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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5-18 11:15
  • 감미로운 연말 정산
  • 소현숙
  • 해드림출판사
  • 2021년 04월 30일
  • 신국판
  • 979-11-5634-456-8
  • 15,000원

본문

수필집 제목이 왜 감미로운 연말정산일까.

 

현재 전북 익산에서 세림약국을 경영하는 저자 소현숙은 신축생(辛丑生)인데, 2021년에 신축년이 다시 돌아왔다. 신축년을 새롭게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연말 정산하듯 돌이켜 보았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그리 뽑았다.

소현숙 수필가는 수필집 발간의 소회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한 해가 지나가는 강물의 하구(河口)에 서서 시간의 여울머리로 거슬러 올라가는 범선 한 척 띄우고 저인망(底引網)을 던져보았습니다. 건져 올린 그물엔 조가비를 비롯하여 부끄럽게도 삶의 폐기물이 그득합니다.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보니 다행히 진주조개도 한 알 보였습니다. 진주의 생성과정은 삶의 고통과 눈물의 응결이었겠지만, 그 신산(辛酸)한 고통은 빛나는 보석을 생성하는 아름다운 꿈이었기에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진주를 품은 조개껍질에 어려 있는 삶의 문양들을 들여다보며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인문학적 소양이 넘치는 수필집

 

소현숙 작가는 박학다식(博學多識)하다. 거기서 끝나면 딱딱한 인상을 주겠지만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그녀이다. 해박하면서도, 재치 있는 유머를 구사하며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예기치 않게 겪게 되는 삶의 난관(難關)에서도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았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녀는 말했다. 삶에서 겪게 되는 역경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영혼을 연단(鍊鍛)시켜주는 고마운 기회요, 신의 섭리라고

평생 교사로 재직하였던 아버지와 풍부한 독서력을 지녔던 어머니가 조성한 정서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흡수하며 자란 영향일 것이다. 소현숙 작가에게 평소 느꼈던 성정이 부모님에게 받은 영향이라는 사실은, 이번 수필집 감미로운 연말정산원고를 읽으면서야 알았다.

 

어머니는 사춘기 소녀 시절, 향학에 대한 목마름과 외로움을 방대한 분량의 독서로 해갈했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아궁이 앞에서 불을 지피며 책을 읽었고, 들에 나가 나물을 뜯으며, 냇가에서 빨래하며, 읽었던 책의 내용을 다시 묵상하곤 했다 한다. 어쩌면 미미하게나마 가지고 있는 나의 지적 호기심과 독서열도 이러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는지 모를 일이다. 대학에서 영문학까지 전공하신 아버지와 대화 수준이 잘 통했다고 하니, 어머니의 독서열을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어머니의 그리운 옛날의 이야기중에서)

 

전체 8부로 구성된 감미로운 연말정산에서 3부 전체를 독서 소재로 할애한 이유도, 평소 그만큼 책을 가까이 해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독서 이외에도 작가는 한문, , 음악, 언어 등에서 남다른 지식이 있다. 이런 지성적 밑절미가 인문학적 소양이 넘치는 수필집 감미로운 연말정산으로 탄생한 것이다.

따듯하고 감미롭고 생경한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수필집 감미로운 연말정산은 정서적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독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또 한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게 되어, 잔인한 4월에도 마음은 뿌듯하다.

 

 


책머리에 - 삶의 감미로움 · 4

서평 - 고독을 산책하는 버들 약사 - 김지명, 시인·평론가 · 405

 

뒤란에 떠오른 새벽 별

뒤란에 떠오른 새벽 별 · 16

칠석 전야제 · 20

지와물떡 이야기 · 26

교두각시가 들려주는 이야기 · 32

어머니의 목걸이와 붉은 고추 · 37

어머니의 그리운 옛날의 이야기 · 42

아버지의 등나무 교실 · 46

백소자즙탕(白蘇子汁湯)을 만들며 · 51

노부부의 열아홉 순정 · 57

얘들아, 너희들에게 물려줄 가보는 · 61

아들과 송인을 이야기하다 · 68

 

선조의 고택에서

선조(先祖)의 고택에서 · 73

시아버님을 뵈러 가는 길 · 78

한여름의 향연, 시모의 생신 · 83

지름 짜러 가려고 · 87

가을 들녘의 축문, 효손 감소고우(孝孫 敢昭告于) · 92

할머니의 사과 이야기 · 96

아름다운 순례길 가는 길 · 100

할머니가 점지해 주신 늦둥이 · 106

백제왕궁터에서 세기의 소리를 듣다 · 112

이국에서 느낀 백제의 숨결 · 117

옥룡천과 부상천, 시냇물의 추억 · 121

서동과 선화의 가을 사랑 이야기 · 125

 

독서하는 여인

독서하는 여인 · 131

그리운 선생님 · 136

봉오리 장미꽃을 든 꼬마 철학자 · 140

헬렌 켈러의 에세이를 읽다가 은사님을 생각하며 · 146

위편삼절(韋編三絶) 이야기 · 151

책을 거풍(擧風)하면서 · 155

마음을 비춰 주는 영지(影池) · 159

맑고 향기로운 곳에서 · 162

우중 탐라 기행 · 166

하소백련지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읽다 · 171

 

쉐르 모나미

쉐르 모나미(Cher Mon Ami) · 176

시향(詩鄕)동산에서 · 179

디오스코리데스 선서와 서동요 · 184

특별한 축시 낭송, 임상약학 강좌를 수료하며 · 188

바람에 나부끼는 양류관음의 버들가지 · 193

면역이 필요하시죠? · 197

꽃이 되고 싶은 벗에게 · 201

아모르 파티 · 205

숲속의 공주는 왜 100년이나 잠들어 있었나 · 209

속성(屬性) 바꾸기 · 212

아로마 테라피 · 216

미래 과학에 대한 소망 · 223

 

서쪽에 지친 어머니가 있으면

서쪽에 지친 어머니가 있으면 · 230

어떤 인연 · 233

황금비의 소나기를 기다리며 · 236

청량한 여름이에요 · 242

호호호(好好好) · 247

부채 한 개 드릴까요? · 250

비 오는 날 비밀의 화원에서의 소요 · 254

태풍 전날 여름 갈무리 · 258

수목원의 가을 보석축제 · 263

시치미 떼고 싶다 · 266

 

신춘원단, 해맞이를 하며

신춘원단(新春元旦), 해맞이를 하며 · 274

풍년화 향기와 함께 다가온 봄 · 279

사월에 드리는 편지 · 283

아름다운 오월을 보내며 · 287

유월의 사색 · 291

칠월의 아침 선물 · 294

매듭달의 사색, 단풍나무 숲에서 · 298

서설이 내린 수목원에서 · 302

 

전북 익산 출생

원광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졸업

한국병원약사회 임상약학교육 수료

원광대병원 의약정보실 책임약사 역임

원광의료원 소식지 기자 역임

 

재능시낭송대회 우수상 수상(1998)

마한예술제 백일장 수필부문 수상(2000)

문예사조 신인상 당선(2003)

KT&G 상상마당 백일장 수필부문 장원(2008)

문화예술위원회 사이버 문장 산문부문 우수상 수상(2008)

약사문학상 수상(2018)

마더스 스토리 공모전 수상(2019)

 

테마수필 필진

전국약사문인회 회원

전북마약퇴치운동본부 감사

대한약사회 여약사위원회 위원

원광대,우석대 약학대학 실무실습 프리셉터

세림약국 대표


보송보송한 병아리의 솜털이 점점 뻣뻣한 깃털로 바뀌며 병아리는 다리도 길어지고 꽁지 깃털도 길게 자라났다. 병아리는 중병아리가 되어 닭장에서 자라며 낮에는 채마밭 사이를 돌아다니며 벌레도 잡아먹고 무럭무럭 커갔다. 병아리들은 앞집 담장 아래 물고랑으로 자주 나들이를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물고랑을 지나서 앞집 울 밑으로 넘어간 우리 집 병아리들을 그 집 주인이 모두 잡아서 자기 집 닭장에 집어넣어 버렸다. 할머니는 발을 동동 구르며 병아리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앞집 주인은 막무가내로 자기네 닭이라고 우기며 돌려주지 않았다.

다음 날 장에 다녀오신 할머니는 보자기를 풀어 종이봉투에 담긴 꽃자주색, 초록색 가루 물감을 꺼내셨다. 양재기에 물감을 갠 후 닭장에 가서 병아리 꽁지 깃털에 알록달록 물을 들였다. 병아리 꽁지에 염색해서 우리 병아리라는 것을 표시한 것이었다. 꼬리를 물들인 병아리들은 여전히 앞집 울 밑을 넘어가서 놀았고, 앞집 주인은 알록달록 물든 병아리의 꽁지 깃털을 싹둑 잘라버리고 닭장에 가두어 계속 자기네 병아리인 양 했다.

할머니는 병아리 찾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장에 가서 병아리 한 상자를 사다 기르셨다. 그 병아리가 중병아리가 되면 꽁지 깃털에 알록달록 물들이는 일도 잊지 않고 계속하셨다. 할머니는 애지중지 기른 병아리를 비일비재 잃는 일이 속상하셨겠지만, 어린 나는 그저 재미있는 추억이었다. 채마밭을 돌아다니는 병아리 꽁지의 초록색과 꽃자주색이 유년의 삽화가 되어 기억 속에 고운 빛깔로 선명하게 직조되어 있다.

할머니 댁 앞집 주인이 병아리 꽁지 깃털을 잘라서 자기 것이라며 우긴 사건은 시치미 떼기였다. 단백질 섭취가 어렵던 시절, 사람들은 직접 사냥을 해서 육류를 구했다. 날쌘 매를 이용한 사냥법도 빈번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사냥하러 날아갔던 매가 꼭 주인집으로 찾아온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래서 매의 발목에 주인의 이름표를 달았는데 그것을시치미라고 불렀다. 그런데 매가 다른 집으로 날아가서 그 집 주인이 매의 이름표인 시치미를 떼면 주인을 가려낼 방법이 없었다. 자기가 하고도, 아니한 체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체한다는 의미인 시치미를 떼다는 여기서 비롯되었다.

 

_본문 시치미 떼고 싶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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