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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11-12 14:48
  • 나를 분재하다
  • 배재록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11월 09일
  • 신국판
  • 979-11-5634-431-5
  • 15,000원

본문

인생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는 수필집

배재록의 수필은 다양한 영역을 두루 포섭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특징은 토포필리아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집에는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이 놓여 있다. 수필이 구원의 문학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배재록은 이런 현실을 정확히 지적하며 우리 인간들이 각자 자기 본연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을 형상적 체험으로 설파한다.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문예미학으로 성찰하게 한 시도는 이 수필집의 수준을 가늠해 보게 하는 단초가 된다고 하겠다.


작가의 말 - 두 번째 수필집을 발간하면서 | 4

서평 - 자전적自傳的 수필론 | 261

문향의 근육이 잡혀 있는 수필집

- 공광규 시인 | 270

인생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는 수필집

- 권대근 문학평론가 | 271

 

1부 둥지를 일탈하다 | 13

도망을 치다 | 14

둥지를 일탈하다 | 20

마늘 까기 | 26

울산도깨비바늘의 출세 | 32

작업作業 | 38

지렁이 | 44

툇마루 | 50

 

2부 나를 분재하다 | 57

고사목 | 58

나를 분재하다 | 64

마당을 쓸다 | 70

완장 | 75

호흡음을 내다 | 80

 

3부 떨켜를 만들다 | 87

가자미 | 88

제피나물 | 94

누름돌 | 100

떨켜를 만들다 | 105

마디 | 111

명찰名札 단상 | 116

연가시 | 122

 

4부 향수에 젖다 | 129

꽃밭에서 | 130

내 고향 두메산골 | 136

담배꽁초 | 142

봇도랑 | 148

외나무다리 | 154

요강 | 160

작두, 그 노스탤지어 | 166

호롱불을 밝히다 | 172

 

5부 유람을 떠나다 | 179

돌산 | 180

열하일기 현장을 가다 - 고북구성에서 복고감성을 느끼다 | 186

오대산 눈길을 걷다 | 192

자기유배를 떠나다 | 198

전설을 연결한 선유도 | 204

천상에 비친 달빛 | 210

회동수원지 | 216

 

6부 얼굴을 읽다 | 223

거울 앞에서 | 224

눈사람을 만들다 | 230

마음 만지기 | 236

소주병 | 242

손톱 | 248

얼굴을 읽다 | 254

 


경북 울진 태생

국립부산기계공고, 방송대, 현대중공업 부장퇴직

2017에세이문예신인상, 2018머니투데이경제신춘문예수필부문으로 등단

울산문인협회. 울산수필가협회, 한국본격수필가 협회, 울산사랑문학회, 곰솔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목포문학상 수필본상, 2018년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상, 대한민국 독도문

예 대전, 전국근로자 문화예술제, 2019년 달구벌 문화대전, 독도문예대전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2020년 제11회 백교문학상 당선

7회 경북일보문학대전 수필 입상


늦가을 나무는 떨켜를 작동시켜 수분을 억제해 만산홍엽으로 바뀌었다.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해 떨켜를 만들어 잎의 명줄을 끊어놓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암산을 오르며 본 비무장지대에도 만산홍엽을 이루고 있다. 신의 솜씨로 짠 색동치마처럼 붉고 노란 실을 꿰어 온 산을 단장해 놓았다.

떨켜의 장난인지 일교차가 커서 단풍은 더 곱고 가뭄에 말라 푸석거린다. 그냥 보내기가 아까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나보낼 태세다. 내가 서 있는 민통선 산 능선에도 불그스레한 색깔이 마구 번져가고 있다. 총부리 겨눈 38선 경계를 지우며 절경의 단풍은 산허리를 감고 돌고 있다. 색시 볼에 찍은 연지곤지로 붉은 옷을 입는 산자락. 대암산에 빨갛고 노란 융단을 깔고 물감을 뿌려 성대한 축제를 준비한다. 단풍은 산허리를 누비며 투혼을 불태운다. 남북경계를 허물 듯 눈부시게 나뭇잎을 물들이고 있다. 갈바람에 나뭇잎은 만추의 춤을 춘다. 내 인생의 최전성기도 이만할까.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화려했던 인생의 단풍이 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 영혼도 어느 골짜기에서 방황하다 낙엽처럼 뒹굴고 있을 것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매듭을 지어야 하는 나무는 떨켜 가동 시점을 계산한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조막손 잎을 하나둘 땅에 떨궈야 할 시점을 헤아린다. 아름답게 몸을 치장했던 나뭇잎을 내려놓을 생의 전환점이 다가온 것이다. 화려했던 만추의 꿈을 접고 단풍은 서서히 낙엽이 될 준비를 서두른다.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겨울나기 전략이다. 비워야 하는 숙명 앞에 초연한 자세로 잎을 강제로 떨궈야 한다. 자식을 떠나보내는 어미 심정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 비정하게 눈 딱 감고 미리 준비한 떨켜로 떨굴 시간이다. 떨켜로 잎을 떨구는 시간. 위기 극복을 위해 몰입을 발휘한다. 이별이 싫어 잎이 오열한다. 이별의 아쉬움과 슬픔은 나무에도 있나 보다. 자연에 순응하기 위해 비정한 진화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생존의 법칙이지 싶다.

생존을 위해 강제해고시키듯 잎을 떨궈야 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뿌리에서 흡수하는 수분은 줄고, 잎으로 빠지는 양은 변동 없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자식 같은 직원들을 퇴출시키는 행위와 같은 이치다.

_‘떨켜를 만들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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