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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글쓰기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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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판암 댓글 0건 조회 236회 작성일 23-10-3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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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등산* 


* 사학연금, 2023년 10월호(Vol. 443), 2023년 10월 1일에 게재 되어 있는데, 편집자 실수로 내 소속 "경남대학교 퇴임"이 아닌광주서석고등학교 퇴임으로 틀리게 적시하고 있었다. 11월호에 정정 기사를 내겠다는 책임자의 전화를 받았다.


글쓰기와 등산을 연모한지 어언 스무 해를 훌쩍 넘겼다. 둘 다 쉰 후반이 끝날 무렵 일터에서 물러난 이후를 겨냥해 발을 담갔었다. 흔히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이르는 조언에 따른 대비책의 일환이었다. 여기서 글쓰기는 정신적 건강, 등산은 육체적 건강을 목표로 채택했는데 돌이켜 생각하니 이들 둘을 한결같이 은애해 온 것은 여태까지 살아오며 가장 현명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쉰 중반 고개를 넘으며 전공인 컴퓨터공학과 궤(軌)를 달리하는 분야에서 100세 시대를 대비하고 팠다. 그에 따라 수필을 선택하고 다양한 수필론 책과 수필집을 손에 닿는 대로 읽다가 공식적인 등단 절차를 거친 뒤에 꽤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수필집을 18권 펴냈고 문학지의 신인상 심사평과 월평(月評)을 써오고 있다. 아울러 수필을 배우려는 도반 대상인 강의는 되레 재충전의 기회이다.


마흔 후반 무렵부터 오랫동안 건강 문제가 심각해 애간장을 태웠다. 대책 없이 휘둘리다가 쉰이 끝나갈 즈음에 무작정 뛰어든 등산이다. 거창하게 등산이라고 하지만 기껏해야 동네 뒷산이 전부이다. 등산 거리는 왕복 삼십 리(里)쯤 되며 소요시간은 3시간 안팎이다. 이 길을 매주 5~6회 정도 오갔던 세월이 수월찮게 흘렀음을 말해주는 현상이다. 등산을 시작할 무렵의 산행 중에 추월당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나보다 느린 사람이 없는 ‘느림보 거북이 등산’을 자탄하면서 ‘세월 이길 장사가 없다’는 설파를 곱씹고 있다. 


내년이면 여든의 문턱을 넘기 때문일까. 문득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노생지몽(盧生之夢)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비록 그럴지라도 아무런 준비 없이 일터에서 물러난 동료나 친구들에 견주면 미리 목표를 설정했던 선견지명이 고마울 따름이다. 


사시사철 살뜰하게 품어주는 산이 있어 육체적 건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언제나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쓸 수 있어 정신적 건강 문제는 안녕이다. 게다가 수필에 몰입한 지인들이 습작 내용을 온라인으로 전송해 올 때마다 수정하고 내 의견을 첨가해 즉시 회신해 주는 경우나 정기적으로 수필을 공부하는 도반들의 배움터인 배움교실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이는 인간관계를 넓히는 사교의 장으로 세상을 향한 열린 소통의 창이며 재능기부로서 그 보람과 즐거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편 문학지의 우수작에 대한 월평이나 신인상 심사평을 쓸 경우 현직에서 논문을 쓰는 이상의 팽팽한 긴장감에 신경이 곤두서도 이는 복에 겨운 투정이고 공연한 엄살이지 싶다. 그런데 내 글쓰기는 선천적인 재능 탓인지 아니면 후천적인 정성이 모자란 때문인지 늘 그 타령으로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 섧고 떫어도 묘책은 없다. 이 고빗사위를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은 터무니없이 지나친 욕심으로 백년하청의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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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학연금, 2023년 10월호(Vol. 443), 2023년 10월 1일에 게재 되어 있는데, 편집자 실수로 내 소속을 “경남대학교 퇴임”이 아닌“광주서석고등학교 퇴임”으로 틀리게 적시하고 있었다. 11월호에 정정 기사를 내겠다는 책임자의 전화를 받았다.


사학연금, 2023년 10월호(Vol. 443), 2023년 10월 1일

2023년 9월 12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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