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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8-24 15:54
  • 고향이 뭐길래
  • 한명희
  • 해드림출판사
  • 2023년 08월 15일
  • 신국
  • 979-11-5634-551-0
  • 13,000원

본문

물에 묻힌 내 고향 분원마을(펴내는 글 중에서)

 

[내가 젊었을 때, 이사를 자주 하다 보니 우리 딸들에게서 고향이라는 마음의 안식처를 자연스레 빼앗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딸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고 있다.

내 고향은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이다. 나는 분원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고, 직장 생활도 그곳에서 시작하였다. 그래서 분원은 내 삶의 뿌리가 되었다. 그런데 한강에 팔당댐이 생기면서 촉성재배지로 널리 알려진 고향의 넓은 벌판은 물에 잠기고, 가옥은 모두 헐리었다. 그래서 고향 사람들은 각기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그 후, 고향은 쇠락하여 자그마한 마을이 되었고, 내가 고향엘 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고향이지만 나는 늘 마음에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놓고,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나 어릴 적 친구가 생각이 날 때면 가끔 고향을 찾는다. 그리고 성묘를 하기 위하여 고향을 찾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산에 오르는 것이 힘에 부쳐 마음으로만 고향을 찾고 있다.

 

나이 들다 보니 모든 일이 힘에 겹다. 이제 고향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막상 내려놓으려니까 한 가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고향 분원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를 능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일이다. 그렇지만 부족한 대로 분원 마을의 형성 과정, 주민 생활 모습 등을 내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았다. 향토사 연구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특별한 바람은 가톨릭의 정약종 성인이 분원에 살 때, 정하상 바오로 성인과 정정혜 엘리사벳 성녀가 태어났다고 하는 데, 그것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태어난 주소를 확인하여 그 터에 작은 기념비라도 하나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을 통하여 수상교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분원 마을의 발전과정과 쇠퇴 과정에서 겪었던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알아보고, 뿔뿔이 흩어진 분원 사람들이 고향이라고 찾아왔을 때 그들을 위로하고, 조선백자의 영원한 고향 분원의 발전과정과 쇠퇴 과정을 역사에 남기기 위하여 늦었지만 작은 기념관이라도 하나 마련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본다.]

 

 

어머니만큼이나 푸근하고 정겹게 다가오는 고향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를 출간하면서, ‘고향의 정서가 얼마만큼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더욱이 요즘, 세상을 흉흉하게 만든 흉기 난동 사건이나, 교사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게 한 사건을 비롯하여 나날이 일어나는 흉악한 사회적 병리 현상의 근본 원인을 이 시대의 정서 결핍으로 보는 필자는, ‘고향이나 어머니와 같은 자연적, 휴머니즘적 정서가 충만하게 되살아나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고향에 대한 정서를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는 이번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의 출간 의의를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한다.

이번 수필집 작품 가운데 호수에 잠긴 내 고향 광주 분원에서 저자가 정의하듯, 고향은 어머니만큼이나 푸근하고 정겹게 다가오는 곳이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가 팔당댐 건설로 인해 가옥이 헐리고 호수 밑으로 잠겨 그곳 사람들이 흩어지는 모습을 통해 고향과의 정서적인 연결과 이별을 묘사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는 분원의 역사적인 발전과 번영, 그리고 쇠락의 과정을 알 수 있으며, 고향의 추억들과 어린 시절의 놀이, 주변 풍경들을 회상하며 감정적으로 재생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또한, 저자는 팔당호를 통해 어두운 호수를 표현하면서도 그곳에 담긴 추억과 감정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어, 아련한 고향 정서로 공감과 감동을 전달한다.

 

 

고향에 대한 소중한 정서

 

'고향'이라는 말은 단순히 사람들이 태어나 자란 곳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추억, 나무와 바람, 가족과 함께 보냈던 시간, 그리고 그곳에서 배운 삶의 교훈을 모두 담고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고향에 대한 정서는 그저 과거에 머무른 추억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는 감정의 한 축이다.

고향은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공간이다. 어린 시절, 우리는 나무와 꽃, 돌과 물을 만질 수 있었다. 자연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곳과 교감할 수 있었다. 고향의 나무들은 높게 솟아올라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고, 우리에게 그늘을 제공해주며 우리를 보호해 주었다. 그런 나무들 아래에서, 우리는 눈부시게 웃으며 친구들과 뛰어 놀았다.

 

그리고 고향은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가족은 고향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 고향에서 함께한 시간은 아무리 바쁘거나 어려운 일상 속에서도 따뜻함을 준다. 부모님의 따뜻한 포옹과 함께한 저녁 식사, 가족과 함께 즐긴 축제와 행사들은 모두 고향의 소중한 추억이다.

그러나 고향은 때로는 멀리 떠나온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는 곳이다. 지금은 도시의 속도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때때로 그 속도에 지치고 힘들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고향을 떠올린다. 고향의 정서는 언제나 나를 위로해 주며, 삶의 균형을 찾게 해 준다.

고향에 대한 정서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삶의 근본이자, 가장 진실된 감정이다. 고향의 추억을 가슴에 담고, 그 정서를 품고, 우리는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고향이 주는 따뜻함과 애정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그것을 기억하며 살아가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번 한명희 수필집 고향이 뭐길래에는, 현대를 삭막하게 살아가는 우리게에 특히 고향에 대한 소중한 정서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의 말 : 물에 묻힌 내 고향 분원마을 | 4

 

1. 기름집 아들

어린 영혼 12

기름집 아들 16

빛바랜 사진첩 20

흰 고무신 25

생일맞이 성묘 30

외로운 섬, 아버지 35

 

2. 달빛의 신비한 치유력

시간이 오고 가는 것인가 42

총죽지교(葱竹之交) 44

환경미화원 식사 초대 49

달빛의 신비한 치유력 54

그림자를 집에 두고 산에 간다 59

그러려니 그냥 받아들이세요 63

 

3. 호수에 잠든 내 고향

고향이 뭐길래 70

호수에 잠든 내 고향 광주(廣州) 분원(分院) 75

물에 묻은 내 고향 분원 78

팔당호에 묻힌 소내 나루 82

원두막을 팔당호에 묻고 87

우천도(牛川圖)와 소내(苕川) 92

분원리 사옹원 감관 선정비 97

내 고향 분원(分院)과 하재일기 102

 

4. 개밥지기

드러누워 보는 세상 111

참을 걸, 베풀 걸, 즐길 걸 115

하늘을 보라! 120

개밥지기 125

배꼽 129

어처구니 있다 135

보리 풋바심 139

144

 

5. 다시 서 보고 싶은 교단

조는 학생, 자는 학생 151

무너지는 교권, 흔들리는 학교 155

매를 맞겠다고 합니다 160

십자인대 파열 사건 165

선생님, 정년퇴임 하셔야죠 170

다시 서 보고 싶은 교단(敎壇) 175

 

6. 임종체험

가상 유언장 181

() 센터 185

안락사(安樂死) 190

고독사(孤獨死) 194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98

임종(臨終)체험 203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1939년생)

분원초·성동고·성균관대 졸업, 경희대·연세대 교육대학원 수료

분원조·분원중 교사, 가원중·영등포고 교장

서울시 교육연구원장·학생교육원장

문교부 윤리편수관(연구관사회과학 편수관(장학관편수국장

강원대, 동국대, 성균관대, 동덕여대 강사. 용인대 겸임 교수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 상임 부회장

, 구리문인협회장·서울교원문학회장·월간 문학저널편집위원

월간 문학저널마음을 여는 수필146회 연재(2007~2021)

, 경기도문인협회·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석류장, 홍조근정훈장 수훈

경기도문학상 본상, 좋은문학 문학상 본상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공감낭독경연대회(2016) 대상 수상

 

* 수필집 : 드러누워 보는 세상,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하늘을 보라, 개밥지기, 보리 풋바심

* 수필선집 : 어처구니 있다, 고향이 뭐길래

* 시집 : 배꼽,

 

 

시간이 오고 가는 것인가

 

우리는 누구나 시간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그 시간은 보이지도 않고 볼 수도 없다. 도리 없이 마음으로 시간을 보고, 시간의 흐름을 깨닫고, 시간의 길이를 재단한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바람 한 점 없는 여름날, 할 일 없이 앉아 있으면 그 하루는 참으로 지루하고 길다. 말 그대로 일각(一刻)이 삼추(三秋)와 같다.

영화를 보면 일 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파란 잎이 돋아나고, 누렇게 보리가 익어가고, 단풍이 울긋불긋 산하를 수놓고, 하얀 눈이 파란 솔가지에 소리 없이 내리면 일 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참으로 일 년은 짧다.

어린아이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어놓고, 젊은 청년이 스포티(sporty) 한 차림으로 강가를 힘차게 내닫고, 노인이 강가에 서서 지는 해를 배웅하는 모습이 보이면 수십 년이, 일생이 찰나처럼 지나간다.

그래서 나는 하루는 길고, 일 년은 짧고, 일생을 찰나와 같다.’라고 주장을 할 때가 있다. 시간의 존재는 물론 시간의 흐름, 시간의 길이는 느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시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도 하고, 시간에 길이와 흐름이 있다는 사실을 관념적 오류라고 지적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시간이 오고 가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오고 가는 것인가?’라는 의문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시간은 영겁의 세월 항상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데, 인간들이 흘러가면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간을 향하여 오고 간다고 하는 게 아닌지, 마치 강물이 흘러가면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을 보고 흘러간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혼란스럽다.

시간이란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가, 시간이 존재한다면 제 자리에 머무른 것인가, 아니면 흘러가는 것인가, 그 흐름에 따라 인간의 노화(老化)가 이루어지는 것인가? 시간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녕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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