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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7-15 15:01
  • 라떼는 죄가 없다
  • 이지영
  • 해드림출판사
  • 2021년 07월 17일
  • 신국판
  • 979-11-5634-464-3
  • 15,000원

본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이지영 수필집 라떼는 죄가 없다는 전체 32편의 수필작품 가운데 표제를 뽑았다. 이지영 수필가의 작품들 특징은, 편안한 소재를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하도록 주제를 쉽게 풀어가면서도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저자의 식견과 통찰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작품 소재를 금방 인식하면서도 저자가 풀어내는 내용을 읽다 보면 무언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이후부터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무참히 헤집어 놓은 삶이 한둘이 아니다. 나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그 무게감이 짓눌러 숨이 막혔다. 나는 그때마다 러시아의 낭만주의 시인이자 러시아 현대문학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의 시구를 뇌리에다 되새기곤 하였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하략)

 

수필집 소개 글을 쓰면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꺼내니 다소 뜬금없다 싶을 것이다. 이지영 수필가를 안 지는 20여 년이 되어 간다. 조금은 이지영 수필가를 안 다는 뜻이다.

이지영 수필가 수필을 보면, 위의 푸쉬킨 시가 떠오르곤 한다. 이번 라떼는 죄가 없다가 겨우 두 번째 수필집일 만큼(나는 아직 두 번째 수필집도 못 냈지만), 20여년 전 수필가로 데뷔한 후 왕성한 작품활동과는 거리가 먼 수필가이다. 하지만 이지영 수필가의 수필은 창작의 연륜이 쌓여 숙성되어가는 작품이 아니라, 애초부터 숙성될 만큼 숙성되어 나온 작품들이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아쉬움도 더 바람도 없는, 지금처럼 창작하면 되는 타고난 수필가라는 의미이다.

 

만일 이지영 수필가가 전업주부이면서 전업작가로 활동하였다면, 지금 어떤 위치에 있을까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 대부분 주부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듯이 이지영 수필가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의 시구를 꺼낸 이유는, 그동안 살아가는 데 애쓰느라 작품을 못 썼다 하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라는 뜻이다. 수필 창작에 몰두할 기회가 되면, 이지영 수필가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에게 잠재된 천부적인 감각을 마음껏 펼쳐내리라 믿기 때문이다.

 

20여년 전 우연히 이지영 수필가를 알았다. 문단 데뷔 1년 선배이기도 하다. 2007년 출간한 이지영 수필가의 인터넷을 믿지 마세요, 내가 모 출판사 편집 업무를 할 때 출간한 첫 수필집이다. 그 책에도 아마 지금과 같은 유사한 성격의 내 글이 있을 것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이지영 수필가의 작품 또한 변함이 없다. 내가 하는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라떼는 죄가 없다를 읽어보면 바로 드러난다. 해드림출판사의 자존심을 걸고 독자에게 자신 있게 권하는 수필집이라는 말이다.

이지영 수필가의 두 번째 수필집 상재를 축하하며, 창작하는 데만 몰수할 수 있는 때가 어서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수필 라떼는 죄가 없다중에서 방탄소년단 RM의 본명 김남준을 김남진으로 잘못 표기하였다. 독자들께서 널리 해량해 주셨으면 한다.(이승훈)

 

 

차례

 

저자의 말 4

 

1부 라떼는 죄가 없다

 

팬데믹 속에서도 꽃은 피네 12

샌드위치와 아날로그 20

딸 바보, 아들 바보 27

자랑할 게 고양이밖에 없어서 33

차별에 대하여 42

라떼는 죄가 없다 50

줄리 앤 줄리아 57

편의점 순례자 64

5월의 장미, 7월의 장미 70

이름이 너무해 76

 

 

 

2부 도적과 마술피리

 

돌아서면 잊으리 84

상위 1%가 되다 89

친정어머니와 오이지 95

나무늘보를 꿈꾸며 101

양장피잡채를 만들며 107

도적과 마술피리 113

그만하면 되었다 119

행복한 눈물, 슬픈 눈물 125

정리의 기술 131

워라밸을 원하십니까 138

 

 

3부 아름다운 공생

 

형님 혹은 언니 148

아름다운 공생 155

참견과 배려 사이 163

생각하면 눈물 글썽이는 169

그리운 청자여관 176

거짓말 182

그 하늘색 셔츠 189

웃음을 주는 사람 194

구두 200

남편의 첫사랑 206

저 언덕 넘으면 무지개 보이리 212

기도원과 옥빛공원 218

 

 

1967년 서울 출생

2002년 문예지 문학저널로 등단(등단작 목련이 질 때’)

2007년 첫 수필집 인터넷을 믿지마세요출간

테마수필 등 공저 다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테마수필 필진

 

현재 법률사무소 근무

갱년기에 들어선 이후 조금씩 몸무게의 숫자가 더해지더니 급기야 예전에 입던 옷 중에서 더는 몸에 맞지 않는 옷도 많아졌다. 전형적인 중년의 체형으로 변하길래 한숨을 쉬었더니 당신은 50대 아줌마 중에서 상위 1%에 속하는 외모야.”라고 말해주었다. 위로 차원의 발언이겠지만 일말의 진실함이 묻어 있어 말치레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하기야 남편은 예전부터 알코올의 힘을 빌려 이와 비슷한 발언을 남발한 전력이 있다.

절세미인과 결혼해 놓고서 막상 결혼 후에는 아내 얼굴을 쳐다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거나 예쁘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사는 남편들도 많다는데, 감사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상당히 오래전부터 남편에게 경미한 안면인식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체형이나 얼굴형이 비슷하면 누가 누구인지 잘 구분을 못 하는 것이었다. 키가 크고 얼굴이 갸름한 편인 여자 배우 두 명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어렴풋이 알게 되었는데, 더 겪어보니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분위기가 약간만 비슷해도 구분을 잘하지 못하였다.

남편이 술을 마시고 퇴근한 어느 날, 드라마에 나온 유명 여배우를 보고 뜬금없이 나와 닮았다고 했다. 객관적으로 닮은 구석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분위기가 닮은 것도 아니어서 안면인식장애 증상이 더 심해졌나 싶어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혹여 비웃음을 살까 두려워 어디 가서는 절대로 이런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두었다.

물론 그다음 날이면 전날 밤 본인이 술에 취해서 한 말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니 괜한 걱정이기는 했다. 그러던 어느 휴일에 EBS에서 방영하던 로마의 휴일을 보더니 오드리 헵번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것 같다고 하여, 심미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하기도 했다. 확실히 취기가 없을 때는 정상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았다.

10년쯤 전의 일이다. 남편이 한 말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적이 있다.

남편이 밤에 회사 후배를 데리고 집 근처의 맥줏집에 온 적이 있었는데, 나와도 안면이 있는 사이여서 잠깐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있던 남편이 그 후배에게 우리 마누라 예쁘지 않냐?”라고 말하자, 그 후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무리 미인이라도 40대 이상이 되면 그리 예쁘게만 보이지는 않는 법이거늘 하물며 평범한 내 얼굴을 보고 어찌 동감을 표하겠는가. 그저 남편의 취향이 까탈스럽지 않고 콩깍지가 씌여서 제 눈에 안경이라는 사실에는 고마워해야겠지만 몹시 민망한 것도 사실이다.

 

_‘상위 1%가 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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