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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한집/ 이인로 (임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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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해드림출판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5회 작성일 19-11-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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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한집

 

이인로/이상보 옮김


함자진(咸子眞)이 관동에 원으로 나가 있을 때 부인 민 씨가 사납고 질투가 심해서 계집종이 너무 아름다워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니 자진이 “그야 아주 쉬운 일이다”하고 고을 사람의 소와 계집종을 바꾸어 길렀다. 내가 이 이야기를 듣고 희롱삼아 절구 한 수를 지었다.


호수에 꾀꾀리* 날아 어디로 갔는지 돌아오지 않고

강 언덕에 구슬을 잃어 찾으려 하나 어렵구나

원도와 항류*는 이제 어디 있는가?

난간가에 흑목단*뿐이로구나


그러나 길이 막혀 편지를 부칠 수가 없었다. 그 뒤 20여년이 지났다.

자진이 새로 홍도정리로 이사오니 나와 이웃해서 아침저녁으로 내왕했다.

내 시들을 보여달라기에 한 통을 내어 보이니 반쯤 읽어 내려가다가 ‘벗이 부인의 강요로 계집을 소와 바꾸었다’ 는 제목이 있자, 자진이 놀라며

“이게 누굽니까”

하고 묻자 내가 웃으며

“그대가 틀림없소.”

하고 대답했다. 자진은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안의 한때 장난이었을 뿐이죠. 조롱해서 평하지는 말아야 옳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선생의 만고에 떨칠 시명(詩名)을 무엇으로 돕겠습니까?

라 했다. 민 씨가 자진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으나 홀아비로 8년을 보내면서도 조금도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았으니 정말 독실한 군자라 이를 만했다.


*함자진 : 이름은 순(淳)

*꾀꼬리 : 여자를 가리킴

*원도와 항류 : 여자의 이름

*흑목단 : 소의 딴 이름


해드림 이승훈 출판과 문학 발행인 해드림출판사 대표 수필집[가족별곡](2012) [외삼촌의 편지] [국어사전에 있는 예쁜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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