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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9-06 13:36
  • 쓰다 달다
  • 수풍동인
  • 해드림출판사
  • 2023년 09월 03일
  • 신국
  • 979-11-5634-555-8
  • 15,000원

본문

헐렁함의 품격

 

글을 쓴다는 것도 결국 척박한 세상 속에서 독자를 향해 가며 라는 점과 불특정 다수의 점들이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는 작업이 아니겠는가. 이미 수풍안에서 이어진 여섯 개의 점들이 나와도 새롭게 연결이 되었다. 여섯 점들은 또다시 세상의 다른 점들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집필에는 정년이 없다. 삶이 다 하는 그날까지 쓰고 또 쓰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글과 함께 당신들의 내면도 성장하시기를. 자신의 글이 확장될 때마다 세상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보람과 감사함이 그대들의 가슴에 넘칠 것이니. _민혜

 

 

수풍동인의 글들은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면서 시대를 보는 자신의 세계관과 변화되어 가는 내면 풍경을 과감하게 문학적으로 드러내어 새 시대적 가치에 적응하려는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시대적, 문학적 요구를 견인해 내고 있다는 차원에서 의의가 크다. 전통과 현대성을 껴안고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가 가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글이나 인식 구조로서의 문학적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고, 더하여 재미까지 확보하고 있으니 금상첨화라 하겠다. _권대근

 

 

 

수필은 시와 마찬가지로 자기 고백의 양식이어서 그 사람이 잘 읽힌다. 여섯 분의 문장을 틈틈이 읽어가면서 어느 곳인가에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느 분과는 유럽의 도시와 숲 속에, 어느 분과는 공연장 옆자리에, 어느 분과는 카페 앞자리에, 어느 분과는 나무 아래서 다정하게 앉아 있는 듯했다. 한 분 한 분 문장을 모두 다정하게 안아드린다. 수필을 많이 읽고 써서 운명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란다. _공광규

 

 

수필은 헐렁한 문학이다. 헐렁한 멋이 있다. 여백이 있는 풍경화다. 어떤 재료로도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품이 넉넉한 그릇이다. ‘로 시작해 우리가 되는 과정, ‘우리로 시작해 를 살피는 수필은 한발 물러서서 보이는 삶의 풍경이다. 심연의 우물에서 혼자 긷는 독백이며 공감으로 소통하는 따뜻한 언어다. 헐렁함의 품격이다.

수풍동인(隨風同人), 여기 살아가는 모습이 곧 수필 풍경인 여섯 사람이 모였다.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이명지 수필창작반에서 함께 공부한 인연으로 동인을 결성하고 이번에 첫 책을 묶게 됐다.

화가 에곤 실레는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도 많고, 앞으로 훌륭할 사람도 많겠지만, 나는 나의 훌륭한 점이 제일 마음에 든다. 고 했지만 나는 우리 낭만적 동반자인 수풍동인들이 제일 자랑스럽고 기대된다.

수풍동인들의 첫 책을 위해 흔쾌히 응원 글을 써주신 민혜 수필가님, 권대근 문학 평론가님, 공광규 시인님께 감사드린다. _이명지

 

 

 

 

 

 

 

서문 _ 헐렁함의 품격 4

 

이명지 _ 스승, 오창익을 만나다 11

 

초대 수필 술 익을 때 더 그리운 당신 18

 

전혜경 _ 언제까지 살아야 안 미안할까 33

동지 38

일 자체가 남을 돕는 것 43

즐거운 나의 집 48

초행길 53

통제 구역 57

지레짐작 63

희망의 상징 68

행복하게 사는 법 74

 

이수진 _ 그 처녀의 맷돌짝 81

헤이, 부라더 86

끌림과 당김 91

내가 대신 싸워줄게 96

요즘 연애 102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 106

정상 참작 112

그냥 들이대 118

가면을 벗고 123

 

서희정 _ 나의 스승과 피아노 131

외간 남자 136

인생 연주 141

공기청정기 149

사람 백신 154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158

늙은 호박 라떼 164

인어공주의 세상 168

 

손병미 _ 우물에 빠진 아이 177

소풍 181

그때는 몰랐다 185

기회 189

나도 남자 있다 193

독일에서 만난 남자 199

나를 위한 밥상 204

소꿉놀이하고 싶은 나이 209

난 바람이 좋다 214

허용되는 사이 219

 

이원환 _ 점과 점선 225

단풍나무 그늘 아래서 230

증기기관차와 캐딜락 236

3% 문화비 243

1분 주례사 248

작명례 253

이별이 준 선물, 마라톤 258

시간 없다 말 못해 264

나이가 들면 왜 시간이 빨리 가는가 270

 

최석호 _ 다시 연애를 시작했다 277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281

신의 미끼 286

누가 나를 아는가 291

깊은 인연 296

바람 300

손이 가면 마음도 따라간다 304

 

발문-민혜 _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308

 

전혜경

신촌 세브란스병원, 요양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1991년 월간 <문학공간> 등단.

1994년 한국통신 공모전 밀레의 만종같이입선.

현재, 한국문인협회, 창작수필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

 

이수진

2021년 가을 <창작수필> 등단.

현재, 창작수필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

 

서희정

서울대, 동 대학원 졸업.

2021년 겨울 <창작수필> 등단.

현재, 창작수필문인회 회원,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

 

손병미

2022년 여름 <창작수필> 등단.

수필집 in Jeju

현재, ()한국산림문학회, 창작수필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

 

이원환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현대차 그룹 임원, 인지 / 평화그룹 CEO 역임

2022<창작수필> 등단.

현재, ()앤이에스 / 대표이사

창작수필문인회, ()한국산림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

 

최석호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2023년 봄 <창작수필> 등단.

현재, 사단법인 e-아름다운동행 이사, 가구라인 대표,

창작수필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

 

 

시차가 무색할 만큼 잘 자고 눈을 떴다. 어제 늦은 밤, 깊은 어둠 속에서 만났던 숙소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나를 백설 공주로 착각하게 했다. 왼쪽 창을 통해선 넓은 초지가 시원하게 보이고 뒤편 창을 통해선 소나무 숲이 보였다. 넓은 마당에는 사과나무 몇 그루가 있고 금방이라도 일곱 난쟁이가 튀어나올 것 같은 작은 집이 두 채나 있었다. 남편과 동행하여 날아온 독일에서의 첫 아침은 마치 동화 속 같았고, 모든 세포가 깨어나는 듯 아름답고 활기차 신이 났다.

오랜만에 맛보는 갓 구운 독일 빵과 커피 덕분에 한껏 마음이 들뜬 나, 오늘은 혼자 기차를 타고 지인을 만나러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날이다. 서둘러 도착한 역에는 선로만이 길게 누워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시골 기차역에 서 있으려니 용기가 필요했다. 낯섦의 시작은 입김이 뿜어 나오는 차가운 공기와 덩그러니 혼자 서 있는 표 파는 기계와의 대면이었다. 그렇게 고독한 기차 여행 끝에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하여 예전에 함께 노래했던 합창단 지휘자 선생님을 만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반가움만큼이나 파란 가을 하늘 아래에서 한국인 건축가 이은영의 작품인 시립 도서관에 갔다. 하얀 벽면이 나까지 창백하게 만드는 듯도 했지만 멋진 공간 활용은 역시 상을 받을만하다는 인정을 하게 했다. 탄성을 지르게 하는 벤츠 박물관에도 갔다. 지금은 흔하디흔한 것이 자동차지만 그 옛날의 차들은 뮤지엄에 전시될 만큼 가치가 있는 예술품이었다. 그 크기와 색감에 놀라며 차의 역사와 함께한 세계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보다가 나는 살짝 시간이 길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는 것인지, 예매한 기차 시간을 3분 지난 후에야 기차역에 도착했고 선로는 텅 비어 있었다. “뭐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 시간과 돈이 더 드는 만큼 경험도 쌓이겠지. 그거면 됐지.”라며 개폼을 잡았다. 다행히 추가되는 요금없이 다음 기차 편을 예약하고, 물 한 병을 사서 마시며 천천히 역을 구경하며 다녔다. 여기까지가 나의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마치 태풍 전야처럼 평화롭게 말이다.

환승을 한번 해야 하는 다음 기차를 타고 안내 전광판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안내 멘트와 함께 갑자기 사람들이 내리는 모습이 당황스러웠다. 이 기차는 취소되었고 삼 번 플랫폼에서 다른 기차를 타라는 뜻인 것 같았다. 황급히 안내센터로 갔지만 줄이 너무 길었다. 딱 한 곳뿐인 매표원이 있는 창구도 줄이 길고, 기차는 곧 떠날 것 같고. 조급한 마음에 일단 기차를 탔다.

두리번거리다 여행객이 아닐 것 같은 모습인 넥타이를 매고 있는 신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나의 목적지까지 가는 기차인지 물어보니 갈아타야 하는 환승역 이름을 알려주었다. 혹여나 내가 지나칠까 두려워 종이를 내밀고 역 이름을 써달라고 했다. 그 종이를 쥐고 역 이름을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머릿속에 저장했다. 신사는 좋은 여행 하라며 떠나가고 나는 전광판에 눈을 고정하고 앉아 있는데, 마음이 이상하게 싸했다.

꽤 많은 역을 지나왔는데 싶어서 스마트폰을 켜고 노선 검색을 하려다 보니 남은 배터리가 19%에서 14%가 되더니 금방 9%로 떨어져 버렸다.

_본문 손병미 나도 남자 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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