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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12-09 09:44
  • 순천만 그리고---
  • 김광현
  • 해드림출판사
  • 2021년 11월 20일
  • 신국판
  • 979-11-5634-485-8
  • 13,000원

본문

시의 숲에서 영혼을 모종하는 시 농부를 만나 길을 묻다

-김광현 시인의 시집 세월의 끈을 묶고에 붙여-

 

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시인을 생각하며

 

 

나이 들면서 신중함이 점점 더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신중함이란 범위 안에는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큰 범위를 차지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고,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파악하고 이해해야만 그의 삶을 관통하는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어 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람들로 인한 상처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사람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비결로서의 학문, 인문학적 장르를 총망라해서 들라면 단연코 시()를 들겠다.

21세기 우주로 그 육중한 첨단 기구를 쏘아 올린다고 난리법석을 부리는 때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정신적(마음)인 병을 혹독하게 앓아야만 하니, 이를 두고 이율배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해도 무방하겠다. 아니면 인간의 가치를 상실한 허수아비들의 춤사위라고 해야 할 것인가? 이를 두고 벌어지는 의식과 무의식의 갈등이 심화(深化)되는 시대에 우리 모두는 가슴앓이를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문명화된 시대에 가장 고독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인간적 대상을 일컬어 중년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중년기에 영혼의 갈증을 경험하면서 지적 노동에 몰입하고 있는 시인들을 보노라면 그리움 저편에서 손짓하는 붕우(朋友)를 만난 듯 반갑다. 땀과 피로 얼룩진 얼굴을 한 거룩한 망명자의 귀환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여정에서 김광현 시인 그 한 시인을 만나게 되어 여간 행복한 일이 아니다.

처음으로 김광현 시인을 만났을 때의 기억이 삼삼하다. 서로 대면한 경험이 없는 관계로 모 약속장소만을 정해 놓고 이동 중 층을 가로지르는 에스컬레이터 그 바로 뒤를 따라 오르면서 아마도 내가 만나게 될 시인이 몇 계단 앞에 서서 오르고 있는 저 사내이지 않을까?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그 에스컬레이터 끝자락에 이르러 전화로 도착 여부를 알림과 동시에 그 사내가 바로 김광현 시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시의 특징을 하나 기억하고 지나갈까 한다.

시는 순수를 기반으로 한 장르이기에 시를 진실된 마음으로 사랑하고 대하는 이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영혼이 맑다. 그렇게 첫 만남이 이루어진 셈이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영혼이 혼탁해 있기에 만남과 대화가 거래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아 슬프고 가슴 아픈 마음이 일기 마련이고 오래지 않아 그 만남은 절단나고 말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더군다나 모진 상처를 안고 만신창이가 되어 결별을 선언하고 마는 것이 마치 천민자본주의에 깊게 물든 시대가 앓는 현상으로서의 그 중심에서 우리는 뒤뚱거리면서 동시에 중심을 잃거나 인간성까지 상실 하고들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시인들을 만나면 발가벗고 미역감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속마음을 다 열어 보이고 싶은 욕망이 일기도 하는 것이다.

 

오규원 선생은 시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그 현상을 강조하고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한 편의 작품 속에는 작가가 의도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의도가 훌륭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작품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의도는 어디까지나 계획의 차원이고 작품은 실제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더 접목시켜 보려고 한다. 시인이 의도하고 창작했던지, 그렇지 않았던지, 그가 평생 품고 살아오는 사관이 그 작품의 진정성을 결정 짓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시인들이 그와 같은 바탕을 시 창작의 기초로 삼지 않고 외연적 명분에 취해 시를 쏟아내거나, 천민자본주의 결과물인 물질축적이나 명예 따위의 불온 적 대상물에 마음을 빼앗긴 채 시를 대하기 때문에 그 시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목격할 때, 김광현 시인의 순수성이 빚어내는 위의 작품들은 충분히 정화(精華)의 능력과 생명력을 품고 독자들의 영혼 중심을 가로지를 준비가 되어 있어서 몹시 흥분되고 기쁘다.

 

송수권 시인은 그의 시 창작 실기론에서 다음과 같이 이 사실에 대해서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문제 시는 혀가 빨라지고 좋은 시는 그 혀를 독자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기교와 멋을 부리는 시는 좋지 않다. 고도의 은유와 상징은 독자를 확보하기 힘들다. 일상의 구문을 비틀고 구부리는 개론서 같은 시는 문제 시는 될지언정 명시 반열에 오를 수는 없다. 대중성이나 상업성 광고언어나 유통언어에 물든 시는 저널리즘의 시다. 시는 삶과 죽음의 테마 연구다. 따라서 직접적인 생체험의 가락을 몰아치지 않고는 좋은 시가 될 수 없다. 시의 운명은 결국 노래일 수밖에 없으며 포퓰리즘(대중)의 공유재산이 아니라 고독한 자의 사유재산이다.”

 

김광현 시인을 생각하고, 그의 시적 결과물들을 감상하노라면 단연코 위의 두 시인이 말하고 있는 시적 체험의 공통분모를 모두 지니고 있는 시인으로서의 행보를 잘하고 있는 시인이라고 보여진다.

그 시적 철학과 사유의 순수성이 빚은 질항아리 같은 시의 세계를 경험하기 전 김광현 시인의 고백적 대담과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장 폴 사르트르와의 말 걸기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김광현 시인이야말로 장폴 사르트의 문학관과 일맥상통하는 시 정신의 면면이 많이 엿 보이기 때문이다.

시는 산문의 폐허 위에 떠 오른다. 말이 배반이고 전달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 때에 하나하나의 말은 스스로 그 개별성을 회복하고 우리의 패배의 도구가 되고, 전달 불가능한 것의 은닉자가 된다. 그것은 전달할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산문의 전달이 실패함으로 순수한 전달이 불가능한 것이 되는 말의 의미 그것이다. 이처럼 전달의 좌절인 전달 불가능한 것의 시사가 된다. 그리고 말을 이용하는 계획이 실패하면 말의 무관심한 순수 직관이 뒤를 잇는다. 그래서 우리는 앞서 시도한 모사에 다시 부딪친다. 그러나 이것은 좌절의 절대적인 가치 인상의 더 한 층 일반적인 전망 속에서 극히 명확한 하나의 기능을 시인에게 부여한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 말을 기억하면서 김광현 시인의 시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보려고 한다. 가슴 훈훈한 시의 물결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많이 행복해 하리라.

 

 

2. 시의 여로에서 만난 참된 행복

 

21세기의 천민자본주의가 빚어내는 지독한 인간 숲에서 시와 시인들이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들라면 단연코 위로’, ‘공감’, ‘소통’, ‘자기 고백의 중요성등을 들 수 있겠다.

셰퍼드 코미나스는 그의 저서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에서 단순 글쓰기의 필요성으로서의 위로가 필요한 시간,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라. 다른 사람에게서 받는 잠깐만의 위로보다 스스로 치유되는 기적을 만날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스스로의 감정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무너진 마음을 회복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힘과 용기를 준다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엑기스로서의 감정노출’ ‘자기 희생적 경험을 드러내는 용기의 부재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김광현 시인의 작품에서는 이 모든 부재가 다시 부활하여 독자들의 심금을 자맥질하는 결과물이 되고 있음을 입증시키는 시적 가치와 의미가 모두 드러나 있어서 시의 치유력을 더하고 있다. 그 진정성과 순수성을 따라가 보기로 하자.

 

나이는 손꼽아 무얼 해

 

저토록 탐스런

오월의 장미가

세상 향해 손을 흔드는데

 

청명한 오월의 하늘을 보라

 

파아란 하늘에

아카시아 꽃등이

대지를 환하게 밝히고

 

살결처럼 보드라운 신록이

사랑을 노래하며

 

살랑이는 오월의 바람이

내 푸른 가슴에 입 맞추는데

 

나이는 세어서 무얼 해

 

이토록 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날>의 전문

 

위의 시를 보면서 데이빗 소로우와 랄프 왈도 에머슨이 노래한 사람과 자연’, ‘죽음에 대해서 생각이 났다. 위의 두 사람은 21세기의 속물로서의 인간들이 추구하다가 시대의 거품만을 양산해 내거나 썰물과 밀물에 쓸려 사라지는 허무가 아닌 초월적인 삶을 살다가 간 사유의 거장, 철학적 사유의 순례자라고도 호명할 수 있는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이 집중되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위의 시에서 김광현 시인의 시적 고백에서 이와 유사한 초()월적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요즘 사람들은 죽음이 삶에게’, ‘삶이 죽음에게에 말걸기 하는 그 발설의 수위를 가늠하지 못하고 무작정 쫒기는 삶을 살아가는데 급급해 하고 있다는데, 김광현 시인은 그 모든 편린들을 뒤로하고, 자기 초월적 삶을 시적 고백에 담아 형이상학적 삶으로 독자 그들을 인도하고 있는 이정표적 삶을 살고있는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자서에서 밝힌 바 이제 이순의 나이를 지나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가 바로 그 의지가 빚어낸 인생의 청사진인 것이다. 백세인생 운운한들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방법론적인 삶의 지향이 절실한 요즘 형이하학적 숫자적 개념에 눈먼 이들을 부끄럽게 하는 시인의 순수성, 진정성이 느껴져서 좋다. 위의 시와 맥을 같이하는 사상적 결실로서의 작품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세월의 끈을 묶고, 이제는, 빈터, 달빛, 이 밤에, 호수가 보이는 찻집에서, 사월등이 그 예다.

 

하늘끝에 피어난

한 송이 봄꽃은

 

잔인한 사월

황무지의 축복

 

환하게 웃는

생명의 용틀림

 

가슴에 요동치는

봄의 떨림에도

 

세상을 보지 못하는

허름해진 중년의

발걸음이야

 

-<중년의 사월> 1~5

 

위의 시를 보면서 중년의 중요성이 얼마나 귀한지에 대해서 귀 기울이게 된다. “중년의 위기”(짐 콘웨이),“중년의 전략”(로이드 리브),“중년의 수업”(가와기타 요시노리) 그리고 그 주변부 적인 현상들로서의 잃어버린 인간성”(알랭 핀킬 크라우트), “인간소외”(에리히 프름) 등과 같은 논제를 다룬 저자들의 사유적 결과물이 그리운 것이다. 김광현 시인은 위의 시를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시(길 떠나는 친구에게, 카페 아델라, 염원, 외로움에 대하여, 친구, 인생,」 「아모르파티, 아직, 외로움,꽃잎)들을 볼 때, 시인의 가슴 속에 켜켜이 쌓인 삶, 인생, 나이, 건강, 관계성, , 자족, 상대적 비교 선상으로부터의 탈출 등에 관한 자의적 질문과 현실 그 중심에서 절대고독의 경지를 경험하면서 어찌할 줄 모르는 자신의 내면의 세계 속에 숨어 자고 일어나는 먼 옛날 자아와의 은밀한 대화 속에서 눈물 흘리고 가슴 아파하는 순간의 연속 현상 가운데서 떠 올린 이미지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심사가 다분히 노출되고 있다. 그런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얼마 전 세상을 등진 필자의 친구가 떠 올라 잠시 글을 멈추어야만 했다. 김광현 시인의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중년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를 한마디로 말하면 가와기타 요시노리와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중년 이후, 그때야말로 남 눈치 볼 것 없이 그저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시기다. 지금껏 당신에게 그런 시기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 곧 누구의 간섭도 없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오랫동안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나만의 재미를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큰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찬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펴내는 글 _ | 4

작품해설 _ 시의 숲에서 영혼을 모종하는 시 농부를 만나 길을 묻다 - 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 143

 

1 세월의 끈을 묶고

세월의 끈을 묶고 | 12

아름다운 날 | 14

장미에게 | 15

이제는 | 16

항상 | 18

빈터 | 20

길 떠나는 친구에게 | 21

제삿날 밤 | 22

중년의 사월 | 23

달빛 | 24

아카시아 | 26

나비 | 27

어머니 | 28

비와 나 | 30

이 밤에 | 31

그리움 | 32

연가(戀歌) - 쉰 살 소녀에게 | 34

봄날이 간다 | 36

 

2 호수가 보이는 찻집에서

호수가 보이는 찻집에서 | 40

카페 아델라 | 42

염원 | 44

바람 | 46

사월 | 48

겨울산 | 50

단풍 | 52

꽃잎 | 53

강물처럼 | 54

외로움에 대하여 | 56

별밤 | 58

다시 시 쓰기 | 60

이슬 | 61

백담계곡에서 | 62

눈물 | 64

친구 | 66

별을 보며 | 68

시월에 | 70

슬픈 그림 | 72

 

3 순천만 가는 길

그렇게 떠나리 | 75

순천만의 밤 | 76

무진교에서 | 78

뻘배와 어머니 | 80

순천만 노을 | 82

순천만에서 | 84

순천만으로 가라 | 86

순천만 그리고 | 88

삼월에게 | 90

길에 대하여 | 92

인생 | 94

안개 | 95

미련 | 96

가을 소리 | 98

달 이고픈 나 | 100

그림자 | 102

노을 | 104

 

4 잠자리처럼

잠자리처럼 | 108

아모르파티 | 110

베니스의 꿈 | 112

둥지 | 114

조약돌 | 115

간이역에서 | 116

은하수를 보며 | 118

아직 | 120

외로움 | 122

선암사 흙 길 | 124

아쉬움 | 126

귀뚜라미에게 | 128

가을 | 130

가을은 | 132

겨울을 기다리며 | 134

눈 내리는 날 | 136

파랑새 | 138

골목길에서 | 140

김광현은 전라남도 순천의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고 순천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하였다.

2001년 월간문학공간에 조약돌 외 4편의 시로 신인상을 수상하여 문단에 나와 개인시집 새벽편지, 노을, 조약돌처럼을 발표하였고 임학수 시 연구5편의 논문이 있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공간시인협회 회원, 순천문협 회원, 순천문학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순천시청에서 공무원으로 퇴임하였다.

 

순천만의 밤

 

풀벌레 소리

가득한 밤

 

닻을 내린 목선에

종소리가

내리면

 

안개 드리워진

너른 갯벌에

숨어드는 외로움

 

친구처럼

무르익은 어둠이

손을 잡는다

 

고요한 갯벌에

까치발 칠게가

풍성한 밤을 홀로

즐길 때

 

어둠을 훔치는

갯바람

포구를 질주한다

 

마음 둘 곳 없는

외로운 난

전화기를 열어

낯익은 목소리를 찾는다

 

 

 

 

 

 

 

 

순천만 그리고

 

밤을 다하여

머나먼 길 달려온 까닭은 무엇인가

 

온몸 다하여

멀고 먼 반도의 끝

이곳까지 찾아온

까닭은 무엇인가

 

보라

저 잿빛 광활한 갯벌

금빛 물든 석양

창공을 나는 철새를

 

보라

무수한 갈대와 가슴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정을 나누는 생명들을

 

아침이면 눈부신 태양 떠오르고

저녁이면 황금빛 하루가 익는 곳

어깨동무한 산들

갯벌을 밟고 선 갈대

 

어여뻐라 황금빛 갯벌

아름다워라 장엄한 평화

아 순천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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