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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0 18:02
  • 사라예보의 붉은 강물
  • 최순덕
  • 일상성의 미학, 서정성의 손맛
  • 2019년 09월 25일
  • 신국판
  • 979-11-5634-368-4
  • 15,000원

본문

일상성의 미학, 서정성의 손맛을 느끼는 ‘사라예보의 붉은 강물’

최순덕 수필가는 어떤 삶을 살아내고 있을까. 그녀는 자연과 사회 환경 그리고 정신이라는 삼각의 동그란 고리체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누구보다도 일상성의 미학과 서정성의 손맛에 기대어 성찰의 삶을 살아간다고 여겨진다. 수필집을 내는 것 자체가 반성적 성찰의 결과로 보기 때문이다.

수필가는 자연의 한 산물이고 자연의 은혜에 의하여 오로지 생을 영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기 위하여 불가결한 공기, 물 ,태양, 에너지는 무료로 얻고 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의 환경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있다. 최순덕 버전으로 말하면 이 모두는 주님이 주신 것이다. 주님의 역사라는 사실은 수필의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다. 실천은 작심삼일에 그칠 수도 있으나 그 믿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믿음은 진리 조건의 하나이기에 중요하다. 자연환경의 영향도 종교 이상으로 삶에 중요하다. ‘사회’는 인간이 편리상 만들어 놓은 것인데 인류의 역사에서 말하면 자연 가운데서 후천적으로 만든 것으로서 ‘자연’에 인간 정신의 움직임이 가하여 곧 관습이 되고, 제도가 되고, 훌륭한 문화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 정신계는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가장 후세에 서서히 경험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수필은 의식의 발현이다

이제 필자의 의도는 드러난 셈이다. 수필 속에는 최순덕 작가의 여러 의식이 녹아있다. 자연, 사회제도, 인간의 본성이란 삼각 구도 속에서 버무려낸 세계에 대한 그녀의 인식이 글로 드러난 것이 바로 수필이다. 그래서 수필창작을 ‘그림자의 인격화’라고 하는 것이다. 최순덕은 긴 인생을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의 향상을 목표로 삼아 노력하는 삶을 지향한다. 자기희생을 근본으로 하고 소임을 빈틈없이 처리해 나가는 작가다. 누구보다도 좋은 수필을 쓰기 원한다. 수필의 문학 장르적 본질에 부응하는 수필을 쓰는 본격수필가이기에, 더욱 ‘수필다운 수필’을 쓰기 위해 의식적으로 일상성을 바탕으로 서정성을 도모한다.
‘수필은 인생의 표현이다’라는 것을 전제로 최순덕의 그림자 유형은, ‘일상성의 미학’, ‘기행수필의 멋’, ‘서정성과 손맛’, ‘관조의 넉넉함’으로 볼 수 있다.


길 위의 길, 일상성의 미학

최순덕에게 있어 삶은 창작과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 말은 창작의 대상이 생활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필가는 생활을 대상으로 하여 그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생활로부터 벗어나 삶의 민활성을 되찾는다. 이는 창작을 통해서 진정한 삶에 대한 감각을 얻는다는 의미다. 원론적인 의미지만 수필은 한마디로 ‘인간구원’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그럴까. 시어머니가 제재로 많이 나온다. <특별한 인연>을 비롯하여 <마지막과 끝>, , <변화>, <배냇저고리>, <사자성어 유감>, <흔들리는 주방> 등, 1부에서는 어머니와 관련된 언급이 많다. 따라서 수필이라는 용기에 우리가 담아야 하는 것은 일상성의 발견인 것이다.

최순덕의 수필창작은 세상을 읽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수필은 개념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으로 꾸며지기 때문이다. 수필은 대체로 세상 읽기의 소산이다. 따라서 수필은 삶의 한 모습인 것이다. 일상성의 비의를 담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최순덕의 글은 오히려 일상이 문학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흔들리는 주방>은 매식과 배달음식에 대한 신선한 놀라움이 눈길을 끈다. 남편이 먹어싶어하는 된장찌개를 하러 주방에 들어갔는데, 이미 거기에는 포장된 된장찌개가 있었던 것이다. 일상에서 느끼는 그녀의 솔직함은 수필을 매력적으로 읽히게 하는 힘이다. 그녀는 사회 현상이나 자연 현상, 그리고 개인적 체험 즉 삶의 체계 속에 내재한 여러 기억들을 현상학적으로 읽어낸다. 수필은 이러한 삶의 성찰을 통하여 일상적 삶 속으로 매몰되기 쉬운 본성적 감성을 찾아낸다. 따라서 최순덕의 수필은 삶과 문학이 상호 삼투되어 서로가 유리되지 않도록 실천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일상 경험의 성찰이 문학적 방식으로 표현됨으로써 일상과 문학의 통합이 바람직하게 전개되고 있다.  

책을 내면서-글을 쓰면서 터득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 4
서평 -일상성의 미학, 서정성의 손맛 (권대근 교수님) 228


제1부 마지막과 처음

TV를 보는 사람들 13
마지막과 처음 18
특별한 인연 23
변화 28
광복을 기다리며 33
배냇저고리 38
이별 연습 44
4월의 눈물 48



제2부 사라예보의 붉은 강물

유칼립투스 56
사라예보의 붉은 강물 61
두브로브니크 66
호이안의 등불 72
꽃놀이 77
뱀사골 걷기 82
하얀 세상 87
신선한 여행 92



제3부 찔레꽃

도전 99
찔레꽃 104
폭탄 유감 109
춤추는 파도 115
어지러운 세상 120
한밤의 피난길 125
할미꽃 연가 130
산벚꽃 135



제4부 봄에 내린 눈

갈비찜 142
봄에 내린 눈 147
평창의 봄 152
아버지의 굴젓 158
장독 163
사자성어 유감 169
흔들리는 주방 174
매화의 꿈 179



제5부 길 위의 길에서

길 위의 길에서 1 186
어느 날 192
여행 가방 196
포인트 201
길 위의 길에서 2 205
길 위의 길에서 3 211
연둣빛 물소리 217
주님이 주신 결정권 222

•경남 통영 출생
•2004년 『문예시대』로 등단
•2005년 『에세이문예』신인상 및 작가상 수상
•부산여류문인협회 현)회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부회장역임
•부산문인협회 이사
•한국본격수필가협회 부회장
•국제펜클럽한국본부부산지부 감사
•동래문인협회 이사
• 한국문인협회, 부산수필문인협회, 부산수필문학협
회 회원
•2015년 풀꽃수필문학상 수상
•수필집 『껍질 벗는 나무』 『사라예보의 붉은 강물』

본문 일부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여 몬주익 언덕을 시작으로 시차 적응을 위한 관광을 시작했다. 아직도 공사 중인 성가정 성당은 여전히 수많은 인파로 복잡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나오니 성지순례 온 실감이 났다. 블랙 마돈나의 성지로 유명한 몬세랏을 거쳐 피레네산맥을 넘어 프랑스의 루르드까지 봄날의 즐거운 여행은 계속되었다. 루르드의 마사비엘 동굴 성당 앞을 유유히 흐르는 가브강을 보면서 참으로 평화로운 축복의 시간에 머무르기도 했다. 남아있는 내 생의 물결도 저렇게 순한 물결처럼 평화로운 날들이길 소원해 보았다.
루고에 여장을 풀어놓았다. 순례자 여권을 받고 우리가 선택한 길의 도보 순례를 시작하였다. 출발지 사리아까지는 버스로 이동하여 반드시 걸어야 되는 마지막 구역의 약 110km 정도의 길을 5일 동안 걷기로 한 것이다. 전진하는데 다시 돌아와서 나흘을 한 곳의 숙소에 머문다는 것이 여행 설명회 때는 이해되지 않았었다. 사람의 발로 종일 걸어간 길이 버스로는 고작 이십 여분이면 숙소까지 돌아올 수 있는 거리니까 가능한 일이었다. 다음 날은 도착지까지 버스로 데려다주면 이어서 걷고 도착지에서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것이다. 매일 짐을 싸지 않아도 되는 참 좋은 방법이었다.
걷고 또 걸었다. 넓은 목초지와 쭉쭉 뻗은 나무들이 시원시원하게 펼쳐지는 스페인 북부 지방의 풍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소 울음소리며 수탉의 홰치는 정다운 소리는 우리의 농촌과 다를 바 없는 듯해도 더욱 여유로웠다. 이제 막 봄이 펼쳐지는 대지에는 생명의 움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지천으로 널린 고사리의 유혹을 이겨 내기 힘들었다. 길가 아무 데서나 퍼져 앉아 꺾으면 금방 한 소쿠리는 될 듯 온통 고사리 천국이었다. 두고 온 고사리들이 한참 동안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대자연 앞에서 한 점 왜소한 작은 발걸음들이 줄을 지어 부지런히 앞으로 나간다.
_‘길 위의 길에서 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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