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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이승훈 > 자유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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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나 떨고 있니-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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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2건 조회 1,053회 작성일 20-04-1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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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이 필요한 월말은 내게 두려움의 대상이었지지금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돈 한 푼 없이 출판사를 창업한 이후 수년 동안은 하루하루 버티는 게 바람 부는 벼랑 끝 낙엽 같았어당장 내일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웠으니까돈 주겠다는 사람은 없고 사방에서 결제 해달라는 전화뿐이었지카드 빚대출 빚도 자꾸 나를 난간으로 세웠어거기다 얼마나 소심한 새가슴이었게나는 사업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어배짱이라고는 1도 없었으니까.

그때 트라우마로 지금도 전화 벨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덜컹거려내 핸드폰은 늘 무음이야.

아무 일 없는 하루가 꿈이었던 시간이었지.

.

이런 이야기가 있어.

어떤 사람이 처음 가는 밤길을 혼자 걷고 있었는데 양쪽은 모두가 높은 절벽이었대그는 실수로 발을 잘못 디뎌 떨어지다가 간신히 나무뿌리를 잡고 매달리게 되었지기적적으로 위기를 모면한 그가 살려달라고 아우성쳤지만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오히려 메아리 되어 들려오는 자신의 처절한 목소리가 더 공포로 몰아넣었지손목과 팔의 힘은 점점 빠져갔어도저히 더는 견딜 수 없게 되어 이제 떨어져서 죽는 일만이 남은 거야.

드디어 그는 비명을 지르며 나무뿌리를 놓치고 말았지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어수십 미터 높이인 줄 알았던 낭떠러지가 겨우 털썩 하고 엉덩방아를 찧는 정도의 높이였던 거야손만 놓으면 떨어져 죽는 줄 알고 겨우 1미터 높이에서 밤새도록 나무뿌리를 잡고 두려워 떨었던 거지.

.

출판사를 운영하며 날마다 두려워 떨었던 내 꼴이야아무 일 없이 지나갈 것을 지레 겁먹고 스스로 상처를 만들었어그러면서 빼앗긴 기운이 얼마야남의 기운도 훔쳐와 채워야 할 판이었는데 말이야.

이 순간도 나를 돌아 봐혹여 엉뚱한 데 귀한 기운을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떨어져도손을 놓아도 절대 죽지 않은 일에 매달려 두려하는 내가 아닌지.

돌이켜보면 위기라고 생각하던 순간들은 정말 사소한 일상이었을 뿐이었어.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힘들고 어려운 험한길 잘 뚫고 혜쳐나왔으니,
이제는 봄날같이 평안한 꼭길 걸으며 꿈을
맘껏 펼치기를 기원합니다.
 
어두운 밤이 길면 새벽에 동녘에 솟아오르는
돋을볕은 더욱 찬연하게 빛나기 마련이지요.

해드림 화이팅!!

해드림출판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드림출판사 작성일

네, 교수님.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위기들이
때로는 스릴 있는 인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스릴이 없으면 세상 무슨 재미로 사나 싶기도 하고요.
날마다 도전하고 노력할 수 있는 삶이 제게 주어져 있다는 게
큰 행봉입니다.

교수님, 내일 투표하시고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