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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12-29 17:37
  •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 박광영
  • 수필in
  • 2021년 12월 25일
  • 신국판
  • 979-11-5634-976282-4-5
  • 15,000원

본문

세상이 아름다운 건 당신의 눈이 빛나기 때문

 

 

초봄이 되면 화원 앞에는 화려한 색깔과 모양으로 피어나는 꽃잔치가 벌어진다. 자태를 뽐내듯 다투어 피어나는 화초들에 비해 대부분의 야생화는 다소곳하고 청초한 느낌을 준다.

올해는 금낭화와 은방울꽃, 비비추, 매발톱 등을 조심스럽게 마당의 화단에 작은 터를 닦고 심었다. 야생화는 생명력이 길다. 외국산 봄꽃들은 대부분 일년초로 몇 개월 가지 못해 생명을 다하고 스러지는데 야생화는 숙근초로 가을까지 푸르름을 계속 보여준다. 겨울엔 줄기와 잎들이 시들어 없어지지만 뿌리는 남는다. 이듬해 봄이 오면 남은 뿌리나 땅에 떨어졌던 작은 씨앗들이 싹을 피워내는 것이다.

두 해 전에 함양에 갔었다. 전통 고택의 장독대 옆에 다소곳하게 눈길을 끄는 꽃이 있었다. 금낭화였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화단 한쪽에 심었는데 하나는 힘들었는지 활착이 더디고 힘겨워했다. 다른 하나는 잘 크면서 4월 말부터 꽃을 피웠다. 활대처럼 부드럽게 뻗은 꽃대에 복주머니 마냥 나란히 매달린 진분홍빛 꽃들이 앙증맞게 다가왔다.

나는 화려한 꽃보다는 야생화처럼 잔잔한 글을 낳고 싶다. 내가 쓴 글이 미세한 향기를 지니고 읽는 사람들의 가슴에 작은 물결을 일게 하고 싶다. 입가를 살짝 밀어 올리는 미소를 선물하고 싶다. 그러나 산문을 쓸수록 자신의 글쓰기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며 탄식한다.

가슴 아래에서 깊숙이 묵은 감정들, 살아오면서 다듬었던 생각들을 녹여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다듬이돌에 올려놓은 원고들을 열심히 방망이질해서 잘 펴야 하는데 종잡을 수 없는 사유들이 있었다. 정성이 부족한 탓이다. 여러 모양으로 장롱 속에 박혀 있던 옷들을 꺼내어 고슬고슬 말리고 싶었다. 곰팡이 슬고 눅눅한 심장을 꺼내 햇볕을 쐬어주고 싶었다.

김동호 선생님과 문우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담양의 <글을 낳는 집>에서 두 달 동안 원고를 새로 쓰고 정리하며 마칠 수 있었다. <글을 낳는 집>이 아니었다면 아무런 결실 없이 올 겨우내 혼자 떨었을지 모른다. 김규성 선생님과 사모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예기치 못했던 길을 가는 가장을 믿고 응원해주는 아내와 가족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여기에 적는다.

 

 

 

작가 프로필 · 4

 

서문 세상이 아름다운 건 당신의 눈이 빛나기 때문 · 5

 

 

1. 그들의 발자국을 찾아서

알래스카 사진사 12

제대로 가고는 있는 거야 20

그들을 따라나선 길 1 24

그들을 따라나선 길 2 34

소박함에 대한 동경 52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한다 59

시카고 문학기행에 참가하다 67

 

 

2. 텃밭지기를 꿈꾸며

나는 잡초가 아니라고요 82

기적의 사과 86

텃밭 일기 1 96

텃밭 일기 2 101

나만 이럴까 107

지리산 산행 112

선암사 가는 길 123

 

 

3. 그때 짧은 생각들

인디고서원 146

소소한 일의 기적 151

반칙왕 156

얼굴이 벌게지는 순간 161

어린 왕자를 만나러 간다 169

비극을 보는 시선 174

 

 

4. 돌의 시간

시와의 동거 182

어느 별에 관하여 186

삼단(三短)의 시인을 만나다 192

그 섬에는 바람이 있었네 200

통영 동피랑에서 204

혼불의 작가 최명희 208

 

아웃사이더나 이방인이란 단어가 던져주는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느낌을 좋아했다. 포도를 따먹지 못한 여우처럼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잔재주가 있다. 왜 포도에서 신맛이 날까.

2014, 계간 시와정신을 통해 시인으로 데뷔했고, 2019년에 첫 시집 그리운 만큼의 거리를 출간했다

세상이 아름다운 건 당신의 눈이 빛나기 때문

 

 

초봄이 되면 화원 앞에는 화려한 색깔과 모양으로 피어나는 꽃잔치가 벌어진다. 자태를 뽐내듯 다투어 피어나는 화초들에 비해 대부분의 야생화는 다소곳하고 청초한 느낌을 준다.

올해는 금낭화와 은방울꽃, 비비추, 매발톱 등을 조심스럽게 마당의 화단에 작은 터를 닦고 심었다. 야생화는 생명력이 길다. 외국산 봄꽃들은 대부분 일년초로 몇 개월 가지 못해 생명을 다하고 스러지는데 야생화는 숙근초로 가을까지 푸르름을 계속 보여준다. 겨울엔 줄기와 잎들이 시들어 없어지지만 뿌리는 남는다. 이듬해 봄이 오면 남은 뿌리나 땅에 떨어졌던 작은 씨앗들이 싹을 피워내는 것이다.

두 해 전에 함양에 갔었다. 전통 고택의 장독대 옆에 다소곳하게 눈길을 끄는 꽃이 있었다. 금낭화였다.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화단 한쪽에 심었는데 하나는 힘들었는지 활착이 더디고 힘겨워했다. 다른 하나는 잘 크면서 4월 말부터 꽃을 피웠다. 활대처럼 부드럽게 뻗은 꽃대에 복주머니 마냥 나란히 매달린 진분홍빛 꽃들이 앙증맞게 다가왔다.

나는 화려한 꽃보다는 야생화처럼 잔잔한 글을 낳고 싶다. 내가 쓴 글이 미세한 향기를 지니고 읽는 사람들의 가슴에 작은 물결을 일게 하고 싶다. 입가를 살짝 밀어 올리는 미소를 선물하고 싶다. 그러나 산문을 쓸수록 자신의 글쓰기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며 탄식한다.

가슴 아래에서 깊숙이 묵은 감정들, 살아오면서 다듬었던 생각들을 녹여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다듬이돌에 올려놓은 원고들을 열심히 방망이질해서 잘 펴야 하는데 종잡을 수 없는 사유들이 있었다. 정성이 부족한 탓이다. 여러 모양으로 장롱 속에 박혀 있던 옷들을 꺼내어 고슬고슬 말리고 싶었다. 곰팡이 슬고 눅눅한 심장을 꺼내 햇볕을 쐬어주고 싶었다.

김동호 선생님과 문우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담양의 <글을 낳는 집>에서 두 달 동안 원고를 새로 쓰고 정리하며 마칠 수 있었다. <글을 낳는 집>이 아니었다면 아무런 결실 없이 올 겨우내 혼자 떨었을지 모른다. 김규성 선생님과 사모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예기치 못했던 길을 가는 가장을 믿고 응원해주는 아내와 가족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여기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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