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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3-09-06 13:39
  • 쭉정이의 반란
  • 이운순
  • 해드림출판사
  • 2023년 09월 03일
  • 신국
  • ISBN 979-11-5634-556-5
  • 15,000원

본문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의 교직

순간순간의 삶에 성실하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자 하는 각고의 작업을 우리는 자아 성찰이라 한다. 수필을 원숙한 인생의 문학이라 하는 소이도 여기에 있다. 인생 저편에서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 사상을 관조하고 거기에서 얻은 지혜를 주제로 수필화했다는 것은 수필의 교훈성과 효용성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수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한 작가의 성장에 대한 개인사적인 사실만이 아니다. 잊고 있거나 잊혀 가는 것에 대한 향수와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생명 주의에 대한 발견과 인식이라는 측면에서 애향적인 소재의 발견은 의의가 있다고 보겠다. 또한, 이운순의 수필들은 소중한 인연의 끈으로 묶고 있는 작가의 아름다운 포천 사랑이 질펀하게 녹아 있어 감동을 준다.

 

프롤로그 - 쭉정이, 반란을 꿈꾸다 | 4

에필로그 | 218

작품 해설 - 이운순의 수필세계 바이오필리아와 토포필리아의 교직

_권대근(문학평론가,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 221

 

1_ 나의 봄은 ing

슬픈 해바라기 14

반쯤 비우며 살자 19

그 후로도 오랫동안 24

나의 봄은 ing 29

어떤 경고 34

달팽이를 애도하다 38

나의 봉당 43

장미주점 47

나이에 물들다 52

 

2_ 기도

반면교사 58

Replay 신토불이 63

오스트레일리아의 가평 68

목수 73

기도 79

아기 새, 여인이 되다 83

풍경(치숙의 미소) 88

다정도 병이런가 92

마음의 두께 97

굴레 101

 

3_ 꿈 한 자락

108

114

119

꿈 한 자락 124

마지막 선물 128

크루즈 소동 133

세 시간 오십 분 138

아르모니아호의 밤 143

청설모가 있는 풍경 148

정읍사, 그 여인을 꿈꾸다 153

 

4_ 아버지와 제비

쭉정이의 어린 날 159

짝을 만나다 165

삼 남매 171

손거스러미 176

아버지와 제비 180

송산댁 아주머니 186

본향 전주를 가다 191

이별할 것에 대하여 196

또 한 해가 간다 201

이탈리아 기행, 수박 겉핥기 206

 

 

경기 포천 출생 / 한국방송대 국문과 졸업

 

2008 계간 에세이문예수필 등단 / 월간문학163호 동화 등단

 

) 한국문인협회 문인권익옹호위원

본격수필 에사모 이사

정독수필, 달포수필, 청향문학회 회원

4회 청향문학상

15회 에세이작가상

8회 본격수필토론회 대상

문인협회 경기지회 공로상, 국회의원표창 외 다수

2016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해드림출판사

2020 경기문화재단 선정 향기는 바람에 섞이지 않는다해드림출판사

 

2023 쭉정이의 반란해드림출판사(포천 문화관광재단 포··당 사업선정

뻔히 알면서도 맥없이 빠져든다.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늪인가. 넋을 놓고 앉아 헤어날 줄 모르니 보는 이의 시선이 곱지 않다. 어디 곱지 않은 게 시선뿐이랴, 무슨 못된 짓을 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아차리모컨을 바쁘게 돌리지만, 기어이 남편에게서 또 야?’ 결국 한 소리를 듣고 만다.

남자들이 스포츠 채널, 뉴스 채널을 선호한다면 보통의 주부들은 드라마 채널 쇼핑 채널을 좋아하리라. 쇼핑 채널은 왠지 귀가 얇은 내가 봐서는 안 될 것 같고, 축구 야구 빼고는 한 팀이 몇 명인지도 잘 모르니 only 미드 채널 영화 채널만 고집한다. 마음 놓고 나다닐 수 없는 시절이니 TV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렵다. 주부의 본분을 망각할 지경은 아니지만, 핀잔을 들어가면서도 쉽게 끊지 못하는 미드 굴레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바보상자에 몰입해 울고 웃는 아내가 철부지 아이 같은가 보다. 헐렁하게 시간이 남는 건 그렇다 치고 노트북 앞에 앉아 글 작업을 할 때도 티브이를 켜는 버릇이 원죄다. 남들은 자기계발을 꾀해 남는 잉여시간을 알뜰히 활용한다는데 나는 대체 왜 이럴까. 집중력 방해 요인이 분명한 나락에 자청해서 빠져드니 대책이 없다.

주부의 본분도 글 짓는 일도 뒷전일 만큼 한 번씩 빠져드는 건 맞다. 혹시 내 입장 내 고집만 내세우는 걸까. 그렇다고 삼십 수년 함께 산 아내를 한심한 시선으로 바라보다니 그런 남편의 메마른 감성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부부의 취미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집중하고 몰입해도 모자랄 지경에 TV 소음을 음악처럼 들으며 자판을 두드리니 빈번하게 수정하느라 Delete 키와 Backspace 바를 눌러대니 딱할 노릇이다. 처음 볼 때는 자막을 보고, 두 번째는 연기를 보고, 세 번째라야 비로소 편안하게 감상한다는 어떤 이의 말처럼, 자막 읽으랴 배우들 연기 보랴, 스토리 이해가 더딘들 어떠랴. 자칫 이해도가 떨어질 상황이라도 감정이입은 누구보다 빨라 배우보다 먼저 울고 배우보다 먼저 웃는다. 신기하지 않은가.

미드 채널의 시리즈물 중에서도 과학 수사물, 추리물, 감동이 오래 남아 한동안 가슴 설레게 하는 시리즈물도 좋아한다. 우리와는 정서도 다르고 개인주의와 개방적 사고가 팽배한 그들의 삶에서 사람 냄새 풍기는 장면을 만나면, 따뜻한 동료애에 반하고 직업정신과 사명감으로 발휘되는 인류애에 놀란다. 복잡하고 미묘한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아 놀라고 담백하고 자유분방해 보이는 미국 사회가 우리 삶과 닮아있어 또 놀란다.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이즈음 유색인종 차별을 다룬 두 편의 영화 히든 피겨스그린 북이 내게 깊은 파문을 던져주었다. 그 감동의 굴레에서 나는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영화평론가의 나사 유리천장을 깬 흑인 여성들의 감동 실화라는 영화평이 딱 맞는 여성 영화 히든 피겨스는 그 시대 숨겨진 영웅 세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다.

뛰어난 능력의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 천재적인 수학 능력자 캐서린 존슨, 흑인 여성 최초 NASA 엔지니어 메리 잭슨, 이 세 명의 흑인 여성은 인종차별과 불의, 편견에 맞서 싸워 이겨낸 여성 전사들이다. 영화 첫 장면에서 자동차 엔진 고장으로 멈춰선 세 여인의 출근길, 그들에게 의혹의 눈길로 다가온 백인 경찰은 이들이 제시한 NASA 사원증을 확인하고 놀란다. 백인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나사로 향하던 그녀들의 출근길 해프닝은 감동의 예시였다. 나사 안에 유색인종 차별이 만연해 백인 직원이 쓰는 커피포트도 사용할 수 없고,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그들과 같은 화장실도 쓸 수 없다. 유색인종 화장실을 찾아 800M나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내 달리던 극중 캐서린을 보며 나는 그녀의 방광이 걱정될 정도였다. 그녀가 자리를 자주 비우는 것에 대로하던, 상관 리차드 기어가 뒤늦게 하루에도 수차례 유색인 화장실을 찾아 먼길을 다녀야 했던 연유를 알게 된다.

_본문 굴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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