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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공모전 테마수필 제3회 독후감 수상작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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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713회 작성일 19-11-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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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感)의 숙성도에 대하여



오래된 와인이 더 좋은 술인가. 이는 제한적 정답일 뿐이다. 적절한 온도와 여타의 조건들이 충족된 상태에서 보관된 와인이어야만 명품이다. 그렇지 않다면 와인은 식초로 변할 것이다. 사랑도, 첫사랑도 이와 같다. 보관방법과 그 기한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는 말이다. 첫사랑은 과연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인가. 그렇지 않다. 결혼적령기에, 현실적 토대가 적절한 시기에 누군가와 첫사랑을 시작했다면 거의 대부분 결혼했을 일이다. 물론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스키마(schema) 이론에 의하면 인간이란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들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편집하고 각색해낸다고 한다. 이런 배경지식에 의한 결과물은 본래의 사실과 상당한 차이를 가질 수 있다. 또한 방어기제에 따라 다소 아름답게 포장하기도 하고 과거에 대한 자만심이 첫사랑을 윤문하기도 하겠다. 이런 심리작용의 결과물이 첫사랑의 기억이라 한다면 너무 비정한가. 이론이 그렇다는 말이다. 삶의 더께를 하나하나 걷어내면 맨 아래 희미하게 남아있을 첫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도, 슬프기도 한 초벌그림이다. 얼마나 많은 배접(褙接)이 그 위에 더해졌느냐 하는 개인차는 각자의 몫이겠다.



독후감(讀後感)이라는 명제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남들이 농사지은 포도를 보고 자신의 포도를 내민다면 이건 독후감과 거리가 있다. 드림팀의 공모전이 <‘첫사랑’을 읽고 자신의 사랑을 말해보시오>라는 주문은 아닌 까닭이다. 그 포도들을 보고 포도주를 내밀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와 비슷한 글을 선택하여 사후번안 같은 사연을 소개한 경우도 엄밀히 독후감이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하여 책 속 이야기들과의 공명도 소중하지만 독자 자신만의 발효와 숙성에 따른 글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른바 ‘感의 숙성도’를 심사기준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독자의 사연과 솜씨에 심사위원이 호감을 가졌다면 그건 수필 공모전이 된다. 따라서 자신의 글이 구성이나 표현방식 등이 뛰어나다는 말을 듣곤 했는데 왜 선정되지 못했을까 의아한 분들께 낙담하시지 말라는 염려도 여기 보탠다.



대상은 도선미의 ‘뒷모습’을 선정하였다. 도선미의 글은 찰기가 있고 본문의 사연들을 자신만의 삼투막으로 걸러 받아들이는 자세 또한 독후감의 특질을 잘 파악했다고 하겠다. 문장의 장단도 적절히 안배하는 솜씨가 있다. 대부분이 자신의 첫사랑을 마치 수기처럼 기술하는 바람에 더욱 도두보이는 글이었다. 도선미와 끝까지 견준 글은 강호선의 ‘첫사랑의 한’이다. 이 글 또한 흠결 없이 탄탄했지만 본문의 흐름에 편승하여 자신의 감상을 펼쳤다는 측면에서 아쉽게도 금상에 머물게 되었다. 이는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오롯이 자신만의 포도주를 내밀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밖에 은상은 우미영의 ‘첫사랑, 그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선정했다. 본문을 이용한 글쓰기이지만 적재적소에 자신의 색깔로 치환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마지막으로 동상은 이미애의 ‘첫사랑은 봄날에 내리는 눈과 같아서’에 모아졌다. 여타 글들과 충분히 어깨를 견줄 내공이 있으나 글의 흐름이 다소 단속적이라는 면에서 동상에 낙점되었으니 자신의 글솜씨를 평가절하하는 일 없었으면 한다. 수상권에 들지 못한 응모자들께는 첫사랑의 뒤란으로 돌아가 보는 계기를 드렸으니 이 또한 아름다운 상 아닌가 한다.



이상과 같이 심사를 마치며 우리 필진들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한자어휘를 능란하게 부려쓴 사람들에 대한 대필의혹에 낙담했고 독자제위의 꾸준한 관심과 손색없는 글솜씨에 고양되었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능란한 글은 왠지 진실일까 하는 의구심 때문에 감동이 덜하게 마련이다. 첫사랑처럼 다소 서툴더라도 진정성이 스며있는 글에 사람들은 공감하곤 한다. 앞으로도 테마수필은 독후감 공모전을 지속할 계획이다. 응모자께서도 이 점을 항상 염두에 두면 분명 좋은 결과 있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필진 모두의 마음을 모아 독자제위께 감사인사 올린다. 그 보답은 좋은 글로 지속하겠다.



대상 : 도선미 [뒷모습]

금상 : 강호선 [첫사랑의 한]

은상 : 우미영 [첫사랑, 그 바람이 불어오는 곳]

동상 : 이미애 [첫사랑은 봄날에 내리는 눈과 같아서]
 

해드림 이승훈 출판과 문학 발행인 해드림출판사 대표 수필집[가족별곡](2012) [외삼촌의 편지] [국어사전에 있는 예쁜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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