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글 어머니가 그리울 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1건 조회 813회 작성일 21-07-23 12:37본문
나이와는 전혀 안 어울리게 나는 종종 혼자 ‘엄마’를 외친다. 괴롭고 힘든 일이 불현듯 떠올라 검은 구름이 내 영혼을 엄습할 때 나도 모르게 ‘엄마’를 외치는 것이다. 내가 외쳐놓고도 누가 들었을까 봐 깜짝 놀라기도 한다. 혹여 누가 보기라도 하면 맛이 간 사람으로 여길 성싶다. 나는 내 어머니에게 ‘어머니’라고 호칭하지 ‘엄마’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내가 단말마처럼 외치는 ‘엄마’가 내 어머니를 부르는 것인지, 성모님을 부르는 것인지 스스로도 명확치가 않다. 어떤 때는 내 어머니 같고, 어떤 때는 성모님 같기도 하다. 어떻든지 성모님이든 내 어머니든 ‘엄마’는 내게 기도와 같은 존재인 모양이다.
살아계시든, 하늘나라로 가셨든 어머니가 그리울 때는 [어머니의 불]이라는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처절하게 살아온 작가 어머니가 53년 동안 쓸 일기이지만, 일기는 어머니의 존재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세상 모든 이의 어머니는 다르지만, 가족과 자식을 향한 세상 모든 이의 모성은 같다고 본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우리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분은 어머니가 아닐까.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내 대신 어미를 네게 보냈노라. 내게는 등이 없어서 너를 업어줄 어미를 네게 보냈노라. 내게는 손이 없어서 너를 붙들어 주고 어루만져 줄 어머니를 네 곁에 보냈노라. 나는 너를 품어줄 가슴이 없어서 어린 너를 품어줄 어미를 네 곁에 보냈으며, 내게는 젖이 없어서 생명의 젖줄을 너에게 보냈노라.”
외국에는 “하느님은 사람들이 당신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게 하려고 어머니를 창조했다”라는 속담도 있단다.
요즘 부쩍 ‘엄마’를 외친다. 그런데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 고비용의 책을 제본소에서 두 번이나 실수를 하여 멘탈이 붕괴될 직전이다.
‘엄마’조차도 터저나오지 않는….
그저 어머니의 품이 그리울 뿐.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이 세상에 와서 배웠던 모든 말들을 잊어버리고 나서 마지막 남은 유일한 단 하나의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엄마(어머니)"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