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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늦기을의 서정 -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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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807회 작성일 19-11-19 16:25

본문

늦가을의 서정(抒情)      

                                              동진(同震) 김 재 형

 

 바쁜 생활 속에 잠시 틈을 내어 한적한 들녘 길을 걸어 본다. 

 길가엔 코스모스가 소슬한 미풍에 흩날리고, 무르익은 벼논에는 허수아비가 바람결에 몸을 흔들어 참새 때를 쫓는다. 소매 끝을 스치는 찬 기온은 가을을 재촉하는 듯 어쩐지 마음마저 상사(想思)롭다.

 

 청량(淸)한 대지의 풋풋한 향기(香氣)를 호흡하면서 온갖 생물(生物)들이 저무는 가을 끝자락에 시들어 가는 처연(悽然)한 모습엔 비감(悲感)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이 끝없는 자연의 변화에 깊은 의미를 생각해보고, 또 성숙한 계절에 지난 날의 궤적(軌跡)을 돌아본다.

석양 기우는 늦가을 여린 햇살이 윤기 잃은 가로수에 살포시 내려 않는다.

 

도로변 질펀한 들판엔 누렇게 익은 벼이삭 사이로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늙은이가 메뚜기를 잡는 듯, 벼 이삭을 만지는 듯,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이 한 없이 부럽다.  

늙은이가 천천히 논두렁길을 소요(消遙)하는 모습을 바라 보는 순간 왠지 내 살아 온 지난 날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내 삶도 저 늙은이처럼 과거에 대한 원망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다 잊은 듯, 유유자적한 생활이었으면 어떨까?

 나도 언젠가는 천천히 논두렁을 거닐면서 온갖 번뇌(煩惱)  다 버리고, 벼 이삭 만지며 메뚜기 잡는 늙은이가 되고 싶다.

 

때 늦은 생각일까?

앞으로 내게 주어진 삶이 얼마인지 알 수엾으나 내 스스로 흘러가는 물처럼 유유자적한 삶을 위해 언제나  남을 배려(配慮)하는 겸손, 겸양한 나로 거듭나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은 언제나 현자(賢者)인 듯, 도인(道人)인 듯, 남보다 잘난 듯, 생각할지 몰라도 그것은 매우 어리석은 망상(妄想)이요. 못난이의 바보스런 생각이다. 

우리는 항상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내 주변을 항상 깨끗이 정리 정돈 하면서 살아가야 하고, 봉사(奉事)하는 마음, 남의 모범(模犯)으로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야 한다. 

 

누구나 다 살아온 자신의 지난날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떳떳한 삶이라고 말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우리 모두 풍요(豊要)롭고, 성숙한 계절을 맞이하여 자신을 반성하고, 또 성찰(省察)하면서 생활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하겠다.

 그래서 이 가을처럼 풍성하고, 인정이 넘치고, 웃음이 감도는 그런 마음으로 가을이 주는 소중한 교훈을 생각해 보아야 하리라.

 

가을!

나를 일깨워주는 계절로 내일의 삶을 조명(照明)해 보고자 한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자기본위의 이기심이 팽배(膨培)해 웃음이 사라지고, 인정이 메말라 삭막(索漠)하기 그지없다.

 좀 더 자기 생활의 진실 된 주인으로 참된 권리를 찾아 분수를 알고, 지성(知誠)과 덕성(德誠과 감성(感誠)의 조화(調化)운 원만한 생활인으로 성장해 가야 한다. 그로 인해 훈훈한 인정이 감돌고, 순박(淳博)한 인간미가 늘 삶의 언저리에 넘쳐, 우리들의 생활이 마음으로나마 넉넉함을 느껴야 하겠다. 

 

우리는 허울 좋은 지식인의 삶에서, 한 발짝 느린 걸음에 유머스런 소박(素博)하면서도 멋진 삶, 그 가운데 인간 본연의 참된 모습을 찾을 수 있고, 꾸밈없는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삶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늘 사색(思索)하고 독서(讀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독서를 통해 스스로 마음의 양식(養識)을 쌓고, 일상생활에서 자기 결핍(缺乏)을 느끼고, 자기 수양과 자기 성장을 위해 책과의 대화가 필수(必須) 요건임을 말해 무엇하리. 그래서 인생의 참다운 삶의 진리를 터득하고, 참된 삶의 가치(價置)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진실 된 자기 삶이니라.

 

우리는 자연에 순응(順應)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지나온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지표(指標)를 자연의 섭리(攝理)에서 찾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자기 성찰로 나날이 새롭게 성장해서 나보다 더 불행한 처지를 생각해 보는 너그러운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다. 

 

우리들의 일상생활 가운데 가끔  짜증스럽고, 우울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모름지기 무지의 소산인 오만(傲慢)함과, 방자(放恣)함과, 무례함이 걸러지지 않는 앙금으로 남아 과욕과 분수에 넘치는 끝없는 욕심과 절제할 줄 모르는 경박(經薄)하고 부질없는 아집(我執)이 아닐까?

 

한 알의 씨앗이 밀알 되어 온갖 시련과 광풍노도(狂風怒濤)를 말없는 인내로 견뎌냈을 때, 영근 저 탐스런 들판의 벼가 익어가는 것이 바로 하늘의 섭리(攝理)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길목인 것을 다시 되뇌어 본다.

 

가을 들녘 바람결엔 누렇게 물든 밤나무 잎 새가 한 잎 두 잎 떨어저 딩군다.  정녕 가을의 의미(意味)는 물들어 떨어지는 낙엽(落葉)에서도 짙게 풍긴다.

 

햇살 기우는 풍성한 들판 한가운데 허수아비처럼 서서 가을의 깊은 의미를 내 마음 한 자락에 고이 담아본다. 그리고 우리 모두 성숙(成熟)한 이 계절이 던지는 깊은 뜻을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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