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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4-01 11:10
  • 버무린 가족
  • 김형하(본명 김형출)
  • 해드림출판사
  • 2021년 02월 22일
  • 신국판
  • 979-11-5634-447-6
  • 15,000원

본문

작가 부부가 아들을 가슴에 묻으며,

아들과 함께하고자 한 에세이집

 

시인이자 수필가인 김형하(본명 김형출) 작가의 버무린 가족, 그동안 틈틈이 써두었던 에세이와 서른아홉 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슬픔과 그리움을 묶어 펴낸 에세이집이다. 특히 이 에세이집에는 아프지마’, ‘버무린 가족’, ‘부성애’, ‘어떤 갈등에 대하여’, ‘어떤 기부(記付)에 대하여’, ‘눈물로 쓴 엄마의 편지등이 아들의 삶과 관련된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 가운데 어떤 기부(記付)에 대하여, 지난해 갑자기 아들이 뇌출혈로 쓰러져 삶을 내려놓기까지의 짧은 시간 속에서 절박했던 심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려는 아들과의 제대로 된 이별을 나눌 수 없었던 상황이 독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제발 아들 얼굴 한 번 볼 수 있습니까?”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어렵고 임종 시 부모 둘 중 한 명만 가능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냥 멍청하게 손 놓고 있을 뿐 아니라 집에서 초조하게 전화만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고작 한두 번 담당 간호사에게 아들 근황을 물어보는 정도였다.

-작품 일부

 

작품 눈물로 쓴 엄마의 편지는 작가의 아내가 아들에게 쓴 편지글이다. 한 구절 한 구절에서 꽃다운 자식을 먼저 보내는 엄마의 애간장 끊어지는 비통함이 묻어 있지만, 한편으론 사랑과 그리움을 침착하게 토로한다. 후술하지만 작가 부부가 아들의 죽음에 더욱 애통해하는 이유가 있다.

 

꺼져가는 정신을 붙잡고 엄마를 부를 마지막 힘조차 내지 못했을 널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고 끝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심정이야.

아들아! 의식 없이 덩그러니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널 쓰다듬고 어루만지면서 돌아와 달라고, 어서 일어나 엄마랑 집에 가자고, 엄마아빠한테 이러면 안 된다고 울며 애원했던 어미는 이제는 모든 고통을 훌훌 털어내고 훨훨 날아가라고 기도했구나.”

-작품 일부 중에서

 

 

혈액암을 극복한 아들에게 찾아온 뇌출혈

 

작가에게는 하나뿐인 자식으로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혈기왕성한 이십 대 후반 호치킨 림프종이라는 혈액암 진단을 받아 부모를 혼절케 하였다. 아들은 암 절개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하였지만 재발하여 다시 항암 치료를 반복하였다. 그럼에도 희망이 없어 좌절의 연속이었다. 아들은 마지막 선택으로 자가 조혈모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처럼 온몸의 피를 새롭게 바꾸는 등, 죽음의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8년을 투병하다,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아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 갑작스럽게 뇌출혈이 덮쳐 끝내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이번 에세이집에는 소개가 안 되었지만 아들이 혈액암 투병을 할 때 작가가 발표한 시가 씨앗냄새이다.

 

어젯밤/천둥소리 벼락 떨어지는 소리에 고막 찢기고/어둠의 창가에서 아들 냄새가 난다/마른 눈물 쥐어짜기 싫어/꿈나무 열매 속을 파고드는 알 수 없는 침입자/쪼여오는 공포에 술잔을 마시는 젊은이 빈방엔 침묵뿐,/허연 눈에 고인 주삿바늘/나는 씨앗 꿈을 접고 너를 보듬어 한 몸이 되리라/웅성웅성 모인 혈구 무리, 다시 태어나 가까이 웃으리라/외출에서 돌아오는 발걸음 소리에 귀 여미며/컴퓨터 액정에서 아들냄새가 난다/아들냄새를 모아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았다

가슴에 닿은 얇은 냄새를 안고 빠끔히 현관문을 연다/아들이 아침 일찍 빗방울을 맞으며 돌아왔다/눈으로 끙끙대며 아들냄새를 확인한다._‘씨앗냄새전문

 

자식 잃은 아픔을 천붕지괴(天崩地壞)로 표현한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는 뜻이다. 겉으론 잘 이겨가는 척하지만 이번 에세이집 제목을 버무린 가족으로 뽑은 이면을 들여다보면, 아들을 떨쳐내고 싶지 않은 작가 부부의 안타까운 마음이 엿보인다.

버무린 가족서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시민선정 작품으로 붙어있는 이기도 하다. 이번 에세이집에서는 버무린 가족을 소재로 한 수필로 실렸다. 이 시는 시인의 세 가족이 각자의 색깔로 살아가면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울타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애초 수필집 제목을 좀 더 고려해보기로 하였으나 결국 버무린 가족으로 정한 것이다. 아들은 떠났어도 이 수필집 안에서 세 가족이 영원히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작가 부부의 정한(情恨) 때문이다. 이제 작가 부부는 아들이 그리울 때마다 버무린 가족안에서 씨앗냄새를 맡을 것이다.

 

 

아들의 흔적 그리고

 

작가의 아들은 세상을 떠나기 전 연극을 접고 명리학을 새롭게 공부해 김명리라는 이름으로 유투브(쉽고 재밌는 명리학 김명리)에서 명리학 강의를 열정적으로 해왔다. 현재 TV에서는 모 치약 모델 광고로 출연 중이기도 하다. 짧고 굵게 살다간 아들의 흔적을 엿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는 작가는 유튜브나 텔레비전 광고 등에 남아 있는 아들의 흔적을 소중하게 간직하면서, 아들과 함께했던 좋은 추억만 생각하며 살겠노라고 다짐한다.

 

이번 에세이집 버무린 가족에서 작가는 아들을 소재로 한 작품 이외 다양한 수필을 선보였다. 변형신국판 278쪽인 버무린 가족4부로 구성되었으며 경수필, 중수필, 그리고 실험수필 같은 시 수필58편의 작품을 싣고 있다. 작가의 눈에 포착된 다양한 일상은 희로애락이 되어 한 작품 한 작품마다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안다.

머리말 무엇을 쓴다는 것 / 5

 

1부 봄은 아프면서 온다

봄의 속삭임 / 12

봄은 아프면서 온다 / 15

제피나무 / 18

사랑의 티타늄 반지 / 22

사랑의 충고 / 25

영화, 히말라야 자국눈에 밟히다 / 30

약속 / 35

남자의 갱년기 / 38

멋쟁이 장모님 / 43

낮거리 / 47

나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수련방법 / 50

 

2부 소요유(逍遙遊) 소요유다

소요유(逍遙遊) 소요유다 / 55

구름 위에 산책 / 60

문수산성(文殊山城) / 64

마니산 / 68

괘방산, 고양이처럼 귀엽다 / 71

부용산(芙蓉山) / 75

거대한 땅, 중국에 가다 1 / 80

거대한 땅, 중국에 가다 2 / 87

거대한 땅, 중국에 가다 3 / 94

팔월산 / 98

 

3부 내 인생, 나의 인생

단칼에 베어라 / 104

십만 불의 약속 / 109

티타늄 물고기 / 112

아프지 마 / 116

동물의 감정 / 119

이름 대신 별명 하나 어때? / 123

내 인생의 마수걸이 날 / 128

그림자의 자화상 / 132

중고시장에서 / 136

권모술수(權謀術數) / 140

내 인생, 나의 인생 / 143

감투거리 / 149

글 써서 굶어 죽지 않겠나? / 153

슬픈 날의 기록물 / 157

들러리 / 162

버무린 가족 / 165

사랑에 관한 명상 / 169

아름다운 꽃 / 174

부성애 / 178

인생을 벼리다 / 183

 

 

4부 어떤 갈등에 대하여

영웅론 / 192

아름다움의 충고 / 196

동지(冬至) / 200

금속론 / 206

아름다운 동행 / 211

/ 215

배꼽이다 / 219

삼매의 품격 / 223

원숭이의 발자국 / 228

비각 / 232

도귀 / 235

어떤 갈등에 대하여 / 239

죽음을 벼리는 자 / 245

고추 / 250

귀향(歸鄕) / 256

시설 당직원 / 260

어떤 기부(記付)에 대하여 / 265

눈물로 쓴 엄마의 편지 / 270

 

작가의 말 문학성에 대한 소고 / 275


김형하(본명 김형출)

경남 함양군 안의에서 태어나 육군3사관학교와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문예사조에서 시 신인상과 2009년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에 시 접시가 당선됐고, 2010머니투데이5회 경제 신춘문예에 금속 사랑이 대상으로 당선되었다.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며 시집으로 비틀거리는 그림자』 『달거리』 『낮달의 기원』 『 배꼽이다가 있으며 수필집은내 인생은 낡은 패션』『 씨앗 냄새』 『희망을 벼리다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기형도 작품에 나타나는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미학이 있다.


우리 셋은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다 / 그래도 붙어산다/아내는 텔레비전 남자와 연애하는 재미로 / 아들은 이유 없는 역마살 재미로 / 나는 질펀한 글 쓰는 재미로/그래도 붙어산다 / 붙어산다, 고목나무에 매미처럼 / 우리 셋은 버럭 화도 내고 / 호통도 치고 / 깔깔 웃기도 한다 / 우리 셋은 코드가 맞지 않아도 밥은 잘 버무린다 / 단것과 쓴 것이 잘 버무려져 신 것이 되었을망정 / 서로 버리지를 못한다

 

위의 시()버무린 가족전문이다. 여태까지 발표한 나의 시편 중에서 독자로부터 가장 사랑받은 시 한 편을 꼽으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버무린 가족을 꼽을 것이다. 이 시는 2011년 서울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발표됐던 시민선정 작품으로써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버무린 가족을 좋아한다. 이처럼 한 편의 시가 꾸준히 사랑받는 것은 나 역시 즐거움이다. 시가 사랑받는 것은 시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 가족의 소중함 때문이리라.

가족이 해체되고 붕괴하는 각박한 세상에 즐거움과 웃음,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볼 수 있는, ‘우리라는 울타리를 떠올려본다. 작은 울타리라는 가족으로부터 나오고 세계라는 큰 울타리까지 연결된다. 한 편, 시를 통해 그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버무린 가족은 어느 회사의 새해 일기장에도 수록되기도 하고 낭송 시로 애송되기도 하고 네이버 지식 In에 가족 관련 시에 단골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으로부터 일반인까지 거부반응 없이 누구나 재미있게 읽고 하하하, 웃을 수 있는 시, 재미있고 따뜻한 시라서 좋다는 반응이다. 그렇다, 나의 졸 시 한 편이 상처받고 고통받은 사람에게 작은 위안과 위로가 되고 희망과 용기가 되고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일깨워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버무린 가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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