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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예측불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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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외숙 댓글 2건 조회 86회 작성일 20-12-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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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허의 삶

 

 

 

몇 주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에 들른 적이 있었다.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가 확진자로 판명되어 밀착 근무했던 사람들은 모두 검사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그 이전에 보건소 근처를 지날 때마다 은근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보건소 앞에 임시로 설치된 

검사소에서 불길한 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근무하는 환경은 코로나 19에 대해 최악이었다. 사고가 나지 않는 게 기적일 정도였다. 

나는 무증상이었기에 당연히 음성으로 나올 줄 알고 갔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였기에 걸어서 갔는데 

막상 검사소 앞에 이르니 겁이 덜컥 났다. 

검사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긴 면봉 같은 걸 콧속으로 깊게 들이미는데 아찔한 통증이 느껴졌고 긴 막대기 같은 걸 입속으로 집어넣는 데도

 숨이 막힐 듯한 통증과 구역질이 났다. 그 좁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받는데 공기 중에 코로나 세균이

 퍼져 있지 않을까 의심도 되었다.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 중에는 분명 확진자도 있을 터인데 검사 받는 공간도 의심스러웠다. 물론 방역한다고 하지만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과는 이튿날 아침에 문자로 왔다.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입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잠복기라는 게 있어서 15일 동안은 꼼짝없이 자가격리상태에 들어가야 했다. 

집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면 안됐다. 나갈까봐 핸드폰에 앱을 깔아 감시했다. 만약 어겼다가는 수백만원의 

벌금과 징역형이 기다리고 있다고 겁박을 했다. 꼼짝없이 집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데 감옥살이 같았다.

밖에 나가 노는 고양이도 찾지 못하고 소리 질러 불러야만 했다.

격리기간이 끝나기 전날 다시 한번 검사를 받는데 그날 하루 외출이 허락 되었다. 검사를 받으러 가는 동안 끝내고 

오는 동안 누구를 만나거나 슈퍼나 가게에 들러서도 안 되었다. 

그런데 다음날 당연히 음성이라는 문자가 올 줄 알았는데 오후가 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보건소로 전화했더니 코로나에 대한 멘트만 들리고 이내 종료 되었다. 혹시 담당자들이 착오가 생겨서 연락이 없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중대본 본부에 전화해 문의했더니 직접 물어보라며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음성이라고 확신했었다.

그런데 담당자 말이 충격적이었다. 검사결과가 미결정이라고 했다. 미결정이 무슨 뜻이냐고 했더니 음성인지 

양성인지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라 했다. 다시 검사 받을 필요는 없고 의사의 판단이 양성으로 나오면

 당장 입원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결정되면 연락해 주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미결정을 클릭했더니 코로나 세균이 침투했는데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 양성이라고 진단하기 어려워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1시간 쯤 지났는데 보건소 여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결정이라는 설명을 하면서 재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그때부터 머릿속에서 온갖 시나리오 영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 결과 미결정으로 난 경우 대부분 양성으로 

판명이 났다. 코로나 치료 방법을 클릭했더니 음압 병동과 치료 기간 후유증 등 그 여파가 엄청났다.

일단 양성으로 판명이 나면 음압 병동에서 적어도 2-3주 동안 혼자 치료 받는데 따로 치료 방법이 없고 저항력을 키워서 

세균을 이기는 것이라 했다. 그러다 통증이 생기면 진통제를 주고 고열이 나면 해열제를 주는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면 사망에 이른다고 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수없이 읽었던 내용이었지만 피부에 와 닿는 순간이었다. 병동에서 가장 힘든 건 혼자 지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2-3주 치료 받는 동안 외부 출입도 못하고 혼자 침대에서 지내는데 음압기 돌아가는 소리가 

가장 거슬린다 했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스마트폰 보는 것인데 그조차 뇌에 부담을 주어 치료가 더디다고 했다.

그 정도면 완전 감옥소 수준이었다. 죽음과 통증에 대한 공포도 공포려니와 설사 완치된다 해도 탈모와 후각 

미각 상실 피로감 등이 수개월 동안 이어진다니 정말 무서운 병이었다. 3차 재검사를 위해 보건소 검사소에 들렀다. 

통풍을 위해 밖에 설치된 검사소는 두 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살벌하게 추웠다.

한 사람이 검사하고 나오자 방역복으로 완전 무장한 사람이 소독하기 위해 들어갔다. 다음 내 이름이 불러져 들어갔다. 

검사 요원에게 미결정이 무슨 뜻이냐고 재차 물었다.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싶어서였다.

“방금 들어온 사람도 미결정이 뭐냐고 물었는데요, 미결정은 한마디로 음성이 아니란 뜻이에요. 

그래서 양성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재차 검사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말은 양성일 가능성이 더 많다는 뜻이었다. 더 정확하게 검사하기 위해서였을까. 검사하는데 

이전보다 더 심하게 통증이 느껴졌다. 양성으로 나온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까? 

입원하게 된다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운이 없었다고 말하기에는 내가 일했던 상황이 너무 열악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을까 얼마나 전전긍긍 했던가.

그동안 보름 넘게 집안에만 갇혀 있다 바깥 풍경을 대하니 바람도 시원하고 삶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느껴졌다.

“가실 때 집까지 걸어가셔야 해요, 누구를 만나서도 안 되고 아무데도 들리거나 물건을 사도 안 됩니다. 

가정에서도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항상 마스크 쓰고 생활하시고요.”

돌아서는 내게 보건소 직원이 재차 말했다. 1차 2차 검사 때 했던 똑같은 말이었다.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했다. 

보건소 밖을 나와 찻길로 걸어가는데 “날 구원하신 주 감사” 찬양이 내 입에서 나왔다. 기도할 때 받는 응답 찬양이었다.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또 걱정이 되었다.

검사 요원이 하던 말 때문이었다.

“미결정은 음성이 아니란 뜻이에요.”

집에 오자마자 목사님께 카톡을 날렸다. 미결정이란 단어를 설명하면서 기도해 주세요 했더니 목사님께서 

염려하지 말라고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내용을 보내 주셨다. 다른 믿음의 자매도 걱정하지 말라고 문자를 보내 주었다.

 밤에 잠을 자는데 꿈을 꾸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내 입에서 감사찬송이 나왔다. 보통 오전 9시 30분경이면 검사 결과가 문자로 온다. 

그날은 검사한 숫자가 많아 10분쯤 늦게 온 것 같다.

“검사 결과 음성입니다.”

할렐루야!

전날 저녁은 온갖 시나리오를 다 썼던 것 같다. 만일 양성으로 나오면 소설 한편 쓴 셈 치고 입원하자. 

가서 할 일도 없다는데 코로나를 주제로 대박칠 소설을 쓰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은 

생활치료소로 입소해 일인 병실 2명에 의사도 상주해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설 쓰는데 막대한 지장이 있겠는 걸. 지금은 무증상이지만 만약 증상이 악화돼 죽음을 맞이한다면? 

내 나이도 이제 60을 넘었는데 나야 천국 가면 그만이지만 아직 불신자인 가족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책도 20권이나 냈고 여한 없는 인생이었다.

글을 깨우칠 무렵부터 작가가 되기로 소원하고 살아온 인생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셔서 20권이나 저서를 냈고 또 인터넷 서점을 클릭하면 버젓이 판매지수도 떠오르니 

얼마나 축복 받은 인생이었나. 생각하니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까짓 한번 살다 가는 인생, 천국 가면 그만이지.

음성이란 결과가 나오자마자 담당 공무원에게 문자를 넣었다. 그리고 바로 자가 격리해제가 되었다. 

다음날 기도원으로 올라가 감사헌금을 했고 노숙자 봉사단체에 구제헌금을 보냈다.

열흘 뒤 동네 병원에 가서 정기검진을 받았다. 아무 의심 없이 이전에 하던 대로 몇가지 검사를 추가해 받았다. 

13년 전에 암 조직 검사를 받은 이후 정기검진 때마다 다른 부위까지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데 생각지도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 피에 노폐물이 많이 쌓였는데 흰색이 뚜렷하게 보였다.

참고로 나는 평생 채식만 해서 피가 아주 깨끗해 혈당이나 혈압도 정상이었다.

 담당 의사도 내 나이에 비해 피 체질이 좋다고 할 정도였다.

“2년 사이에 피에 노폐물이 많이 쌓였네요, 이대로 두면 중풍이나 치매가 올 수도 있어요.”

몇 년 전에도 정기검진 결과 혈관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담대했다. 

까짓 한번 죽지 두 번 죽나. 검사 받기 전 병원 복도에서 치매 뇌혈관 질병 예방 치료약이란 문구를 보았었다.

 요즘은 약이 좋으니까.

유투브를 열었는데 치매 예방이란 코너가 눈에 확 들어왔다. 구기자 차를 매일 한잔씩 마시면 치매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세상에는 병도 많지만 치료 방법도 있고 약도 많다. 설사 죽음이 온다할지라도 돌아갈 천국이 있으니 

이제부턴 천국으로 이사 갈 준비를 하면서 살아야겠다.

얼마 전 교회에 나보다 두 살 어린 구역 식구가 있었는데 소천했다. 그녀는 금융회사에 근무하며 가수로도 활동했는데

 작년에 볼 때까지만 해도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게 지병을 앓고 있었던 모양이다. 한때 여선교회에서도 

활동한 적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지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병원을 나서는데 가족들이 건강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가 나왔다. 일 분 일 초 알 수 없는 예측불허의 삶, 주님만 바라보고 삽니다.

예전에 했던 고백이 나도 모르게 흘러 나왔다.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오랜만에 나들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지옥문 앞에 까지 다녀오시며 겪으신 맘 고생 많이 하신 내용이네요. 서울에 사는 저의 지인도 특정 지역에 갔다가 확진자와 대면 했다는 이유로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당하며 하던 맘 고생 얘기와 데자뷰 되었습니다. 큰 고비 잘 넘기셨으니 앞으로 오래오래 건강하실 것입니다.  보람되 세모 맞으세요.

신외숙님의 댓글

신외숙 작성일

감사합니다. 교수님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명수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