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백발의 연인 - 김 재 형 > 자유창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객센터
상담시간 : 오전 09:00 ~ 오후: 05:3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02.2612-5552
FAX:02.2688.5568

b3fd9ab59d168c7d4b7f2025f8741ecc_1583557247_0788.jpg 

수필 백발의 연인 - 김 재 형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812회 작성일 19-10-17 11:32

본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documantary)가 매스컴을 통하여 화제작(話題作)이라고 인기(人氣)가 대단하다.

둘째 아이가 예약(豫約)을 해 두었다기에 가족이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좌석을 꽉 매운 관람석(觀覽席)은 남녀노소를 망라(網羅)해 연령층이 다양(多樣)했다백세(百歲)를 바라보는 노부부의 일상생활들이 철따라 변()하는 산골의 아름다운 영상(映像)을 배경(背景)으로 펼쳐진다.

 강원도 횡성의 오지(奧地) 마을 외딴집에는 98세의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의 강계열 할머니 부부가 사는 곳이다. 이들은 어디를 가나 고운 한복을 차려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다. 노부부의 생활은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곱게 물든 단풍잎을 던지며 어린애 같이 장난을 치고, 겨울엔 눈싸움을 하는 신혼(新婚) 같은 노부부다

 좋아하는 꽃을 꺾어준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귀에 꽃을 꽂아 주며 어휴 할아버지 좋은 인물이 더 훤한 대요”  나는 폭싹 늙었지만 당신은 안 늙었어요라며 소년소녀처럼 정()겨운 사랑의 말을 건넨다. 7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함께한 노부부는 서로에게 첫 사랑이자 마지막 연인(戀人)으로 한 몸 되어 살아오셨다

  살아 온 80여년의 오랜 인고(忍苦)의 세월을 어찌 참고 견디어 왔을까? 아마도 이들 노부부는 어렵고 힘들 때는 서로가 마음으로 위로(慰勞)하고, 아껴 주는 말 한 마디가 응어리진 감정(感情)을 풀어 주었으리라. 한 편으로는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게 하고, 진실(眞實)한 사랑의 눈빛과 아름다운 미소(美笑)로 항상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속 깊은 배려(配慮)가 있었기에 한 평생을 함께한 세월이 아니었을까

 어린 신부(新婦)가 아까워 평생을 혼자 농사지으며 들일을 시키지 않았고, 잠잘 때에는 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어루만지며 주무셨다. 할아버지 옆에는 항상 할머니가 따라다니며 연세(年歲) 많은 할아버지를 아이 돌보듯 하신다. 그런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소년처럼 천진스런 장난을 하고, 당혹(當惑)해 놀란 할머니가 삐치시면 꽃을 꺾어 머리에 꽂아주며 사과하고 달래신다.

 백발(白髮)의 노부부는 장성(長成)한 자녀들이 모두 도시(都市)로 떠난 후론 마음이 허전하고, 심란(心亂)하고, 울적(鬱寂)함이 지나쳐 몹시 괴로워하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워 오던 꼬마 강아지의 죽음을 맞는다

 할머니와 함께 강아지를 묻고 집에 돌아 온 후로는 할아버지의 기력(氣力)은 점점 쇠잔(衰殘)해지고, 잦은 기침 소리에 머지않아 다가 올 또 다른 이별(離別)을 예감(叡感)한 할머니는 비감(悲感)한 심정으로 평생 반려자(伴侶者)와 해어질 준비(準備)를 생각 한다.

 끝내 할아버지가 거동(擧動)이 불편하여 눕게 되자,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입었던 흰 옷과, 신발, 이불, 등을 태우면서 사람이 죽으면 태워준 옷을 입고, 간다기에 살아계실 때 헌 옷 가지를 미리 태우고, 돌아가시면 깨끗한 옷을 태운다고 하신다

 할머니는 옷을 태우면서 한꺼번에 많은 옷을 태우니 무거워 어떡하오라고 목이 메인다. 이어 할머니는 제발 할아버지 석 달만 더 살면 내가 얼마나 반갑겠오라고 눈시울을 붉히면서 안타까운 심정(心情)을 토로(吐露)하신다.

  젊은 시절에 6명의 자녀를 가슴에 묻고 살아 온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서로 먼저 가는 사람이 아이들한테 못 다한 사랑의 징표(徵表)로 새 내복을 사서 전해 줍시다.” 라고 말해 듣는 이로 하여 애잔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

 한 평생 삶을 통하여 일심동체(一心同體)로 희, , , (喜怒哀樂), 함께해 온 할머니는 먼저 간 할아버지의 남은 옷가지를 태우면서 독백(獨白)인양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