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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더 킹>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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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래여 댓글 5건 조회 966회 작성일 20-07-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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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영화 이야기

 박래여


 

  아들과 딸이 오면 내가 좋아할 것 같은 새로운 영화를 챙겨준다. 영화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딸이 더 킹을 열어준다. 제목만으로는 외국 영환 줄 알았는데 한국 영화다. 심취해서 봤다. 검사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다. 악역 모델은 현재 모르쇠로 일관하여 국민의 빈축을 사고 감옥에 갇힌 모 검사 같다. 배우 역시 닮은꼴이라 영화를 보는 내내 언론에 나온 그 사람이 떠올랐다.


  영화 속의 그는 법 꾸라지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주요 요직을 두루 섭렵하며 막강한 실력을 발휘한다. 뒤에는 들개파라는 잔인한 음지의 조폭 두목을 하수인으로 두고 눈에 거슬리는 것들을 가차 없이 개의 먹이로 던져주는 사람이다. 그의 곁에서 환관 노릇을 하는 검사 역시 인간의 양심이나 도덕심은 진작 엿장수에게 줘버린 남자다. 권력이란 욕망의 분출구일까. 일단 잡으면 환각제처럼 빠져드는 깊은 수렁인가보다. 한 번 빠지면 죽기 전에는 빠져나오기 힘든 늪이 저런 것일까. 영화는 정재계의 권모술수를 유감없이 표출했다. 똑 같은 조폭이지만 음지를 지배하는 조폭은 범죄자지만 양지를 지배하며 조폭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권력자다. 악어와 악어새의 공존 관계 같다.

 

  조폭을 등에 업고 정재계를 주름잡는 한 남자와 구정물에 발을 담그고 살다 개천을 뛰쳐나가 검사가 된 한 남자의 이야기, 비상한 두뇌를 이용하여 정적을 처단하는 것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음지의 조폭 두목에게 일임하고 구경꾼이 되어 회심의 미소를 짓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무서운 사람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보통 시민으로 사는 우리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세계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영화 속에서 검사가 된 친구를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의리의 조폭 남자가 멋졌다. 끝내 개의 먹이가 되어 뼈 한 조각조차 남기지 못하고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영화 속의 그는 멋졌다. 물론 영화라서 반전은 있었다. 이용당하고 버려진 검사였던 남자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검사의 옷을 벗고 다시 개천으로 떨어졌지만 변호사로 거듭나서 양심선언을 하고 정치꾼이 되어 검사장의 비리를 폭로하는 것이다.


  영화는 희극적 결말이었지만 과연 이 사회도 그런 정의구현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일까.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국정논단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 사람이 저럴 수가 있을까 의심된다.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고, 돈이 신이라는 말까지 회자되는 세상이지만 돈으로 안 되는 것도 있다는 희망은 버리고 싶지 않다. 날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사는 보통 사람들이 있어 대한민국이 건재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을 보면 사람의 사고라는 것이 도대체 뭔가 고민하게 된다. 각자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의 문제겠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과 대통령 탄핵을 기각시키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의 대치를 보면서 저럴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이구나. 소신껏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지만 소신껏 살 수 없는 세상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내가 편할 것 같다.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애국심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온다. 각자 자신의 밥그릇부터 챙기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 착각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대한민국의 권력사회 부조리를 부각시킨 영화 <더 킹>의 주인공처럼 내가 사는 산골에서 나도 왕이라고 소리칠 수 있다. 누가 내게 당신은 왕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내 자리에 서 있는데. 욕망을 좇는 개가 되기보다 가진 것도 없고, 권력도 없는 촌부지만 이 산속에서 나는 왕이다. 내가 가진 가족이란 왕국이 가장 아름답고 평화롭다. 누가 이 평화를 깰 수 있겠는가.

           2017. 2. 25. 토요일 맑음

 


댓글목록

박래여님의 댓글

박래여 작성일

너무 오랜만이라 그냥 옛날 문서란에서 글 하나 찾아 올렸어요.^^ 벌써 3년 전에 쓴 글이네요. 요즘 정치계도 한숨 나와요.
저는 정치계 이야기를 일부러 외면하는 편이지만 귀는 항상 열려 있잖아요. 귀 닦을 일이 많네요.ㅋ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우리 사회는 조상대대로 이어지던 가난을 극복한다는 미명하에 물신주의(物神主義)가 만연되어 인간의 숭고한 가치관이나 철학이 철저히 부정되어 온 때문에 비정상이 정상을, 비리가 정의를 지배하는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게 아닌지요. 사회의 곳곳이 정의롭지 못한 현상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니..... 진정 언제나 올곧은 정의가 곧이곧대로 제자리를 잡을지 아득하네요.

박래여님의 댓글의 댓글

박래여 작성일

장마철입니다. 샘! 몸은 한가하고 날씨도 서늘해서 칠월 복더위가 진짜 맞나 싶어요. 초복에도 서늘해서 가을 같았어요.
아직 군불을 때고 자야 할 정도니 저도 나잇살 는 것 같아요.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웃음 가득하세요.^^

남창우님의 댓글

남창우 작성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고 있는데......

박래여님의 댓글의 댓글

박래여 작성일

반갑습니다. 삶은 항상 비슷한 흐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역사라는 말을 하는 것이겠지요. 사람 사는 세상은 구세대나 신세대나 미래세대나 비슷한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정치판이 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