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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11-23 09:46
  • 강변의 들꽃
  • 장영호(문호)
  • 해드림출파낫
  • 2021년 11월 25일
  • 신국판
  • 979-11-5634-486-5
  • 15,000원

본문

지난 1년 전부터 써오던 이 에세이가 마무리돼가던 7월 중순 어느 날이었다.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으로 도봉산엘 올라갔었다.

그리고 가끔 그 산을 오를 때 들렀던 절에 도착해서였다.

그날도 예전처럼 법당 안에서 스님의 불경 소리가 울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느낌이 왔다.

그날따라, 들려오던 불경 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너무나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조금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마치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과 이별 앞에, 내가 서 있음도 직감할 수 있었다.

 

그 원인도 내게 있었음을 생각하면서, 나는 전날 밤 꾸었던 꿈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산에서 내려왔다.

요즘도 힘이 들 때면, 나는 군대 생활할 때 그랬던 것처럼 종종 어머니 생각을 하곤 한다.

그날, 도봉산에서 내려올 때도 그랬다.

그러나 한편으론, 인간은 성장하면서 추억을 만드는 것 같다.

어쩌면 지난 시간 주로 일요일 오후에 써왔던 이 에세이도, 어느 정도는 그간 살아오면서 쌓인 나의 파편과도 같은 기억에 대한 단상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때론 이렇게 지나간 추억과 기억들을 반추하면서, 또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차례

 

들어가며 ...4

 

 

1. 봄비

요양원 가는 길 14

겨울밤 16

마을굿 18

꽃샘추위 20

브람스 헝가리 무곡 22

봄비 24

윤중로 벚꽃 놀이 25

개구리복 26

사월과 목련 28

미얀마의 봄 31

프레디 머큐리와 배호 34

일감호의 비둘기 37

모란꽃 40

산책길 43

석촌 호수 46

백남준의 아방가르드 48

로마의 휴일 50

 

 

 

2. 모차르트 교향곡

퓌라모스와 티스베 56

모차르트 교향곡 59

최고보다는 최중’ 62

에릭 요한슨의 사진 전시회 64

국민 영웅 달관이’ 66

동부시장의 노부부 68

부자들의 습관 70

발걸음 하나에..... 72

A.I 판사 74

체념과 희망 사이 76

니체의 사랑’ 80

솔개의 싸움 84

스타 소프라노가 된다는 것 86

호명 호수와 그림 카페 89

연극 관람 92

카네기의 말과 논쟁 94

 

 

3. 라비 앙 로즈

남이섬 100

라 비앙 로즈 102

너무 늦은 시작 105

어느 여배우의 현실참여 108

헤르만 헷세· 데미안 110

월세방의 권리금’ 112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114

살풀이춤 116

물이 너무 맑으면…… 118

DNA가 뭐기에 120

깊은 강물은 조용히 122

시간의 간극 124

나의 생일 126

상선(上善)은 약수(若水) 128

회사의 자율 복장제 130

아메리카노적정 가격은…… 132

 

 

4. 장미꽃에 담긴 사연

하루 2천 원 138

청바지에 관한 단상 140

B급 과일, B급 인간 144

장미꽃에 담긴 사연 147

추억의 구멍가게 150

한강 안의 밤섬’ 154

가설극장 157

트로트 열풍 160

욕망한다는 것 164

명상 165

다르게 생각하라 168

배움의 길 170

춘천의 명동 174

세상의 모든 음악 178

 

 

 

5. 동행

동행 184

水落山 187

한가위 190

유람선 192

어려운 일은…… 194

노들섬에서 196

노천 주막 198

페라고늄 200

조카 녀석들 202

청년 고독사 204

비를 함께 맞는다는 것 206

자연의 법칙사회의 법칙인간의 법칙 209

물오리 한쌍 210

카페의 거리 212

사실과 진실 214

팔미도 등대 216

배달의 민족 218

 

 

 

6. 강변의 들꽃

난지도의 억새풀 224

시월의 마지막 밤 226

경춘선의 간이역 228

현대판 서부극 231

이준석 현상이란…… 234

정동길 238

거리의 악사 240

녹사평역 2번 출구 242

가로수 은행잎 244

통닭 연구소’ 246

최후의 승자 248

어머니의 임종 250

질투(嫉妬) 252

 

가을이 무르익는 시월 중순의 어느 날 저녁, 한강의 유람선을 탔다.

여의도 선착장에서, 왕복 70여 분 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길지 않은 물길이지만, 유람선의 갑판 위에 선 또 다른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검푸른 강물과 밤하늘의 별도 함께……

 

강물 위에서 유유히 흐르는 유람선은, 공간 속에 갇힌 서울의 시간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 같았다.

승객들로 가득찬 객실에서는 연주회가 열리고, 기타를 치는 뮤지션의 마이크에선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라는 조금은 고풍스러운 노래가 흘러나 오고 있었다.

모든 것을 빨리빨리라는 속도전과 그런 문화 속에 익숙해진 우리는, 가끔 이렇게 유람선의 느린 시간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남이섬

 

춘천행 지하철을 타고 가평역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탔다.

그리고 작은 연락선으로 남이섬에 다다랐다.

남이섬을 꽤 오랜만에 온 것 같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 작은 섬을, 나는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서도 이따금 찾곤 했었다.

 

청평호 안에 둥실 떠있는 섬……

섬을 잇는 연락선엔 이날 따라 온통 중국말을 쓰는 관광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렇게 외국 사람들도 많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된 남이섬은, 알다시피 20대에 병조판서까지 지낸 남이장군이라는 한 젊은이의 슬픈 개인사가 서려 있는 곳이다.

그가 쓴 시 한 수에 글자 하나 바꿔 역적으로 몰아 처형시킨, 당시의 비정한 권력 암투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섬 안에는 활짝 핀 코스모스가 바람에 가느다란 몸매를 살랑대고 있었다.

작은 동물원엔 아프리카 사막에서 잘 달린다는 타조가 커다란 몸집을 자랑하면서 웩웩거리고, 섬을 에워싼 북한강의 푸른 강물 위엔 수상스키가 날아가듯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남이 장군과 그를 둘러싼 권력 암투, 그 슬픈 역사를 우리는 반추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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