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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손 수(手)자의 특별한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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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판암 댓글 3건 조회 1,373회 작성일 21-01-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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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수(手) 자의 특별한 쓰임


사전을 뒤적이다가 ‘손 수(手)’ 자(字)가 “일부 명사나 명사성(名詞性) 어근(語根) 뒤에 붙어, ‘그와 관련되는 일을 하는 사람’의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과 함께 끝에 ‘수(手) 자’가 붙여 만들어진 단어가 생각보다 꽤 많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발견했다. 이러한 경우를 대충이라도 훑어보고 싶었다. 물론 어문학적인 분류나 접근이 아니라 일상적인 쓰임을 중심으로 주마간산 격이다. 그래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비롯해 생각이 미치는 대로 사전 이쪽저쪽을 손가는 대로 펼쳐가며 마주했던 몇 가지이다.


명사 뒤에 붙어 사람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예이다.  ‘조선시대 사형을 집행하던 행형쇄장(行刑鎖匠)을 이르며 망나니라고 호칭’하는 회자수(劊子手), ‘조선시대 과거장에서 부정으로 답안지에 글씨를 써주는 사람’  또는 ‘원래 글을 베껴서 다른 곳에 옮겨 쓰는 사람’을 사수(寫手),  ‘나팔을 부는 사람’ 혹은 ‘다른 사람의 말이나 입장을 무턱대고 따라 외워대는 사람’을 나팔수(喇叭手)라고 불러왔다. ‘바둑*이나 장기를 비롯해 궁도 따위의 기예가 나라에서 으뜸가는 사람’이 국수(國手)이다.


‘많은 사람들 중에 대표로 뽑혀 운동 경기에 나가는 사람’ 또는 ‘일정한 분야에서 능수능란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선수(選手)이다. 한편 야구 선수에는 역할에 따라 투수(投手), 포수(捕手), 내야수(內野手 : 1루수(一壘手), 2루수(二壘手), 3루수(三壘手), 유격수(遊擊手)), 외야수(外野手 : 우익수(右翼手), 중견수(中堅手), 좌익수(左翼手))로 호칭된다. 아울러 단체 경기에서 ‘공격을 주된 임무로 맡는 사람’이 공격수(攻擊手). ‘수비를 주된 임무로 맡는 선수’가 수비수(守備手)이다.


‘일을 보조하는 사람’을 조수(助手), ‘재주나 힘이 서로 엇비슷하게 맞서는 사람’을 적수(敵手), ‘실력이 엇비슷해 상대가 될 만한 좋은 적수’를 호적수(好敵手), ‘예전에 군(軍) 중에서 태평소를 불던 사람’을 호적수(胡笛手), ‘특정 분야에서 기술이나 실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고수(高手), ‘악대나 악단에 딸려 기악을 연주하는 사람’ 혹은 ‘남자 무당이나 무당의 남편을 이르는 말’이 악수(樂手)이다. ‘총을 쏘아 짐승을 잡는 사냥꾼’을 포수(捕手),  ‘예전에 활을 쏘는 군사를 이르던 말’이 궁수(弓手) 혹은 궁전수(弓箭手), ‘칼과 창을 가진 군사’나 ‘죄인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삼던 사람(망나니)’을 살수(殺手), ‘대포나 총 또는 활 따위를 쏘는 사람’을 사수(射手), ‘소나 돼지를 비롯해 개 따위의 짐승을 잡아 죽이는 일을 했던 사람’을 도수(屠手), ‘예전에 칼을 가지고 싸우던 군사’ 혹은 ‘예전에 사형을 집행할 때 죄인의 목을 베던 사람(회자수(劊子手))’을 도수(刀手), ‘예전에 군(軍)  중에서 대포를 다루던 군인’을 대포수(大砲手) 혹은 호총수(號銃手), ‘소총을 주된 무기로 싸우는 병사’를 소총수(小銃手), ‘탄약 취급과 처리를 주 임무로 하는 병사’를 탄약수(彈藥手)라고 했다.


‘노를 젓는 사람’을 조수(漕手), ‘노래를 부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노래꾼’을 가수(歌手), ‘경마나 곡예 따위에서 말을 타는 사람’을 기수(騎手), ‘사회적인 활동 등에서 앞장서서 이끌고 나가는 사람이나 단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나 ‘군대 또는 일반 행사 때 대열의 앞에서 기(旗)를 들고 가는 사람’을 기수(旗手), ‘북을 치는 사람’을 고수(鼓手), ‘재주나 힘 따위가 엇비슷한 상대’를 맞수(-手), ‘기차나 선박 혹은 항공기 등의 기관을 다루거나 조종하는 사람’을 기관수(機關手), ‘전동차나 열차를 비롯해서 자동차 또는 기계 등을 직업적으로 운전하는 사람’을 운전수(運轉手), ‘화재를 예방하고 불이 났을 때 불을 끄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소방수(消防手)이다. 아울러 ‘목재를 이용하여 집을 짓거나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목수(木手), ‘돌을 다루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석수(石手), ‘건축공사에서 벽이나 천장 또는 바닥 따위에 흙이나 회(灰) 또는 시멘트 따위를 바르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토수(土手)이다.


‘손 수’ 자가 단어의 끝에 붙은 단어의 일부이다. ‘오른쪽 손’을 우수(右手), ‘왼쪽 손’을 좌수(左手). ‘오른손과 왼손의 두 손’을 쌍수(雙手), ‘손을 위로 치켜 듦’을 양수(揚手), ‘손을 위로 들어 올림’을 거수(擧手), ‘오른손과 왼손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 양수(兩手), ‘가냘프고 고운 여자의 손’이 섬섬옥수(纖纖玉手), ‘낯을 씻음’이 세수(洗手)이다. 한편 ‘환영이나 기쁨을 비롯해 찬성의 표시 등으로 손뼉을 마주 두드리거나 침’이 박수(拍手)이다. 또한 ‘바둑에서 자충이 되는 수’ 즉 ‘자기 돌을 자기가 지은 집안에 놓아 스스로 자기의 수를 줄이는 일을 이르는 말’이 자충수(自充手), ‘바둑이나 장기에서 먼저 놓거나 두는 일’ 또는 ‘남이 하기 전에 앞질러 하는 행동’을 선수(先手), ‘바둑이나 장기에서 잘못 두어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나쁜 수’ 혹은 ‘일의 처리 과정에서 잘못 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악수(惡手), ‘바둑이나 장기에서 속임수나 암수가 아닌 정당한 수’를 정수(正手), ‘누구나 생각할 수 없는 절묘한 수’나 ‘바둑이나 장기에서 중요한 고비에 내 놓는 아주 뛰어난 수’ 따위가 묘수(妙手)이다. ‘장기에서 상대편이 장군을 불렀을 때 궁이 꼼짝 못하게 되는 수’가 외통수(-通手)다. 그리고 ‘바둑에서 다른 목적을 위하여 일부러 엉뚱한 곳에 놓은 수’ 또는 ‘승부에서 이기거나 목적을 달성을 위해 쓰는 수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노림수(--手)이다.


‘증권 거래에서 물건을 파는 일과 사는 일을 뒤바꾸어서 손을 흔들거나 값을 뒤죽박죽 불러서 거래를 어지럽히는 일’을 역수(逆手), ‘증권 시장에서 입회 중에 갑자기 엉뚱한 값을 부르며 손을 흔들어 거래를 어지럽히는 일’을 난수(亂手)라고 한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손’이 적수(赤手), ‘아무것도 끼거나 친친 감지 않은 손’이 도수(徒手)이다. 그리고 ‘소렴(小殮)할 때 시체의 손을 씻는 검은 헝겊’을 악수(幄手), ‘인사나 화해를 비롯해 감사 따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두 사람이 각자 한 손을 내밀어 마주잡음’을 악수(握手)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을 처리하는 뛰어난 솜씨’를 이를 때 양수(良手), ‘무엇을 잘 매만질 줄 아는 솜씨’를 선수(善手), ‘남보다 나은 솜씨나 수’를 상수(上手), ‘수준이 낮은 재주나 솜씨’를 하수(下手)라고 한다.


돌이켜 생각하니 지난날 우리말과 글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럼에도 세월이 지날수록 더 자신이 없어졌다. 오늘 살펴본 한자어 ‘손 수(手)’ 자의 쓰임새를 비롯해 다양한 측면에서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채 어물쩍 넘기며 현명하다고 여기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치미를 떼고 외면해왔다. 그렇게 기본을 무시했던 터수에 호기롭게 글을 쓰겠다고 덤벼 들었던 까닭에 입때까지도 우수마발(牛溲馬勃)*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둔한 우수(迂叟)*의 경지에서 제 자리 걸음을 답습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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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에서 고수들의 기품(棋品)을 9단계로 나뉜 위기구품(圍棋九品)은 다음과 같이 별칭(別稱)으로  불리고 있다. 9품(初段)을 수졸(守拙), 8품(2段)을 약우(若愚), 7품(3段)을 투력(鬪力), 6품(4段)을 소교(小巧), 5품(5段)을 용지(用智), 4품(6段)을 통유(通幽), 3품(7段)을 구체(具體), 2품(8段)을 좌조(坐照), 1품(9段)을 입신(入神)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입신은 ‘기술에 숙달되어 영묘한 지경에 이름’으로써 ‘신의 경지에 올랐음’을 뜻한다. 흔히들 ‘정치9단’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은 바둑의 입신의 경지에 빗댄 비유이다.
* 우수마발(牛溲馬勃) : ‘소의 오줌과 말똥’이란 뜻으로, 가치 없는 말이나 글 또는 품질이 나쁜 약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우수(迂叟) : 세상일에 어두운 늙은이. ‘세상일에 어두운 늙은이’라는 뜻으로 노인이 자기를 낮추어 가리키는 말.


2020년 12월 19일 토요일   

댓글목록

신외숙님의 댓글

신외숙 작성일

요새는 수제라는 표현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듯합니다. 특히 음식 만들 때 수제 칼국수, 수제 돈까스, 수제 만두 등등

신외숙님의 댓글

신외숙 작성일

네,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드림출판사님의 댓글

해드림출판사 작성일

말하지면, 손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우리 몸에 중요하지 않을 것이 단 한 가지도 없으니 모두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날씨가 한결 풀렸습니다.
환절기 건강하세요.

임영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