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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어머니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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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형 댓글 1건 조회 877회 작성일 21-07-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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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나의 어머니!

  어머니 !                          동진(同塵) 김 재 형

목이 매입니다. 그 이름 어머니.

오직 사랑과 헌신(獻身)으로 일생을 보내시는 어머니  그 고귀한 자기 회생을 어찌 모르리까.

열 달 배 아파 낳은 아들딸 들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항상 기도와 정성이 어머니의 일생이었으리라.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면 남모를 설음과, 고통과, 한과 슬픔을 속으로 삭이시면서 살아왔음을 늦은 나이에 깨닫게 되니 후회는 변명일 뿐이다.

자식 위한 끝없는 자기 회생으로 묵묵히 몸 받쳐 오신 어머니는 성직자(聖職者)와 무엇이 다르다 하랴.

마음이 우울하고 외로울 때 어머니를 생각하면 감미롭고 포근하며 따뜻한 어머니의 품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우리들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면 어머니를 부르고 고개 숙여 몰래 눈물짓곤 함이 몇 번이었던가?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나는 새벽이면 어머니는 몰래 일러나 장독대를 찾으신다.

 어머니는 동향으로 정좌(正坐) 하시어 아들의 성공을 간곡히 기원하시던 내 어머니.....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오늘도 정성 들여 아침상을 차려놓고는 일터로 떠나신다.

찌든 가난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애야 이 어미의 고생을 생각하지 말고 너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 어미의 한(恨)이 풀린다며, 저를 격려(激勵)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이 오늘도 가슴에 큰 메아리로 울려온다.

 

어느 듯 대학을 졸업한 나는 대기업에 입사원서를 제출(提出) 했다. 사장이 면접하는 자리에서 이외의 질문을 던졌다.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씻어드린 적이 있나요?

한 번도 없습니다.

아들은 정직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리거나 다리를 주물러 드린 적은 있나요.

아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네, 제가 초등학교 때 등을 긁어 드리면 어머니께서는 용돈을 주었습니다. 

대답하고 난 아들은 혹시 입사를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사장은 아들의 마음을 읽은 듯 실망(失望) 하지 말고 희망(希望)을 가지라고 위로해 주었다.

정해진 면접(面接) 시간이 끝나고, 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다음과 같이 일러 준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어머님의 몸을 씻어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어머님의 몸을 씻겨드리거나 닦아 드렸으면 합니다.

할 수 있겠어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약속했다.

아들은 꼭 취업(就職) 해야 하는 절박(切迫) 한 형편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업을 계속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좌절(挫折)과 절망(切望)으로 방황(彷徨) 했을 땐 어머니의 사랑과 격려가 다시없는 재기(提起)의 발판이 되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 난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고, 남의 가사 일을 도와 번 돈으로 힘겹게 아들의 학비를 대는 형편이었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명문 대학에 합격했다.

학비가 큰 부담이었으나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땐 어머니는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다. 

아들은 어머니를 어떻게 씻겨 드려야 하나, 어떻게 닦아 드려야 하나 꼼꼼히 생각해보았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발이 가장 피로하고 꺼칠지 않을까 그러니 발을 씻어 드리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이 생각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 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왜 발을 씻겨 준다는 겨냐?

네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씻으마.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다.

아들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발을 씻겨 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어머니, 오늘 입사 면접을 봤는데요, 사장님께서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발을 꼭 씻겨 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었다.

어머니는 두말없이 문턱에 걸터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다. 아들은 조심스럽게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자신의 하얀 발과는 너무나 다르게 느껴졌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죠, 

이제 제가 편히 모실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고생.........

어머니,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회사거든요, 제가 회사에 취직이 되면 더 이상 힘든 일은 하시지 마시고 집에서 편안히 쉬세요,

 

아들의 손에 어머니의 발바닥이 닿았다. 그 순간 숨이 멈춰지는 것 같았다.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여느 사람들의 발바닥과는 너무나 달랐다. 

도저히 사람의 발바닥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발바닥이 나무껍질처럼 굳어 있기에 아무런 감각(感覺)도 없었던 것이다.

아들의 손이 가볍게 떨렸다. 그는 고개를 더 숙였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그동안 어머니의 고귀(高貴) 한 희생(犧牲)으로 오늘의 내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그 뜨거운 사랑과 정성(精誠)에 감격(感激) 하여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새어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다. 하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한 쪽 어깨에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느껴졌다.

아들은 어머니의 발을 끄러 안고, 목을 놓아 한없이 울었다.

 

다음날 회사에서 다시 만난 사장님에게 아들은 다음과 같이 말씀을 드렸다.

사장님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저에게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모성애의 소중함을 세족 (洗足)을 통한 산 교훈(敎訓)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感謝) 드립니다.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져 볼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어머니 한 분밖에 안 계십니다. 

이제 어머니를 정성으로 잘 모실 것입니다.

사장은 미소(微笑)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까이 불러 조용히 어깨를 두드리며

인사부로 가서 입사 수속(手續)을 밟도록 하게.....


이 얼마나 훈훈하고 감동적인 글이요, 몇 번을 읽어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아닌가? 

 우연한 기회에 신문에 실린 귀한 글을 읽고 느낌을 정리하면서 너무나 큰 감동이 마음으로 닦아와 나도 모르게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한동안 지을 수 없었다.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가 하면, 마음의 평안을 안겨주는 '어머니'라는 단어가 아닐까요. 그럼에도 젊은 시절 어머니의 손발을 씻겨 드린적이 전혀 없네요. 그래도 이승을 떠나시기 전 몇 해 동안 손발톱을 깎아 드리거나 몇 차례 씻겨 드렸던게 전부랍니다. 육남매중의 외아들로서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자랐는데......., 글을 대하며 부끄러워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답니다. 고맙게 감상했습니다. 늘 평안하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