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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망상이요 허상이다 - 김재형 > 자유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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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인생은 망상이요 허상이다 - 김재형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855회 작성일 19-11-19 16:13

본문

인생은 망상(妄想)이요, 허상(虛像)이다.
​                                                        김 재 형



온 산하(山河)가 온통 푸르름을 더해 뿜어 내는 향(香)내는 비선(鼻線)을 통해 유혹(誘惑)의 손길을 자꾸만 보내고 있다.

어쩐지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싱그러운 자연의 품에 안기고 싶다.

오래 동안 병상생활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훌적 떠나 당분간 고요한 산사(山寺)나 외진 섬 같은 곳에 가 있고 싶다.

잠시 나들이라도 다녀 오면 답답한 가슴이 후련하게 트일 것 같다. 투병생활은 지루하고도 고통스러운 생활이다.

척추 이상으로 다섯 번의 수술로 가히 반 죽음 상태가 되어 살아난게 모두들 기적(奇蹟)이라 한다. 더구나 세균 감염으로 부동의 자세로 긴 세월 누워 있어야 했으니 삶에 대한 의욕마저 상실(喪失)했다.

무섭게 몰려 오는 통증(痛症)은 생사를 넘나드는 삶의 고비 였다고 할까? 기진맥진 그 힘겹던 투병생활 중에도 계절은 쉬지 않고 바뀌 었다.

겨울은 봄으로 봄은 또 여름으로 변했다.

세월처럼 무심(無心)한 것이 또 있을까?

입원 중 봄이 돌아 왔다. 창 밖의 가로수엔 벗꽃이 구름처럼 피었다. 그것을 내다보면서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발 걸음이 얼마나 부러웠는 지 모른다. 나는 언제 저렇게 걸을 수 있을까? 선망(羨望)의 눈길은 창가에 머물러 떠나지 않았다. 마음 속으론 앞으로 내게 어떤 고통이 있더라도 이 고난을 넘겨야 겠다는 생각 뿐이 었다.

​세월이 약이랄까?

수술 후 삼개월이 지났다. 참기 어렵던 고통과 간헐적(間歇的)으로 밀려 오는 통증도 차도가 있었다. 이젠 생사를 넘나들던 어려운 고비를 념겼다고는 하나,  언제 또 제발할지도 알 수는 없다. 그래도 기쁜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스스로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곧 건강이 회복(回復) 될 것 같은 희망에 마음은 늘 즐거웠다.

​녹음(綠陰)이 짙어진 6월이 시작 되었다.

답답하고 괴롭고 외로운 투병 생활은 창살 없는 감옥과 무었이 다르랴. 그래도 지루하고 답답한 시간엔 찾아 오는 지인(知人) 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그들과 정담(情談)을 나누며 세상 돌이가는 이야기며 함께 했던 추억(追憶)어린 희,노,애,락(喜怒哀樂)들이 모두 지난 날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반추(反芻)되기도 했다.

그들의 고마운 정을 잊이 말고 오래도록 가슴에 담아두고 싶다. 외롭고 적적할 때 찾아 준 갸륵한 정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흔히 하는 말로 "귀에 거슬리는 말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고, 좋은 일은 곧 잊어 바린다"고 전해 오는 말을 마음으로 가끔 새겨 보고 잊이 않게 다짐도 해 본다. 기력(氣力)이 조금 회복이 되자, 둘째 아이가 간병(看病)으로 고생한 제 어미도 위로 할 겸 나들이 겸 집에 잠시 들렸다 오면 좋을 것 같다며 권유(勸諭)한다.

 사전에 주치의도 기분 전환과 환경을 바꾸어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적극 찬성이란다.  곧 바로 불편한 몸으로 주차장에 세워 둔 아이의 차에 올랐다. 병원에서 집으로 오는 시간은 한 순간에 달려온 듯한 느낌이 었다.

일년 가까이 병원 생활에서 내가 살던 아파트에 돌아왔으나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이 새롭다.

건강할 때 거닐던 공원의 나무와 꽃들은 새롭기도하고 볼 수록 정이 더 해 간다. 삶에 대한 풋풋한 정이 온 몸으로 스며 드는 듯 했다.

늘 거닐던 금호강 강둑을 거닌다. 강바람이 전해주는 갸날픈 미성(微聲)은 자꾸만 강물로 유혹하는 듯 했다.

​잠시 밴취에 앉아 본다.

온갖 사연(事緣)들로 어지러운 생각을 정리도 할 겸 스스로 명상(冥想)에 잠겨 본다.

한동안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시원한 강바람과 햇살에 묻어 오는 풀내음 꽃내음에 취해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젔나 보다.

​잠결엔 황홀(恍惚)한 구름 속을 해처 걷기도하고, 노을 진 강물에 해엄을 치기도하고 공원 이곳저곳을 해집고 다니면서 신나게 걷기도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났다. 잠시 생각에 나는 왜 항시 거닐고 그리던 행적(行跡)들이 무엇 때문에 꿈으로 나타 났을까?

일장춘몽(一場春夢)!

밴취에 앉아서 한 순간 꿈속에서 본 내 지나온 행적(行跡)들, 그리고 느낀 행복 기쁨 즐거움은 본래부터 없는 허상(虛象)이요 망상(忘象)이었다.

 삶이란 본래 부질없이 흐르는 꿈 같은 것, 되돌아 올 수도 되돌아 갈 수도 없는 숙명적(宿命的)인 것이라면 우리는 인간 본래의 근본(根本)으로 돌아가야지.망상(妄想)은 허상(虛像)이요 실체(實體)가 없는 일장춘몽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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