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저질체력을 확인하다 > 자유창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객센터
상담시간 : 오전 09:00 ~ 오후: 05:3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02.2612-5552
FAX:02.2688.5568

b3fd9ab59d168c7d4b7f2025f8741ecc_1583557247_0788.jpg 

자유글 저질체력을 확인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4건 조회 988회 작성일 20-07-04 11:43

본문

16일째다, 아침마다 땀을 흘린 후 일과를 시작한 것이.

15일 동안은 러닝머신에서 땀을 흘렸다. 16일째인 오늘은 토요일이어서 안양천인 필드로 나간 셈이다. 러닝머신에서는 운동을 해봐야 고작 30분 이내이다. 내게는 운동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땀 흘리는 자체가 중요하다. 10분이든 20분이든 충분히 땀을 흘리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보름 동안 열심히 러닝머신에서 준비 운동을 하였다고는 하나 막상 안양천 길을 뛰기 시작하니 금세 저질 체력이 드러났다. 땀도 안 나서 지치는 것이다. 러닝머신이 나를 움직인다면 안양천에서는 내가 길을 움직이는 거 같았다.

여자든 남자든 내 곁을 스치며 달리는 모든 사람이 위대해 보였다. ‘달리는 사람은 모두 위대하다라는 모토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사계절 밤낮으로 수년 동안 안양천과 한강을 걸었다. 걸으면서 나는 마라톤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무리 지어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다소 저차원적으로 여겼다. 깊은 겨울밤이거나 땡볕의 한낮이거나 혹은 폭우나 한파를 견디며 수 시간 동안 사색하고 기도하며 걸었던 내게, 마라톤이나 자전거는 다소 하찮게 보인 게 사실이다. 심지어 팔십대로 보이는 노인이 땀 흘리며 달리는 걸 볼 때면 저 나이에 왜 저래야 할까.’ 하는 핀잔의 눈빛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핀잔의 눈빛이 이제 존경의 눈빛으로 변하였다.

 

달릴수록 나의 저질 체력이 부끄러웠다.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1시간 20분 동안 땀을 흘렸다. 운동을 하며 이처럼 땀을 흘려보기는 수년 만인 듯하다. 안양천에서 마라톤을 즐기는 모든 이가 이 저절 체력에는 우러러보였다. 하지만 흘러내리는 땀방울의 스멀거림에서 희열은 충분히 느꼈다. 하프든 10km든 마라톤 도전 욕심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달리며 땀 흘릴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에서 나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겨우 뛰었다 걸었다 하였지만 1시간 20분 동안 깨달은 바 크다.

정중동(靜中動)’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정중동의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사람은 정적인 것도 즐기고, 동적인 것도 즐기고, 휴식()도 즐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라토너와 사형수], 한창 출간 준비 중인 남창우 저자의 책이다. 저자는 내게 그랬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통해 마라톤이 얼마나 좋은 운동인지 깨닫고, 또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이 책의 첫 번째 펜이, 출판사 대표인 내가 된 셈이다.


이제 아침이면 잠깐이라도 땀 흘리는 시간을 유지해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싶다. 나의 진정한 제2 인생은 달리면서 시작되었다.  

댓글목록

남창우님의 댓글

남창우 작성일

사장님, 마라톤의 세계에 입문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분명 새로운, 놀라운 세상을 경험하실 겁니다. 이미 경험하고 계시죠?
마라톤은 신천지입니다. 요즘 종교 단체 신천지 말고.
저질 체력이 몇 달 만에 강철 체력으로 탈바꿈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실 것입니다.
달리시면서 느끼는 것을 꼼꼼히 기록하셔서 나중에 마라톤 책으로 내시죠.
꼭 마라톤 책이 아닌 수필로도 좋은 소재임에 틀림 없지요.
그러나 마라토너의 길은 험난하답니다. 열심히 달리다 보면 슬슬 다리 부상이 찾아오게 되어 있습죠. 그건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고......

해드림출판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드림출판사 작성일

아이고 저는 마라톤까지는 아닙니다.
아침마다 뛰면서 땀 흘릴 수 있는 것만도
너무나 행복한 일입니다.
한 20일 하면서 몸의 신체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ㅎㅎ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참으로 대단한 첫 걸음을 내디디셨네요.
나는 엄두가 나지 않고 자신이 없어
 현재하는 간단한 등산이나 하려고 다짐한답니다.
등산이라도 핑계거리 주워 섬기지 않고
꾸준히 다니자고....

해드림출판사님의 댓글의 댓글

해드림출판사 작성일

교수님
제가 60대부터는 제2 인생이니
새롭게 변하자 싶었습니다.
그런데 몸이 건강해지면 제2 인생은
70 혹은 80으로 미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