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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접두사로서 '도읍 도(都)'자의 특별한 의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판암 댓글 3건 조회 1,900회 작성일 21-08-10 07:25

본문

접두사로서 ‘도읍 도(都)’자의 특별한 의미


한자(漢字)의 ‘도읍 도(都)’자가 접두사로 쓰여 ‘우두머리’라는 뜻을 함축하는 명사(名詞) 얘기이다.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독특한 형태로서 말맛을 제법 찰지 게 하는 용법으로 흥미를 끌었다. 이와 엇비슷한 특별한 쓰임새이다. ‘손 수(手)’자가 “일부의 명사나 명사성(名詞性) 어근(語根)의 뒤에 붙어 ‘그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의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경우가 그런 예가 아닐까. 회자수(劊子手), 궁수(弓手), 조수(助手), 선수(選手), 포수(砲手), 가수(歌手), 소총수(小銃手), 석수(石手), 기수(旗手), 고수(鼓手), 소방수(消防手), 공격수(攻擊手) 따위가 그들이다.


‘도읍 도’자가 접두사로 쓰여 ‘우두머리’라는 의미를 나타낸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이다*. 도편수(都邊手)는 조선시대에 건축공사를 담당하던 기술자의 호칭이며 각 분야의 책임자인 편수의 두취(頭取)를 칭한다. 현재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한옥, 사찰, 궁궐 등의 목조 건축물을 건축하는 기술자를 칭하는 개념으로도 쓰인다. 도유사(都有司)는 향교나 서원을 비롯해 종중(宗中)이나 계(契)에 대한 사무를 맡은 여러 유사(有司) 중에 으뜸인 두인(頭人)을 뜻한다. 도목수(都木手)는 목수의 대괴(大魁)를 말한다. 도사공(都沙工)은 큰 배에서 여러 뱃사공 가운데 괴공(魁公)이다. 도사령(都使令)은 각 관아에서 심부름을 하던 뭇 사령의 수장(首長)을 이른다. 도총섭(都摠攝)은 조선 중기 북한산성(北漢山城)에 딸렸던 승군(僧軍)의 우이(牛耳)이다. 도포수(都砲手) 여럿이 사냥할 때 사냥을 지휘하는 대장(大將)인 두목 포수이다. 이는 자욱포수와 몰이포수를 위시해서 목포수 등을 총지휘한다. 한편 도성(都城)이나 도읍(都邑) 혹은 도부(都府) 등은 서울(capital city)을 지칭한다.


한편 접두사로 ‘도읍 도’자가 사용되어 ‘우두머리’라는 뜻을 내포한 관직 이름이나 개념들이다. 도승지(都承旨)는 승정원(承政院)의 여러 승지(承旨) 가운데 최상인 정삼품(正三品)의 벼슬 이름으로 도령(都令)이라고도 했다. 도원수(都元帥)는 고려와 조선시대 임시로 임명되었던 관직으로 품계는 정2품이다. 일반적으로 도원수는 임시 관직으로 전쟁 시에 부여되며, 군정(軍政) 양쪽을 통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관계로 문관 중에서 최고위 관료가 임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특정 지방 전체를 할당하여 그 지역 병권도 장악했다. 도첨의령(都僉議令)은 고려시대에 둔 도첨의사(都僉議司)의 최고 벼슬이다. 이는 충렬왕 21년(1295)에 중서령(中書令)을 고친 것이다. 도통(都統)은 고려 때 각 도(道)의 군대를 통솔하던 무관(武官)을 말한다. 도두령(都頭領)은 두령 가운데서 우두머리 두령을 뜻한다. 도장원(都壯元)은 과거에서 갑과(甲科)에 첫째로 급제함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하며 장원(壯元)으로 호칭하기도 했다. 도사교(都司敎)는 대종교(大倧敎)에서 덕망이 있는 사람에게 전하여 주는 교직(敎職)이다. 도산지기(都山--)는 산지기 중의 우두머리(head of forest rangers)를 말한다. 도기(都妓)는 조선시대 관아에 속한 기생의 우두머리이다. 이를 행수기생(行首妓生)이라고도 불렀다.

관청이나 관아의 이름에 ‘도읍 도’자가 포함된 몇 가지이다. 도감(都監)은 옛날 국장(國葬) 국혼(國婚) 그 밖의 국사(國事)를 임시로 맡아보던 관청이다. 도당(都堂)은 의정부(議政府)의 옛 이름이다. 도찰원(都察院)은 조선시대 벼슬아치를 규찰(糾察)하기 위하여 둔 의정부(議政府)의 한 관청이다. 도총부(都摠府)는 오위도총부(五衛都摠府)의 준말이다. 도호부(都護府)는 고려와 조선시대 군(郡) 위에 둔 지방 관아이다.


‘우두머리’를 나타낸다는 위엄(威嚴)의 상징을 통해 군림하여 통치하기 쉽도록 유도하기 위해 각종 관직의 벼슬이름이나 주요 제도나 개념의 첫 글자에 ‘도읍 도’자를 붙여 작명했을까. 역사책을 넘겨다보니 그런 경우가 꽤나 많았다. 그 중요한 몇몇 예이다. 도봉색(都捧色)은 각 고을에서 수세(收稅)에 종사하던 아전을 말한다. 도사(都事)는 오부(五部)의 종오품(從五品) 벼슬이다. 도시(都試)는  병조(兵曹)나 훈련원(訓鍊院)의 당상관(堂上官)이나 감사(監司)를 위시하여 병사(兵使)가 매년 봄과 가을에 무재(武才)를 시험하여 뽑던 과시(科試)이다. 도시(道試)는 조선시대 각 도(道)의 감사에게 명하여 실시하던 특수한 과거로서 도과(道科)라고도 했다. 도정(都正)은 조선시대 종친부(宗親府), 돈령부(敦寜), 훈련원(訓鍊院)의 정삼품(正三品) 벼슬이다. 도정(都政) 또는 도목정사(都目政事)는 고려나 조선시대 이조(吏曹)나 병조(兵曹)에서 벼슬아치의 치적을 심사하여 면직하거나 승진시키던 일을 말한다. 도제조(都提調)는 승문원(承文院), 봉상사(奉常司), 훈련도감(訓鍊都監) 등의 여러 관소(官所)에서 각각 딸렸는데, 의정(議政)이나 의정을 지낸 사람에게 시킨 벼슬을 뜻한다. 도척문(都尺文)은 몇 차례로 나눠서 바친 조세(租稅)의 표를 한데 몰아서 발행해 주는 영수증이다. 도총관(都摠管)은 조선시대 오위도총부(五衛都摠府)에서 군무를 총괄하던 정이품 벼슬이다. 이는 세조 12년(1466)에 도진무(都鎭撫)를 고친 것이다. 도헌(都憲) 또는 대사헌(大司憲)은 먼저 고려시대에는 사헌부 제일의 벼슬인데 충렬왕 34년(1308)에 감찰대부(監察大夫)를 고친 것으로, 충선왕 3년(1311)에 품계를 정이품(正二品)에서 정삼품으로 낮췄다. 한편, 조선시대 사헌부는 종이품(從二品) 벼슬이다. 정사(政事)를 논하고 백관(百官)을 감찰하며 기강을 확립하는 따위의 업무를 맡았다.


국어학(國語學)이나 국문학(國文學)에 대해 도통 아는 게 없는 까막눈으로 맹탕이다. 그 때문일 게다. 이따금 시간 여유가 있을 때면 아주 오래된 우리말 사전*을 들춰보는 것을 즐긴다. 그 때마다 우리말의 어원이나 역사를 비롯해 쓰임새의 갈래를 정확히 밝혀봤으면 좋겠다는 주제 넘는 엉뚱한 꿈을 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 쪽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걸어왔던 때문에 공연한 욕심은 결국 언감생심으로 허욕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학문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어 같잖은 부스러기를 발견하곤 진흙 속에서 대단한 보석이라도 캐낸 양 의기양양해 호들갑을 떠는 치기어린 내 모습을 전문가들이 지켜본다면 어떤 일깨움을 넌지시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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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문단의 글에서 나타나는 두취(頭取), 두인(頭人), 대괴(大魁), 괴공(魁公), 수장(首長), 우이(牛耳), 대장(大將) 따위는 ‘우두머리’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단어들이다.
* 신한 새국어사전, 책임감수 양주동, 신한출판사, 1974년 3월 25일, 총 1745페이지


2021년 7월 13일 화요일


댓글목록

김재형님의 댓글

김재형 작성일

"접두사로서 도읍도의 특별한 의미", 관심 있게 정독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도읍도자의 용법, 손수자의 명사나 명사성등의
용법은 국어학 국문학에 대한 식견과 깊이는 까막눈 맹탕이
아니라 상당한 관심과 연구로 우리말에 대한 어원 역사등에
대한 나름대로 일가견을 가지신 선생님 존경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나다.
늘 평강하심을 빕니다.

장은초님의 댓글

장은초 작성일

그러고 보니 도읍 도가 들어가는 말이 꽤 많군요.
도편수, 도원수, 도승지, 도포수  제가 아는 단어 외에도 상당히 많아서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요즘은 금방 잊어먹기를 잘 하지만요.
선생님,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한결 선선해져서 올여름은 말복과 함께 일찌감치 꼬리를 감추는군요.
1차 백신 접종하고 와서 쉬는 중입니다. ㅎㅎ

해드림출판사님의 댓글

해드림출판사 작성일

복사 해서 차분하게 읽어야겠단 마음이 듭니다.
세세하게 쓰신 글로 역사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날씨가 선선해 졌지만 낮에는 아직 덥습니다.
더위와 코로나바이러스에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십시오.

임영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