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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3 18:17
  • 골동 천일야화
  • 김대하
  • 해드림
  • 2012-11-30
  • 신국판
  • 978-89-93506-56-3
  • 13,000원

본문

펴내는 글

나를 살 찌웠던 밭
이 이야기를 들려 드리게 된 동기는, 지난 2009년 10년간의 강의를 끝내고 교단을 내려온 뒤, 고도자기 감정서로서 한국 최초의 연구서적인『고미술 감정의 이론과 실기』를 탈고하면서 많은 지인의 권고로 좌충우돌, 동분서주하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골동품 이삭 줍고 다니면서 경험했던, 좋고 나빴던 숨겨진 이야기들의 보따리를 풀어보라는 요구에 따라 우선 서른 꼭지와 그 사이 사이에 고미술에 대한 토막지식 다섯 꼭지를 끼워 세상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마음으로「상권」으로 묶어 보았다.
이 책 내용은 술판에 떠돌아다니는 근거 없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필자가 직접 체험하고 눈으로 본 실화들임을 밝혀둔다.
필자가 1965년 고미술 시장에 첫발을 디디면서 선배들한테서 들은 첫마디가“지금 다 쓸어 먹고 없는 이삭줍기하는데 뭘 먹을 게 있다고 이 바닥에 들어왔느냐.”라는 핀잔이었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니고서 새로 입문하는 후배들에게 십 년 전 선배들한테서 들었던“지금 다 쓸어 먹고 없는 이삭줍기하는 판국에 뭘 먹을 게 있다고 이 바닥에 들어왔느냐.”라는 말을 그대로 전하게 되었다.
내게 이 말을 들은 후배는 그 후 새로 입문하는 신입 상인들에게 아마도 똑같은 말을 하였을 것이고, 지금도 그와 같은 말을 듣는 신참들도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삭줍기하는 밭에 뛰어들어 좌충우돌 부지런히 설치고 다닌 덕분에 일반인들이 모르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었고, 이삭들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찌들은 내 영혼도 치유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내 삶이 한층 살찌게 되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 하나, 이삭줍기 밭 한가운데 우뚝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나를 살찌웠던 이 밭이 언제인가부터 무지와 거짓으로 오염되어, 허위가 참이 되고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여 활개 치는 그런 위선자들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는 비상식적 현실이 비단 이 고미술 시장 바닥만이 아닐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내 삶의 고향과도 같은 이 바닥이 아무렇게나 무질서 속에 내팽개친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고 한다. 이 말은 삼척동자라도 그 뜻을 알고 있을 정도로 입으로 외우기는 쉬운 말이나 실천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통계상 운전 면허증을 받고 삼 년이 지나기 전에 교통사고를 내는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입문한 지 채 십 년도 안 된 설익은 골동장이가 골동에 대한 참된 가치도 아직은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마치 천하제일인 양, 시장 바닥을 휘젓고 다니며 흙탕물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륙 년 정도 도서관에서 몇 권 책을 끼고 살았다고는 하나 실물 경험이 미미한 일부 공부하는 사람들이 이 바닥 최고의 권위자 행세를 하며 설쳐대면 그것이 통하는 바닥이 바로 이 바닥, 이 사회이다.
우리 모두 ‘익은 벼’의 교훈을 되새겨 볼 일이다. 사람은 지식이나 학문의 성취도에 앞서 인간 수양이 우선 되어야 한다.
책에 없는 것이 장바닥에는 있고, 장바닥에 없는 것이 책 속에 있으므로 선비든 상인이든 수집가든 언제나 보고, 듣고, 읽고 하는 배움과 더불어 수양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당부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
만약 독자들이 이 이야기가 재미있어 나머지 이야기들도 마저 듣기를 원한다면 못다 한 다른 서른 꼭지 정도의 이야기를 묶어 다음「하권」으로 엮어 볼까 한다.
2012년 8월 김 대 하

펴내는 글

첫 번째 꾸러미

1960년대의 인사동 골동 시장 풍경 12
변조된 남송백자에 얽힌 기막힌 이야기 19
추석날의 가짜 금관 이야기 31
*덤으로 끼어들기 하나 _한국 고미술 시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39
가짜 이도차완[井戶茶碗]의 억지 판매 52
친구를 속여 먹은 부도덕한 교수님 58
도굴꾼 집에서 청자매병 흥정 도중에 발생한 사망 사고 66


두 번째 꾸러미

믿었던 친구의 배신행위 78
「案圖겚驥(안도색기)」의 교훈 93
낙산 현(洛山縣)의 호랑이 굴 100
*덤으로 끼어들기 둘 _감정 기구의 존재 가치 108
분청사기 철화 삼엽문 앵무 잔 112
소정 변관식(小亭卞寬植) 산수도 변조 이야기 119
국보로 지정되었다가 취소된 위조 귀함별황자 명(갋艦別黃字銘) 총통 사건 123


세 번째 꾸러미

영천 해안사(지금의 은해사) 옛터에서 발견된 청동제 보현보살 상 130
프랑스 니스까지 간 원정 감정(분청사기 음각 거미 무늬 편병) 139
도록에 수록된 작품이라 해서 모두가 진품이고 명품은 아니다 144
*덤으로 끼어들기 셋 _공예품으로의 도자기 151
도둑맞은 도자기가 내게 다시 팔려온 사건 154
교묘한 사기 수법(해저 유물의 위조 방법과 처분 방법) 160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단 두 점의 청자 168


네 번째 꾸러미

토기 녹유 인화 안상문(眼狀紋-개구리 눈알무늬) 목 긴 항아리[長頸壺] 180
국제 미술품 경매장 이야기 Ⅰ 187
_청화백자 보상화문 접시의 고가 경매가 미주 교민사회에 미친 영향
(주 : 內藤匡의『古陶磁の科學』내용을 중심으로)
국제 미술품 경매장 이야기 Ⅱ 205
_고려 시대 제작된 수월관음도 (낙찰가 - 1.600.000$)
*덤으로 끼어들기 넷 _청화안료(산화 Cobalt. CoO)에 대한 토막상식 215
국제 미술품 경매장 이야기 Ⅲ 219
_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미술품 경매장에서 생긴 일
국제 미술품 경매장 이야기 Ⅳ 229
_쾰른 경매장에서 생긴 일
중국은 로또 시장이 아니다 239


다섯번째 꾸러미

운보 부엉이 그림 가리개 위작 소동 254
*덤으로 끼어들기 다섯 _완전품과 하자(瑕疵)품 266
계룡산 밭이 터졌다 268
필리핀의 국제 게으름뱅이 그룹과 화란인 요트에서의 해저유물 감정 276
세계 청년 학생 축전을 위하여 희생된 조선백자 284
방콕 짜뚜짝 주말 시장의 유리구슬 293
올챙이들의 좌충우돌 299

靑史堂 金大河

.동아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법학대학 대학원 공법학과 수료
.사단법인 한국고미술협회 회장 역임
.고미술상 ‘청사당’ 경영
.경기대학교 전통예술대학원 대우 교수 역임
.국립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강사(현재)
.한국고미술감정연구소 지도교수(현재)

*누가 중국에서 어떤 것을 얼마에 사 와서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들이 전국 고미술 시장에 퍼지면서, 너와 나뿐만 아니라 앞집 고양이도 뒷집 강아지까지도 중국행 비행기를 탔다. 나도 고양이 행렬에 끼어 북경, 심양, 연길, 단동 등지에 가 보았다. 그러나 골동품 구매만을 위하여 간 것은 아니고, 사고 체계가 잘못된 어느 친구 제안에 부화뇌동하여 그가 창업한 공장에 상당액을 투자하였기 때문에 수시로 들락거리게 되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듯이 나 역시 골동을 취급한다는 이런저런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는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사람들로부터 전화도 받게 되었고, 때로는 숙소에 방문 받기도 했는데 이들로부터 서울의 누구누구 아느냐, 대구 누구누구 아느냐, 어디 어디 누구누구 아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많이 받게 되었다. 마치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나이 든 놈 어린놈 할 것 없이 만나는 사람마다‘헬로! 웨어 아 유 캄 프름?’ ‘왓 유어 네임? 하우 올드 아 유?’에서 시작하여 아는 단어는 총동원하여 불심검문을 하는 것처럼 누구 아느냐 누구 아느냐 하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그 중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러냐 하고 물어보면 다음 말이 참으로 가관이다. 그 사람이 한국 골동 계에서 자기가 최고라는데 사실입니까? 하고 묻는다. 그 중 내가 아는 사람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_‘교묘한 사기 수법’ 중에서



*이 장사는 본래 비밀스러운 장사가 되어서 선배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듣는 말이 무거운 입을 요구받는 일이었다. 만약 입이 가벼워 여기저기에 나불거리면 믿을 수 없고 신의 없는 놈이라는 딱지가 붙어 다닌다고 들어왔다.
“네, 잘 알겠습니다. 그 점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부산에 돌아와서 당시 부산 제일 수장가로 알려진 모 치과의사 에게 상의해 보니 그때까지만 해도 잘 알려져 있지도 않은 올챙이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허긴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내 말을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고대 어느 철학자가 이렇게 말했다지. ‘너 자신을 알라!’그래 내가 나 자신을 알아야지 기껏 천 원 이천 원짜리 사금파리나 들고 다니는 주제에 십만 원이라니, 하늘이 내려다보고 웃고 있을 일이었다.
이삼일 혼자 고민하다가 전주행 기차를 탔다. 입을 열지 않기로 단단히 약속한 터라 다른 동료 상인들과 의논할 수도 없었으므로 혼자 낑낑거리다가 포기한다는 뜻을 통고하기 위해서였다. 그냥 전보로 포기한다는 연락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제 갓 출발한 올챙이에게 돈 벌 기회를 주셨는데 전보 한 장 덜렁 치는 것으로는 도저히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_‘운보 부엉이 그림 가리개 위작 소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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