하였다는 것에는 한번쯤 뒤돌아봐 주는 너그러운 시선을 부탁드립니다.’라며 작품집 출간의 겸허한 자세와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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